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는 사회적으로 최약자의 위치에 있는 두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이 눈앞에 닥친 정서적, 경제적 어려움에 함께 의지하며 버티는 내용이다. 색으로 본다면 어두운 회색의 느낌이다.
보호종료아동인 아영은 아동학을 배우며 자립을 준비한다. 세탁기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집에서 친구들과 지낸다. 영화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 세탁기는 두 여주인공의 인생의 상징물 같다. 잘 다독이거나 발로 차며 엄포를 놓으면 어쩌다 작동하는 세탁기다.
아영은 자신이 배운 아이 양육에 대한 지식으로 돈을 벌고 싶어 친구 소개로 워킹맘인 영채의 아이 혁이를 돌본다. 워킹맘이라지만 영채는 일찍 남편을 사별하고 아이를 직접 키우려 한다. 하지만 불안정한 술집 접대를 하며 양육하는 것은 어렵다.
초보 엄마로서 혁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데 익숙하지 않다. 젖이 나오는 몸으로 술집으로 향하지만 나이가 있어 돈벌이가 쉽지 않다.
우리에게 결혼과 양육은 한 사람의 일생에서 당연히 경험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간주한다. 하지만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는 사치다.
집에서 아이의 양육에 전담할 수 있는 삶은 최소한의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채에게는 아영에게 줄 오 만원도 일을 해야 벌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일반화의 위험을 보게 된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그래서 국민은 선진국 시민답게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아간다. 평균이 그렇다.
하지만 부의 분포에서 반대쪽 끝에 위치한 사람들의 삶은 처절하다. 개인의 실수나 실패는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으로 이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국가나 사회가 모든 국민이 어떤 환경에서도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누구나 한 순간 그런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이런 공감대가 확대되고 제도화되면 아영이와 영채는 더욱 활짝 웃으며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며 준비할 수 있다.
아영을 통해 삶을 다시 보게 된 영채는 네일아트를 배우며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 2021년 코로나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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