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하층민의 시각으로 인도 사회는 어떻게 보일까?
<화이트 타이거>는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홍사훈의 경제쇼'에서 안유화 교수가 추천한 영화다. 왜 추천했을까 내용이 궁금해 바로 넷플릭스에서 봤다. 주인공 발람은 지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가난한 하층 카스트 출신이다. 어린 시절 글을 읽을 줄도 아는 총명함을 보이지만 카스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핵으로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일을 돕는다. 할머니의 영향력 아래 직업을 가지고 결혼을 해야 하는 굴레다.
아쇽의 운전기사가 되어 하층 카스트의 굴레를 벗어나서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아쇽과 핑키라는 미국 유학파 젊은 부부의 기사로 생활하며 부유한 그들 가족의 모습 속을 들여다본다. 특히 핑키는 인도에서 카스트라는 계급에 의해 사람을 짐승 취급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하지만 변화의 주체로 나서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핑키가 차로 사람을 치었을 때 그 가족은 발람에게 누명을 씌운다. 아쇽과 핑키는 도의적으로 반대하지만 가족의 계획에 순응한다. 발람은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현실을 직시한다. 핑키가 미국으로 떠나고 홀로 남은 아쇽은 스스로의 꿈을 접고 현실에 맞춰 가족의 일원이자 부유한 인도인으로 살아간다. 정치인들에게 탈세한 돈을 후원한다. 발람은 그 과정을 지켜본다. 아쇽 가족의 돈이 불법적으로 모은 돈이고 발람은 스스럼없이 거짓을 통해 돈을 모은다.
결국 아쇽을 살해하고 후원금 가방을 가지고 벵갈루루에 가서 자신의 택시회사를 차린다. 그리고 공평한 기사 대우를 하며 성공적인 사업가의 길을 간다. 성공한 이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형식의 영화다. 발람에게 하층 카스트인들의 삶은 닭장 속에서 자신의 죽음이 언제 올지 모르며 동료가 죽어가야 하는 것을 보는 닭과 같으 삶이다. 어떻게 그 굴레를 벗어날까. 발람은 닭장을 벗어났다.
-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인가?
신분차별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길거리에는 구걸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인도다. 부유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노예처럼 살아가는 하층민이 있다. 상층 계급에 속해도 돈이 없으면 가난한 직업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의 신분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나라다. 민주적인 정치를 말하지만 이면에는 불법적인 돈이 거래되는 나라다. 돈을 주면 안 될 것이 없는 나라다. 그래서 인도는 오십 퍼센트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본다. 상층 계급에 속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 국가다. 닭장 속에서 살아가는 나머지 가난한 하층 계급의 사람들에게는 지옥이다. 발람의 시각으로 인도의 현실을 본다.
- 화이트 타이거란 제목의 의미는?
감독은 왜 제목에 '화이트 타이거'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영화 초반에 교사가 발람에게 '화이트 타이거'에 대해 언급한다. 후반에는 발람이 내면의 갈등 속에서 동물원의 '화이트 타이거'를 바라본다.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종인 '화이트 타이거'는 발람의 변화된 삶을 의미한다고 생각된다. 카스트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형과 가족들이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발람은 현실 속에서 비틀어진 사회의 모습을 보고 분노한다. 계급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화를 낸다. 자신과 아쇽의 삶이 교차하는 가운데 계급을 넘어서고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싹튼다. 살인이라는 커다란 범죄의 대가로 돈가방을 얻는다. 하층 카스트 출신 성공한 사업가라는 인물로 거듭난 발람이 바로 '화이트 타이거'의 사례로 보인다.
- 인도와 중국이 미래의 주역인가?
백인들의 시대가 지나가고 인도와 중국이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감독이 주장하고 싶은 이야기다. 영화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인도를 방문하는 부분이 나온다. 처음에는 원자바오 총리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장면이고, 후반부에는 성공한 사업가로서 원자바오 총리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인도와 중국은 인구 규모는 비슷하지만 사회를 운영하는 시스템은 확연히 다르다. 공산주의가 중심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단결해서 움직이는 중국인 반면에 인도는 여러 개의 주가 모인 연합체로 운영되는 부패가 심한 민주주의 형태로 사회가 운영된다. 더구나 카스트라는 계급에 의해 여전히 사회가 분리되어 있다.
2021년 영화로 추천할 만한 좋은 영화다. 2017년에 4년의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델리와 구르가온 주변의 풍경들이 눈에 선하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이 익숙하다. 그래서 모처럼 즐긴 인도영화 <화이트 타이거>였다.
'라이프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럼버랜드 니모의 꿈과 현실 판타지 여행 (0) | 2022.12.02 |
---|---|
영화 더 원더 The Wonder_인간과 종교와 역사에 대한 고민 (0) | 2022.12.02 |
[영화]돈 돈 돈을 아십니까_경제적 자립을 위한 필수 영화 (0) | 2022.11.28 |
[영화]더 스위머스 The Swimmers 시리아 소녀 난민 수영대표 (0) | 2022.11.27 |
[영화]탐욕으로 인한 지역공동체 해체와 죽음 그리고 진실_결백_2020(221111) (0) | 2022.11.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