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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의 가족 연례행사_옥천군 청산면 고구마 수확에서 판매까지 경험(220909)

by bandiburi 2022. 9. 23.
매년 추석이면 고향에 내려가 고구마를 캐고 판매하는 일이 연례행사가 되었다. 금년에는 제대를 앞둔 큰아들까지 합세해 부모님의 고구마 수확을 지원했다. 날씨는 청명한 가을 날씨로 햇살이 따가웠다.

작년에 고구마를 팔면서 요구는 많은데 부족했던 경험이 있어 20퍼센트 정도 더 심으셨다고 하신다. 500평 정도의 면적에 이미 300평은 부모님께서 수확해 숙성 중이었다.

먼저 나머지 200평을 온 가족이 저녁과 새벽 시간을 이용해 모두 수확했다.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일일이 앉아서 호미로 캐내려니 허리도 아프고 손에도 물집이 잡혔다. 추석 연휴라는 2일간의 고향방문 중에 수확과 포장, 판매까지 여러 일이 이뤄져야 하기에 집중해서 매달릴 수밖에 없다.
수확을 마치고 두 번째로 할 일은 상태가 좋은 고구마를 선별해서 10kg 박스에 담는 일이다. 기계가 아니라 호미로 캐다 보니 호미에 찍혀서 상품성이 없는 고구마가 적지 않다. 그리고 너무 크거나 작은 것도 상품성이 없어 별도로 빼둔다.

적당한 크기에 상태가 양호한 것만을 박스에 담는다. 양이 많다 보니 이것도 여러 명이 함께 했다. 이렇게 선별해서 박스를 채우니 80박스가 만들어졌다.

아쉬운 것은 너무 커서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수량이 100kg 정도가 된다. 그리고 상처가 나고 작아서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고구마가 200kg이 넘는다.

상품성이 없는 것들은 20kg짜리 포대에 별도로 담았다. 그리고 고구마를 심지 않은 마을 어른들에게 드리거나 추석이라고 방문한 일가친척들에게 나눠주었다. 넉넉한 인심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 우리도 2포대를 가져왔다.
세 번째로 할 일은 80박스를 판매다.
작년까지만 해도 고향에 계신 노부모님을 찾아온 사람들이 많이 사갔다.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요양원에 계신 경우에는 고향에 오지 않았다. 고구마를 찾는 이가 줄어든다. 고구마 판매에 영향이 있다.

작년보다 20퍼센트를 많이 심어서 20박스를 더 팔아야 하는데 고객이 감소한 것이다. 보통은 일주일이면 모두 판매하는데 20박스 정도가 남았다. 그래서 네 자녀가 5박스씩 분담해서 팔기로 했다. 인맥이 중요한 법! 아름아름 모두 팔았다.
가격은 수도권의 경우 택배비 포함해서 3만 5천 원, 대전은 3만 원이다. 고향에서는 직접 가져가는 경우 2만 5천 원에 팔았다.

농산물을 화폐로 바꿀 수 있는 길이 시골에서는 중요하다. 아무리 농사를 많이 지어도 판로가 없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시골 부모님이 고구마로 2백만 원 정도의 목돈을 만드실 수 있는 방법이다.
내년에는 고구마 심는 면적을 줄이시겠다고 하신다. 300평 정도만 심으면 가족들이 먹고 나머지는 어렵지 않게 판매할 수 있겠다.

고구마는 다른 작물에 비해 손이 많이 가지 않는 품종이다.  온 가족이 추석 연휴에 함께 할 수 있는 일종의 의식이라고 생각하면 고구마는 건강과 함께 가족의 유대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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