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라이프/영화

영화 더 원더 The Wonder_인간과 종교와 역사에 대한 고민

by bandiburi 2022. 12. 2.

아일랜드 시골집(출처:pxhere)

  • 현실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종교적 접근의 차이


1862년 아일랜드의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먹지 않고 살아간다는 소녀 안나에 대한 관찰 영화 <더 원더> 소감을 포스팅한다.

음식을 먹지 않고 하늘에서 내려주는 만나로 생존한다는 소녀가 있다. 그 지역사회의 유지들은 간호사와 수녀를 고용해서 그녀를 교대로 관찰하게 한다. 간호사는 과학적 방식으로, 수녀는 신앙적인 방법으로 지켜본다. 주인공인 간호사 립은 몇 년 전 크림전쟁에서 간호사로 활동했다.

외떨어진 허름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소녀 안나다. 립은 음식이 특별한 방법으로 안나에게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 경로를 차단하자 급격히 안나의 상태는 악화된다. 과학적 접근방법이 맞았다.

유지들에게 현실을 전하고 안나를 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기뻐하지 않는다. 종교적인 신념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종교적인 기적을 원한 것이다. 간호사 립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안나를 구한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세요)

1862년에 아일랜드 시골에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학이란 먼 나라 이야기다. 그들은 여전히 비과학적 신앙에 의지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The Wonder'란 말 그대로 동일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종교적인 기적이나 경이로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사람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용어로 보인다. 책의 저자나 영화감독의 의도를 그렇게 해석한다.


  • 아일랜드 대기근과 크림 전쟁이 보인다

영화 속 배경은 단조롭다. 사람들이 살지 않는 외딴 건물 하나가 안나의 가족이 사는 집이다. 가난하고 황폐한 곳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의문이 들 정도다. 1845년에서 1849년 사이에 아일랜드에서는 대기근이 왔다. 그리고 10년이 조금 넘은 1862년이 배경이니 어쩌면 여전히 기근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대였을 수도 있다. 간호사 립이 카메라 정면에서 그릇에 담긴 음식을 우적우적 먹는 장면이 몇 번 반복되는 것도 이런 시대적인 배경을 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1853년에서 1856년까지 이어진 러시아와 주변 국가들의 크림전쟁은 더욱 가까이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이곳에서 전쟁으로 죽어가는 군인들을 간호했던 립에게 먹기를 거부하며 살아간다는 안나는 무언가 비밀이 있다고 봤다. 죽음이 늘 가까이 어슬렁거리는 전쟁터였다. 이와 상반되는 평화로운 집에서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가족을 본다. 립은 강직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사회에서 자신의 객관적 관찰에 대해 굽히지 않고 주장한다.

조용하면서도 인간과 종교, 역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영화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