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548]원더풀 아메리카_1920년대 미국 역사의 비공식 기록

by bandiburi 2022. 3. 25.

이 책은 1931년에 쓰였다. 'Only Yesterday'라는 원제에서 알 수 있듯, 책을 쓰고 있던 날까지 포함해서 '바로 어제'의 일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니 알렌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거란 사실을 모르고 불과 2년 뒤에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가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는 사실도, 그가 펼치게 될 '뉴딜'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자면 알렌의 판단력에 더더욱 경의를 표하게 된다. 바로 어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그의 평가가 대체로 오늘날까지 유효할 뿐 아니라, 그 어느 현대인보다도 더 뛰어난 시대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6~7)
<원더풀 아메리카>의 원제는 <Only Yesterday>다. 1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1919년부터 대공황 시기인 1931년까지 미국에서 있었던 변화를 기록해 'Only Yesterday'란 원제목을 잘 정했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스포츠 등에서 있었던 변화를 관련 사진과 함께 기술하고 있다. 
당시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대공황과 세계대전 정도의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은 약 12년 동안 아메리카 대륙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문기사를 압축해 놓은 것처럼 정보를 제공한다. 


그 사이에 많은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 28대 토머스 우드로 윌슨 대통령부터 29대 하딩 대통령, 30대 쿨리지 대통령, 31대 후버 대통령까지다. 우리에게 크게 알려진 사람은 없다. 


책에서는 워낙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중에 인상 깊었던 세 가지를 정리해 본다. 

 

첫째,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자에 대한 적색공포로 인한 히스테리적 애국주의가 출현했다. 

이로 인해 1919년 12월에는 공산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들에 대한 검거전이 벌어지고 심지어 바로 배로 실어서 러시아로 추방했다.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직후에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확산되고 노동자 파업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태도가 변경된 것이다. 
적색공포 (출처: PICRYL)


평화주의자이면서 실천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스콧 니어링도 영향을 받았다.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통해 그의 삶을 보고 닮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가 처했던 1920년 전후의 미국 정치환경을 이해하며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된다. 




둘째, 금주법의 시행과 알 카포네의 등장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미국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주류에 대한 제조, 유통,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1920년부터 시행되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보수적인 기독교 문화와 여러 이민자들의 유입에 따른 술로 인한 거주환경의 악화가 금주법으로 이어졌다.
알 카포네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양한 사람들의 기호를 법으로 금지한다는 것 자체가 위헌의 요소가 있다. 이 법으로 사람들은 음성적으로 술을 제조하고 유통했다. 이 과정에서 알 카포네와 같은 범죄조직들이 등장했다. '알 카포네'란 인물은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갱으로 불법 주류 유통망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이다. 이름만 알고 있던 알 카포네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1920년대에 미국에 불었던 부동산 광풍과 주식시장 과열이다. 

당시 플로리다에 부동산 투자로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투자 열풍은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한민국에서 불고 있는 부동산 투자 광풍을 떠올리게 한다.

2022년 3월 현재까지도 급격히 오른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언제쯤 플로리다에 불어온 태풍과 같이 거품이 터져 합리적인 가격대로 내려올 것인가.
1920년대 미국 주식시장 (출처: Finance Strategists)


그리고 1920년대 기업의 주가 상승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는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며 쳐다봤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사람들은 신용대출을 통해서라도 부의 대열에 합류하고자 했다.

결국 파산하는 회사가 등장하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주식시장 역시 2020년 이후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투자 광풍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과거의 현상이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다

독서습관548_원더풀 아메리카_F.L. 알렌_2006_앨피(220325)

(출처: 위키피디아)

■ 저자: 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Frederich Lewis Allen(1890~1954)

20세기 미국의 문화 사회 사학자 겸 편집자로, <Only Yesterday>(1931), <Since Yesterday>(1940), <The Big Change>(1952) 등의 저서에서 보여준 특유의 통찰력과 글솜씨로 이름이 높다. 하버드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1914년 잡지계에 입문, <Atlantic Monthly>(1914~16), <The Century>(1916~17), <Harper's Magazine>(1923~1953) 등에서 편집자로 활약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