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생활 8년 차로 금년에도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린카를 이용해서 고향을 다녀왔다. 무엇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차가 없는 편이 주차나 유지보수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좋다. 보험료 포함한 대여료와 톨비를 합쳐 3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비용으로 4일을 빌렸다. 분기에 1~2회 빌려 쓰고 있다.
고향마을 창고 앞에 있는 대추나무에 대추가 포도송이처럼 탐스럽게 열렸다. 아직은 빨갛게 익지는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흐뭇한 만족감을 준다. 조카가 잠시 대추나무 앞을 지나기에 포즈를 취했다.
시골에는 젊은 인구가 없고 대부분 8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다. 자식 세대는 직업과 자녀들 교육을 이유로 도시에 살고 있어 시골에서 터를 잡고 그곳에서 몇 십년을 살던 분들이 건강상 요양원으로 가시거나 돌아가시면 그 집터는 점점 쇠락해간다.
위의 사진에 있는 배추와 무가 자라는 곳도 과거에는 집터였다. 하지만 2세, 3세들이 더 이상 집터에 대한 애착이 없어지면서 허물어진 거다. 배추와 무가 잘 자라고 있다. 금년에는 날씨가 좋아 농작물이 잘 자라고 있다. 햇빛도 적당하고, 비도 때에 따라서 적절하게 내렸다.
어린 시절에는 밤도 귀해서 친구들과 밤 서리를 하곤 했는데 지금은 길거리에 떨어진 밤이 널려져 있다. 할머니는 아침저녁으로 밤나무 밑에 가서 떨어져 있는 알밤 줍고 계시다고 한다. 모아두신 것을 보니 몇 포대자루다. 돌아오는 차에 한 포대를 싣고 왔다. 시골에서 귀한 것은 농작물이 아니라 사람이 되었다.
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부모님댁에 몇 그루 있는 감나무는 감이 많이 달리지 않았다. 특히 작년까지 맛있게 먹었던 대봉은 감이 없다. 봄에 잎이 나오지 않아 추위로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두 그루 모두 잎이 무성하게 살아났다. 다만 감은 열리지 않았다.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시에 말벌과 나비가 서로 경쟁하듯이 붙어있다. 곤충들도 풍성함을 나누고 있다.
벼도 고개를 숙이고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태풍이 지나지 않아 바람에 넘어진 곳이 없어서 다행이다. 벼가 넘어지면 소출도 작아질 뿐 아니라 콤바인으로 벼베기를 할 때 시간도 많이 걸린다. 올해는 벼농사 대풍을 기대할 수 있겠다.
조용한 고향마을과 파란 하늘을 사랑한다. 가만히 지나가며 느끼는 감상 자체로 재충전이 된다. 그런 고향이 있고, 찾아갈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은 행복이다.
추석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갔다. 오전에 비가 많이 내려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후에는 날씨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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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옆에는 커다란 뽕나무가 있는데 열매가 묘 주변에 떨어져 수북하게 뽕나무가 자랐다. 가만히 두면 제거하기 어려워 함께 일일이 뽑아냈다.
보름달을 보러 가족과 마을을 돌았다. 구름이 약간 있었지만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을 전봇대 옆으로 풀이 자라고 있는데 길가에 비친 그림자가 마치 묵으로 그린 그림처럼 예쁘게 보인다. 그래서 아내와 딸이 함께 그림자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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