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663]클루지 Kluge ①_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학 도서

by bandiburi 2022. 12. 6.

  • 참신한 용어를 사용한 제목 Kluge


작가는 인간이 심리적으로 언어적으로 불완전한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클루지 kluge라고 봤다. 전 세계에서 일부의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단어로 책의 내용을 압축하고 제목으로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역행자>의 저자가 추천한 책으로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이다.

저자 개리 마커스는 뇌와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고 설명한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10)

우편번호 기억 대신에 우리는 일종의 '맥락 기억 contextual memory'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기 위하여 맥락이나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알려주는) 단서를 사용한다. (39)


  • 인간의 뇌는 진화의 흔적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컴퓨터와 같이 모든 정보에 대해 주소를 가지고 대응하지 않는다. 인류의 조상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했다. 그래서 반사 체계의 뇌가 형성됐다. 그리고 점차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숙고 체계의 뇌로 발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체계를 혼용하며 살고 있다.

비록 컴퓨터와 같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류의 진화 단계에서는 당연한 과정이었다. 논리적이고 신중한 접근만이 가능했다면 인류는 일찌감치 열악한 환경에서 멸종했을 것이다.

'비자의적 기억 involuntary memory'이란 말을 만들어낸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는 이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유명한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회상들은 모두 맛과 냄새가 결합된 딱 하나의 자극을 의식적으로 재인한 뒤에 촉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44)

1913년에 엘리너 포터 Eleanor Porter는 20세기의 영향력 있는 아동소설로 손꼽히는 <폴리아나 Pollyanna>를 썼다. 이것은 무슨 상황에서든 밝은 면만 보는 한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그 뒤 시간이 지나면서 폴리아나라는 이 소녀의 이름은 상이한 두 가지를 함축하는 용어로 흔히 쓰이게 되었다. 긍정적으로는 영원히 변치 않는 낙천가를 뜻하고, 부정적으로는 현실의 합리적인 선을 넘어 지나치게 낙천적인 사람을 뜻한다. (91)


  • 사람은 맥락 중심으로 사고한다.


사람은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방금 들었던 이야기도 그대로 반복하기 힘들 정도로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 환경에 따라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정치인이나 광고주들이 프레이밍을 도구로 활용하는 근거가 된다.

선택과 결정을 설명하는 장에서는 마치 심리학 책인 것처럼 귀에 익은 여러 용어들이 등장한다. 결국은 사람의 선택이나 결정이 일종의 클루지라는 것이다. 최선의 의사결정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을 파헤쳐보면 어설픈 해결책, 클루지라는 의견이다. 인간은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점이 인간적인 것은 아닐까.


특히 종교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까닭은 부분적으로 그것이 진실이기를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종교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이 공정하다는,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런 믿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우주적인 차원에서 목적의식과 소속감을 갖게 한다. (96)

정치인들과 광고주들은 인간이 틀 짜기의 영향에 취약하다는 점을 언제나 이용한다. '사망세'는 '상속세' 보다 훨씬 불길하게 들리며, 범죄율이 3.7퍼센트라고 묘사된 지역은 범죄 없는 비율이 96.3퍼센트라고 묘사된 지역보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받는다. (130)

직관에 대한 세계적 연구자인 네덜란드 심리학자 압 데익스테르후이스 Ap Dijksterhuis에 따르면, 가장 훌륭한 직관은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연마된 철저하게 무의식적인 사고의 결과다.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결정은 (글래드웰이 말하는 '블링크'는) 많은 경우,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구워낸 케이크 위의 장식물일 뿐이다. (149)

완전한 언어를 만들려고 했던 모든 시도 가운데 어느 정도 실제적인 영향력을 획득한 것은 오직 하나다. 그것은 바로 1859년 12월 15일에 태어난 루도비치 라자루스 자멘호프 Ludovic Lazarus Zamenhof라는 사람이 창조한 에스페란토 Esperanto다. (164)


  • 우리의 언어도 클루지의 사례다


언어에 대해서도 클루지적 접근을 보여준다. 언어학자답게 언어의 구성, 발음과 호흡 등 깊이 있게 분석하며 설명한다. 동일한 문장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우리는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그 맥락을 쉽게 포착한다. 하지만 화자나 청자 모두 잘못된 이해를 가질 수 있는 불완전한 면이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당연한 환경 속에서 여러 클루지를 찾아 정리했다. 컴퓨터와 같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가운데서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제안을 한다.

<역행자>의 저자 자수성가 청년 '자청'이 추천해서 유명해진 책이다.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결정으로 성공했다는 사람이 추천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결국은 불완전한 인간의 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역행하며 반대 방향으로 나아갈 때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보지 않은 길을 여행하는 독서시간이었다.

컴퓨터 언어의 단어들은 고정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 언어의 단어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한 세대에게 '나쁜'은 '나쁜'을 뜻하지만, 다음 세대에게 '나쁜'은 '좋은'을 뜻한다. (177)

총칭사와 수량사 사이의 간격은 우리의 추론 능력에서 빠르고 자동적인 체계와 좀 더 형식적이고 신중한 체계 사이의 간격을 반영할지 모른다. 형식적인 수량사들은 숙고 체계에 의존하는 반면에, 총칭사들은 조상 전래의 반사 체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181)



끈이론가들이 복잡한 물리 현상을 소수의 기본 법칙들로 포착할 수 있다고 추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촘스키는 1990년대 초부터 그가 보기에 피상적으로 복잡한 언어 현상을 소수의 법칙들로 포착하려고 시도하였다. (183)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Robert Louis Stevenson의 말을 빌리자면 "문학의 어려움은 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뜻하는 바를 쓰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일부러 애매함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얘기다. 결정하기 어렵다는 강렬한 느낌을 독자에게 남기는 것과 본의 아니게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 어떻게 같은 것이겠는가? (191)

텔레비전 시청이 단기적으로 몇몇 이익을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텔레비전 시청에 소비한 시간은 운동, 취미활동, 아이들 돌보기, 타인들을 돕기, 친구 사귀기 등 뭔가 다른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날려버린 셈이다. (202)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707

 

클루지 Kluge 2부_돈과 행복 그리고 생각하는 교육

2부 포스팅이다. 돈과 행복에 대한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의 대화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20억, 30억 원을 넘나드는 아파트 가격이 보편적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런 집

bandiburi-life.tistory.com


독서습관663_클루지_개리 마커스_2009_웅진씽크빅(221207)


■ 저자: 개리 마커스 Gary Marcus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언어학습센터 소장이다. 심리학, 언어학, 분자생물학을 통합하여, 인간의 마음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 학자이다.

1993년 23세의 나이로 MIT에서 스티븐 핑거Steven Pinker의 지도 아래, 뇌와 인지과학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수여하였다. 지난 1996년 로버트 판츠 상Robert L. Fantz award을 수상하였으며, 2002~2003년에는 스탠퍼드 행동과학 고등연구센터의 특별 회원이었다. 저작으로 <마음의 탄생The Birth of Mind>(2004)을 비롯하여, <대수학적인 마음 The Algebraic Mind>(2003), <노튼 심리학 선집The Norton Psychology Reader>(2005) 등이 있다.

그밖에도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네이처>, <사이언스> 등의 여러 매체에서 뇌과학과 진화심리학, 언어학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대중과 호흡하는 지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으며,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가면 외바퀴 자전거 타기에 심취해 있는 그를 만날 수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