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푸른꿈도서관에서 <불편한 편의점> 예약도서는 직접 수령해야 한다는 담당자의 말을 들었다. 토요일 오전 운동 겸해서 걸어가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니 근처에 ‘홍유릉’이라는 녹색지역이 보인다. 남양주에는 여러 조선시대 왕릉이 많은데 이곳은 처음 듣는 곳이다. 도서관이 여는 9시까지는 여유시간이 있어서 홍유릉을 둘러보기로 했다.
아담한 동산처럼 되어 있다. 먼저 입구로 가서 배치도를 보고 옆에 있는 설명을 읽어봤다.
홍릉은 대한제국 1대 황제 고종(1852~1919)과 명성황후 민씨(1851~1895)의 능이고, 유릉은 대한제국 2대 황제 순종(1874~1926)과 첫 번째 황후 순명황후 민씨(1872~1902), 두 번째 황후 순정황후 윤씨(1894~1966)의 능이다.
홍릉과 유릉은 기존의 조선왕릉 형식과 다르게 대한제국 황제릉 형식으로 조성되었다. 황제릉은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명나라 황제의 예를 참고하고, 기존 조선왕릉의 예를 계승하여 조성한 능이다. 기존 조선왕릉과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제향 공간에 있던 정자각 대신 침전을 두었고, 침전 앞부터 홍살문까지 향로를 따라 문석인, 무석인, 기린, 코끼리, 사자, 해태, 낙타, 말 모양의 석물을 배치하였다.
홍릉과 유릉 경내에는 의민황태자영친왕과 의민황태자비의 영원, 황세손 이구의 회인원, 의친왕묘, 덕혜옹주묘, 고종의 후궁과 의친왕의 후실묘 등 대한제국 황실 가족의 묘가 조성되어 있다.
이곳이 단명한 대한제국의 황제와 그 일가족의 무덤이 있는 곳이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는 조선시대 왕릉 40기에 포함되어 있다. 고종과 순종, 덕헤옹주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들의 육신이 자리 잡은 곳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잠시나마 120년 전의 몰락해가는 대한제국의 혼란했던 시기를 상상해봤다. 어쩌면 20세기는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 일제 강점기라는 과도기를 거치며 변하는 시기였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역사를 알아야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에게 역사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모두가 정치와 경제, 부동산과 재테크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가끔은 역사를 되돌아보며 삶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우연히 만난 홍유릉 그리고 홍유릉을 싸고 도는 산책로의 아늑한 느낌은 부산한 삶 속에서 고요와 과거로의 짧은 여행을 선물했다. 아쉽게도 10월 15일까지는 내부 수리로 열지 않는다고 공지되었다. 개인은 입장료가 1000원이고 남양주 시민은 50퍼센트 할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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