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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631]저널리즘의 신_시사IN 손석희 탐사보도 그리고 르몽드까지

by bandiburi 2022. 9. 24.

<저널리즘의 신>은 짧지만 독자들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좋은 책이다.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을 포스팅한다.

첫째, 탐사보도를 주로 하는 국가별 언론사를 상세히 다룬다.

탐사보도라는 용어가 2010년대 나꼼수 이후에 점차 익숙해진 것 같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세월호 사건,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굵직한 일들이 일어나며 시사IN, 뉴스타파, 셜록과 같은 탐사보도 매체들의 역할이 확대되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경영진의 간섭이 없는 주류 언론을 찾기 어렵다. 옳고 그름을 공정하게 비중을 두고 언급하는 언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자본 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잘못을 찾아 보도하는 탐사보도 매체가 중요하다.

이 책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탐사보도 매체들을 소개하며 반복해서 재정적 독립을 강조한다.



둘째, 레거시 미디어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며 수익성 확보가 시급하다.

과거에는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구독하거나 사거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신문과 잡지는 쇠퇴의 운명을 맞았다. 이는 기존 언론들에게는 치명적인 변화였다.

디지털로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독자들은 인터넷에서 기사를 유료로 보기를 주저한다. 특히 대한민국은 네이버나 다움과 같은 포털을 중심으로 파편화된 기사들이 무료로 떠다니고 있어 유료회원을 얻기가 더욱 어렵다. 가짜 뉴스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사 제목이 성행하는 것도 광고수익을 위함이다.

<가디언>이나 <르몽드>처럼 검증되고 공정성을 가진 기사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언론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찾느냐이다.



셋째, 경제적 안정이 탐사보도 매체의 편집권 독립에 필수조건이다.

언론사에는 경영진이 있고 편집부가 있어 기사에 대한 권한을 누가 가지느냐에 따라 제대로 된 언론 여부를 알 수 있다.

초기부터 독립적인 편집 권한을 경영진이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여 편집장의 권한 하에서 독립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가디언> 같은 회사는 기사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독자들도 기사를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돈을 내고 구독한다.

하지만 우리의 주류 언론의 현실은 네이버 뉴스 기사만 보더라도 예상할 수 있다. 부동산 회사도 아닌데 부동산에 대한 기사가 넘친다. 대기업 언론사도 아닌데 회장이나 사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언급한다. 보수 기득권층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찾기 어렵다.

뉴스타파와 같은 독립언론이 중요한 이유다. 권력이나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언론사가 많아져야 한다.



책 한 권이 보지 못했던 각도로 세상을 보게 하고, 보지 못했던 언론사 방문을 도와준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언론은 본질적으로 권력과 늘 갈등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개선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게 언론이니까요. 그러다 보면 국가,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시민사회와 긴장이나 갈등이 생겨나게 마련이죠. (14~15페이지)

홍콩 미디어 대부분은 민간 기업이 소유한 만큼 상업적 논리로 운영됩니다. 문제는 언론사 소유주의 절반이 중국 본토와 정치적으로,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베이징의 압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지요.

어쩌면 중국 정부는 이들 편집진에게 무엇을 다루고, 또 무엇을 다뤄서는 안 되는지 배후에서 명령을 내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른바 샤프 파워(sharp power, 군사력 경제력 같은 하드 파워나 문화적 힘인 소프트 파워와 달리 비밀리에 행사하는 영향력) 측면에서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힘은 서구권 국가들 사이에서 점점 더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40)

<와세다 크로니클>을 설립한 것은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인 감시견(watchdog)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차원에서였습니다. 저희가 내세우는 것은 세 가지로, 희생자 중심주의(victim centered), 언론인 주관선(journalists' subjectivity), 권력에 대항하는 안타고니즘입니다.

우리는 객관적인 입장 또는 공평한 입장을 취하지 않습니다. 권력으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빼앗기고, 죽음을 맞고,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그 희생자의 입장에서 권력의 부당함을 폭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51)

광고에 의존하는 매체에서는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 탐사보도를 하기 힘들어요. 주류 매체에 좋은 기자가 없다는 게 아닙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 조건에서는 언론 가치에 대한 회의를 느낄 수밖에 없어요. (102)

상업적 성공이 독립의 조건입니다. 그래서 요즘 언론이 독립성을 지키기 무척 어려워요. (...) 영국에서 언론의 경제적 환경이 악화되면서 광고주의 입김이 거세졌어요. 디지털 환경도 구독자 수를 줄였고요. <가디언>이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건 아직까지 재정이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184)

좋은 기사가 있고 이를 변형해 디지털에서 다양하게 유통시킨다. 그래야 독자가 지갑을 연다. <르몽드>의 생존 방정식은 이 같은 선순환에 기초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잊는 '퀄리티 저널리즘 우선주의'는, <르몽드>가 살아남기 위해 '독립성'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이다. (209)


독서습관631_저널리즘의 신_손석희 외_2019_시사IN북(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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