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추천으로 2017년 말 드라마 <슬기로운 감방생활>을 넷플릭스를 통해 봤다. 16부작인데 한 편이 90분으로 길었지만 내용이 워낙 재미있어 정주행 했다. 아내에게 '참 재미있게 만들었네, 교도관과 수형자들의 생활을 좀 이해할 수 있었어'라고 하니 그러니 가끔은 드라마를 봐줘야 한다는 드라마 예찬론을 편다.
영화나 드라마가가 책 보다 좋은 점도 있지만 시나리오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설정된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슬기로운 감방생활>을 보며 생각했던 점을 몇 가지로 포스팅한다.
첫째, 주인공 김재혁의 성격설정에 끌림이 있다.
넥센의 유명한 마무리투수였지만 여동생 성폭력범에 대해 정당방위를 하다 중상을 입혀 구속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잘 생기고, 말 잘하고, 상황 파악이 빠른 주인공이 아니라 어딘가 모자란 듯 하지만 정의의 편에 서는 우직한 모습이다. 그래서 드라마 속에서 불리한 상황을 뒤집어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준다. 시청자가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의 즐거움이다.
둘째, 다양한 성격의 교도관들이다.
직업상 다양한 사유로 수감된 수형자들과 생활해야 하는 교도관들이다. 수형자 중에 믿을 놈 없다곤 하지만 개개인의 속사정을 알아주는 팽 부장과 같이 화도 많고 눈물도 많은 교도관이 있다. 또한 나 과장처럼 원리원칙 주의자도 있다. 교도관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는 기회였다.
셋째, 다양한 수감자들의 모습과 생활환경이다.
살인, 마약, 사기 등의 이유로 한 방에 수감된 사람들은 입방 초기에 자신의 권력 서열을 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한 팀처럼 챙겨주는 모습이 드라마다. 실제는 어떤 사람과 함께 있는지에 따라 천당과 지옥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종교활동, 목공활동, 원예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선택할 수 있고, 원하면 자격증도 취득해서 사회생활을 준비할 수도 있다.
드라마는 흥미와 재미가 있어야 하기에 현실과 동떨어진 면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김재혁이 구속되고 퇴소할 때까지의 16부 드라마를 통해 구치소와 교도소 생활에 대해 시청자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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