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개봉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봤다. 루이 16세와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인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루이 16세와 결혼한 1770년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과 이어진 왕궁 습격사건으로 베르사유 궁전에서 쫓겨날 때까지 그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프로이센을 경계하려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와 영국을 견제하려는 프랑스 부르봉 왕가간의 정략결혼으로 부르봉 왕가의 루이 16세와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결혼이 결정된다.
영화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왕가의 분위기 차이를 잘 보여준다.
앙투아네트가 결혼을 위해 오스트리아를 떠나 프랑스와의 국경까지 가서 그곳에서 프랑스식으로 의복을 바꾸고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한다. 오스트리아가 실용적이라면 프랑스는 화려함이다.
앙투아네트는 부르봉 왕가의 화려함과 생활습관에 점차 익숙해진다. 영화는 베르사유 궁전의 화려함과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고용된 수많은 사람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속 어디에도 1770년대 일반 서민들의 삶은 등장하지 않는다. 앙투아네트의 입장에서 왕족의 삶만이 보인다.
7년 동안 루이16세와 앙투아네트 사이에 아이가 없어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초조해진다. 엄마가 서신을 통해 그리고 오빠가 직접 방문해서 재촉한다. 영화에서는 루이 16세가 앙투아네트와 관계를 갖기를 주저하며 임신이 늦어졌다고 표현된다.
루이16세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영화에서 표현되는 것은 어딘지 인간관계에 어색해하고 사냥을 좋아하고 자물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왕이다. 영국과 미국의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기로 결정할 때도 자신의 소신보다는 신하들의 설명에 동조해서 의견을 말한다. 결국은 재정이 고갈된 상태에서 미국의 독립전쟁을 지원한 것이 화근이 되어 민초들의 혁명까지 이어지게 된다.
앙투아네트는 단조로운 궁전 생활에서 권태감을 느낀다. 사치스러운 활동에 빠진다. 루이16세가 지어준 궁에서 자녀들과 보내기도 한다. 일반 국민들의 삶과 단절된 왕과 귀족들의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영화다.
오늘날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의 현실을 모른다는 것을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전의 부르봉 왕가의 모습은 일반 국민들의 삶과 단절된 채 화려함이 영원할 것처럼 즐기고 있었다.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잠시 프랑스혁명 직전으로 역사여행을 다녀왔다.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로 각색한 것이라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봐야겠지만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이 부족했기에 포스팅하며 영화를 반추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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