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취업이 중요하지만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참 어렵다. 이번 주에 공교롭게 청년 일자리와 관련된 경험을 반복해서 하게 되었다. 그래서 관련된 생각을 정리해본다.
먼저, 청년 일자리에 대해 다룬 피디수첩을 봤다. 2022년 첫 주의 주제가 '청년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였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젊은이들이 부모의 재력 여하에 관계없이 일자리를 얻고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지 못한 부모 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러 정권에서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말뿐이지 허상이다. 고졸도 대졸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경험담, 일의 수준이 낮고 관리되지 않는 임시직 일자리, 급여를 일정 부분 국가에서 보전해 준다는 말을 믿었지만 현실은 중소기업에 노예일 뿐 등 수많은 허상이 있다.
이런 제도를 만들어낸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의 자녀들은 안녕하신가 묻고 싶다. 자신의 자녀를 대한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면 좋겠다. 방송에 나온 청년들의 모습에 절실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하는 일들 중에 컴퓨터나 로봇을 이용할 수 있는 대부분이 대체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의 소프트 파워를 활용 가능한 곳이 어디인지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큰 국가 정책의 하나라고 본다. 구시대적인 SKY 지향의 수능시험이 현실에 부적합하다.
적당한 경쟁은 좋지만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지향하며 경쟁할 멍석을 다양하게 깔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 외에는 각자도생하라는 분위기다. 그래서 인맥과 재력을 가진 부모를 둔 자식을 금수저라며 부러워한다. 물질적인 것은 선진국에 진입했는데 우리의 정신적인 삶은 여전히 후진적인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둘째, 새해를 맞아 지인들에게 전화인사를 드리고 있다. 수원에서 음식점을 하던 사촌 형에게 2년 만에 연락을 했다. 코로나 직전에 음식점을 그만 두고 이런저런 도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세 남매를 뒀는데 첫째는 지방에서 일하고 있고, 둘째는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막내는 특전사에서 직업군인으로 전남 담양에서 근무하고 있단다.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둘째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는데 정규직으로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고 한다.
가까스로 일자리를 얻기도하지만 일부 자녀는 캥거루족으로 남아 있는 것이 보통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어서 자녀들을 자립시킨 뒤에 자신들의 인생 후반전을 살아야 한다.
두 부부가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의 일자리는 더욱 어렵다. 앞으로 급증하는 노인인구를 고려했을 때 국가의 장기적인 복지문제는 미리 공략해야할 중요한 이슈다.
셋째, 일 년 전에 은행을 정년퇴직하신 막내 외삼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즘은 계약직으로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정한 근무시간이 없는 프리랜서와 같은 생활이라고 한다. 그래도 조금 더 일할 수 있어서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고 하신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음에는 무엇을 할지 고민된다는 말씀도 하신다.
사촌동생들의 근황도 물었다. 큰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했고 결혼할 사람도 있고, 전세를 끼고 아파트도 사두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다. 하지만 둘째는 대학에서 토목공학과 기계공학을 복수 전공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운동을 좋아해서 테니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공을 살리지 못해 안타깝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오히려 더 크게 잘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노년에 대한 준비를 나름대로 하셨지만 자식들의 취업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신다. 성인으로 잘 키웠으면 만족하시고 그들의 몫으로 두시라고 했다. 과거와 다른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일자리를 만들거나 만들어진 일자리에 들어가는 것을 오롯이 그들의 판단이다.
다만 학교에서 정부에서 미리미리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인적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 명백한데 대학 졸업장이라는 스펙을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공과 그에 적합한 교수진을 두고 학생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반대로 학생과 부모는 시대의 변화를 읽고 능동적으로 찾아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 세대는 구시대의 유물을 고집하고 있어 변화에 느리다. 그래도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영향력이 가장 큰 부모가 조언을 해주어야 한다. 그만큼 부모가 깨어있어야 한다. 선진 국민의 일원으로서 자녀들이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균형 있는 삶을 살 수 있느냐는 부모와의 관계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마침표는 국가에서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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