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주말을 보내고 포항으로 내려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봤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반도체 넥스트 시나리오>에서 홀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언급한 영화입니다. 홀로그램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정도로 알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좀 더 실제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궁금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어서 어두운 야간버스에서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2시간이 넘지만 대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관객에서 인류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며 과학의 발전과 그 결과에 대해 생각하도록 합니다.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폐허가 된 도시, 건물과 탈 것만이 보이는 장면, 홀로그램으로 현실처럼 보이는 풍경이 나옵니다. 특히 레플리컨트라고 부르는 인조인간이 주인공입니다. 인간을 꼭 닮은 레플리컨트 K가 '블레이드 러너'로 경찰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K가 자신의 연인처럼 함께 하는 것이 홀로그램으로 작동하는 여인입니다. 비록 프로그램과 빛에 의한 피조물이지만 K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보이고 눈물도 흘립니다. 업그레이드된 상품은 빗속에서 빗물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홀로그램 기술이 발전한다면 이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요 영화에서처럼 성인들을 위한 상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는 레플리컨트로 자기를 인식하고 영혼이 없고 프로그램과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을 본따서 만들었기에 사고와 판단이 가능합니다. 유년시절로 자기에게 프로그램된 기억과 임신해서 자식을 낳은 레플리컨트에 대한 흔적을 지우는 과정에서 마주친 목각인형으로 인해 K는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납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납니다. 결국 레플리컨트지만 누군가를 위한 목숨까지 거는 행동을 통해 자신을 발견한 것처럼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를 모두 보고나서 감독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는 과학에 대한 지나친 낙관에 대한 경계와 둘째, 인간의 정체성, 고유성이란 것이 외모가 아니라 영혼에 달려있다 정도가 아닐까요. 어쨌든 당초에 궁금했던 홀로그램 기술의 진화가 어디로 갈지 하나의 예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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