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토요일에는 고3 수험생인 딸과 함께 부부가 예봉산에 다녀왔습니다.
봄이 무르익었지만 아직까지 자연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집 근처에만 머물렀습니다.
토요일 오전 11시가 넘어서 검단산에 오를 계획으로 167번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주말에 교외로 나가는 차량이 많아 도로 정체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덕소역에서 내려서 급히 예봉산으로 목적지를 바꿨습니다.
덕소에서 예봉산 입구로 가는 99-2번 버스를 20분 정도 기다리며 간식거리를 찾았습니다.
타코야키 14개에 7000원, 찐빵 5개와 김치만두 5개에 8000원으로 간단한 점심을 준비했지요.
12시 47분경에 등산로 입구의 버스정류장을 출발했습니다.
팔당역에서 17시 30분 열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흐리고 기온이 15도 전후로 쌀쌀한 날씨 탓인지 등산객이 거의 없었습니다.
조용한 산의 기운을 즐기기에는 아주 좋았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길옆을 따라 내려오는 아주머니 두 명이 있었습니다.
뭘 채취하고 계신지 물어보니 칡순을 따고 있답니다.
칡순을 먹는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어린 시절 동네 형들을 따라 산속에 들어가서 삽이나 곡괭이로 칡뿌리를 캐서 씹어 먹던 기억은 있습니다.
칡이라고 하면 왕성하게 성장해서 나무를 죽게 만드는 식물로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구글에 조회하니 칡순에 대한 효능, 칡순으로 만드는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세상은 아는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딸과 산을 다녀오는 6시간의 여정은 부모와 딸의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고3은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세상이 정한 규칙에 따르지 않는다고 실패한 인생이 아닙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삶의 엔진에 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세상이 정한 시기와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성숙을 진단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모든 수험생들은 자기만의 성장방식이 있습니다.
수능성적이란 숫자는 얼마나 정해진 룰을 잘 따라했냐, 연습을 얼마나 했냐의 결과입니다.
수많은 청소년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끼를 가지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산을 함께 오르며 웃고 재잘대는 모습속에 밝은 미래를 품고 있습니다.
딸과 그 또래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응원해 줘야 합니다.
그게 부모의 역할이고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요즘 새로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에 대한 집착과 우리가 아닌 나에 대한 생각이 앞선다는 점입니다.
내 가족을 위해 다른 가족이 피해를 보는 것은 개의치 않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부모를 잘 만나고, 병역을 회피하고,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적 부러움을 받는 직위도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부여한 권한을 개인의 이득을 위해 사용한 흔적이 드러납니다.
이들은 모두 사회적 엘리트였습니다.
왜 탐욕에 자신들의 양심을 팔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들에게 누군가는 올바른 삶을 알려줬어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도 주변의 어른들도 유사한 모습을 보였으리라 추측합니다.
유유상종이라 합니다.
탐욕에 자신을 팔아버린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사회적 특권을 당연하듯이 누리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양심에 거리낌 없이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를 바랍니다.
6시간의 등반 과정에서 웃고 사진도 찍으며 많은 추억을 사진 속에 담아왔습니다.
2022년 4월 마지막날 예봉산 등반은 하나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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