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은 코로나 대유행의 시기에 전 세계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2020년 초부터 2021년 여름까지 우리는 숨 가쁘게 코로나 방역을 외치며 다양한 방법으로 확진자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사람들이 순간을 살고 있었다.
이 책은 각 국가에서 있었던 일을 시계열적으로 종합했다. 어쩌면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들일 수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는 것은 일반인이 하기에는 쉽지 않다. 저자가 의사이자 역사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내용은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내용이고 일부는 책에서 처음 접하는 내용이다.
가볍게 우리가 지나온 코로나 대유행의 시기를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도움이 되겠다. 대한민국이 방역 선진국으로 언급된 부분은 다시 한번 마음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이 모든 위기는 극복되었으나, 이는 소위 ‘작은 정부’와 ‘독립적인’ 중앙은행이라는 원칙을 굳건히 고수하려는 정부의 지출과 중앙은행의 개입에 의해서였다. 그래서 대체 누가 이득을 보았는가? 이익은 사유화된 반면, 손실은 사회화되었다. 이러한 경제위기를 초래한 것은 바로 투기였다. 위기를 안정시키는 데는 역사적 규모의 개입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 엘리트들의 부는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있다. (12)
성장을 관장하는 위대한 신들이 서구의 편이라는 사실이 더는 분명치 않았다. 이것은 개발도상국이 미국식 시장경제 체제를 발전 모델로 삼게 한 합의인 워싱턴 합의의 토대가 된 주요 가정을 뒤흔든 것으로 드러났다. (13)
그러나 위기가 지닌 매력 가운데 하나는 먼 미래에 관한 질문을 제쳐두게 한다는 것이다. 2020년에는 오직 생존만이 중요했다. (26)
만약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한국과 같은 방식으로 도전에 대응했더라면, 코로나 발생 초기에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선택적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했더라면, 어쩌면 2020년의 역사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116)
이와 동시에 “구식” 경제의 상당 부분은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었다. 주로 여성들로 이루어진 저임금 노동자를 대규모로 고용하는 소매업 전반에 파산의 물결이 퍼져나갔다. 쇼핑몰과 백화점은 국가 보안 등급을 책정받지 못했다. 불평등은 단순히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혹은 경영진과 노동자 사이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2020년이라는 특이한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번창하게 되었고 어떤 기업은 그렇지 못했는지, 어떤 기업이 어떤 조건으로 지원을 받아냈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231)
환경사학에서 개념을 차용하는 것이 더없이 적절해 보인다. 2020년 사태를 주도한 것은 생물학적 충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음에도, 인류세 시대에 찾아올,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난관들에 대처하기에는 대부분의 현대 사회가 너무나도 무능하다는 사실을 잔인하게 드러냈다. (434)
“대마불사”는 전체 시스템의 필수 원칙이 되었다. 그 효과는 부채를 연료로 삼은 투기와 성장이 계속해서 가속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437)
그러나 과거의 위기 대응에 관한 성찰은, 현재의 위기 대응에 영향을 미친다. 그 형태가 책이든, 신문 기사든, “민담”이든, 현대사는 집단 학습 과정의 일부다.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일의 핵심이다. (451)
아담 투즈의 책 <셧다운>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부터 2021년 여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의사가 아닌 역사가로서의 그는 이 책에서 의학이 아닌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팬데믹의 세계사를 서술한다. (464)
■ 저자: 애덤 투자 Adam Tooze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이 호출되는 글로벌 위기 분석의 스페셜리스트. 현대 경제사 연구 분야의 손꼽히는 학자로, 최고 권위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발표한 ‘세계의 사상가 100인’에 선정되었다.
1967년 런던에서 태어나 영국과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에서 성장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대학원 연구를 시작하면서 베를린 장벽이 철거되고 냉전이 종식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후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경제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케임브리지대학교와 예일대학교를 거쳐 지금은 컬럼비아대학교의 역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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