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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파블로 네루다를 통해 시를 알게 된 청년 마리오_일 포스티노(우편배달부)_1994_마이클 래드포드 감독(211208)

by bandiburi 2021. 12. 9.

(출처:구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인물을 만나서 인식의 폭을 확장하는 기회를 가졌다. <일 포스티노>란 1994년에 나온 이탈리아 영화다. 칠레의 민중 시인이자 사회주의 정치가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가 공산주의자라서 칠레의 수배령을 피해 이탈리아로 망명한다.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네루다를 위해 섬에서 살던 가난한 청년 마리오가 개인 우편배달부로 고용된다.

 

TV에서 보던 네루다가 섬에 도착하면서 가난하고 문맹률도 높은 섬사람들에게 그는 대단한 인물이 된다. 마리오를 고용한 우체국장은 공산주의자로 네루다를 존경하고 인물이다. 마리오가 네루다에게 우편배달을 할 때마다 그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영화에서 마리오는 가난한 옷차림에 말하는 것도 어눌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1950년대 이탈리아의 섬나라 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리오는 네루다를 위한 개인 우편 배달부가 되어 수시로 자전거를 끌고 네루다의 집을 방문한다.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시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는다. 메타포(은유)에 대한 설명을 하고 마리오는 이를 흡수해서 응용한다. 조금씩 글에 대해 관심이 가고 칠레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찾아보게 된다. 네루다의 시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으며 점차 마리오의 내면에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싹튼다.

 

베아트리체 루소를 처음 본 순간 반해버린 마리오는 네루다의 도움을 청한다. 네루다는 그녀가 일하는 식당에 가서 자신이 직접 마리오를 위해 사인을 해주며 친분을 보여준다. 숙모의 반대에도 베아트리체의 마음에 시를 사랑하는 마리오의 마음이 전달되어 서로 만나게 된다. 결국 네루다와 동네 사람들이 함께 축하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당시 부패한 이탈리아 정치인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자신을 찍어 달라며 바다에선 배로, 지상에선 차로 다니며 홍보를 한다. 심지어 베아트리체의 가계에 와서 섬의 숙원사업인 수도를 놓기 위한 인부들이 2년 동안 그 가게에서 식사를 할 것이라고 해서 희망을 부풀게 한다.

늘 그랬듯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그 정치인은 수도사업은 안중에 없고 철수한다. 이전에도 수도사업은 늘 한다고 하고 그만두는 정치인의 선전용이었다.

부패한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우롱한다. 민중이 배우고 그들의 속셈을 훤하게 꿰뚫어 보고 있다면 함부로 우롱하지 못한다. 섬사람들의 가난과 무지를 이용하는 정치다. 민중이 교육받고 부유하게 되도록 이끄는 것이 선진 정치인데 1950년대 이탈리아 못지않게 부패했던 한국의 정치를 되돌아본다.

 

네루다는 결국 칠레에서 수배령이 기각되며 되돌아가고 마리오만 남는다. 마리오는 네루다를 통해 시를 알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알게 되며, 공산주의자로서 성장한다. 자신만의 시를 쓰지는 못했지만 네루다가 남긴 녹음장치를 활용해 자신이 살고 있는 섬의 아름다움을 녹음한다. 파도, 바람, 그물소리, 교회 종소리 그리고 뱃속의 아이의 심장소리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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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에 네루다가 다시 섬을 찾았을 때 베아트리체 루소가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남편인 마리오가 죽었다고 알린다. 마리오는 사회주의자 집회에 나갔다가 진압되는 과정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이 부분이 아쉬웠다. 마리오가 변화되어 멋진 시인이나 연설가가 되었다는 내용을 기대했는데 시에 대한 생각은 성장했지만 그의 어눌한 말투는 변하지 않았다.

 

네루다가 말한 부분이 명대사라고 생각된다. "시를 해석하면 진부해진다.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대학입학 시험을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전시와 현대시를 해석하고 정답을 찾느라 고생했는가. 파블로 네루다의 한마디가 국어에서 시를 해석하려는 과거의 노력이 쓸모없는 행위였음을 설명하고 있다. 차라리 그 시를 이해하기 위해 관련된 체험을 했다면 두고두고 학생들의 기억에 남았을지도 모른다.

 

이탈리아의 섬에서 네루다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도 가져본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중년의 가장으로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시계추와 같이 반복된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정해진 규칙이 없이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책을 읽거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삶은 꿈과 같다.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그런 삶을 느낀다면 자체가 행복일 거다.

 

<일 포스티노>는 우편배달부라는 의미라고 하니 영화 내용에 딱 맞는 제목이다. 이 영화가 파블로 네루다란 인물로 나를 인도했다. 다음에는 파블로 네루다의 작품의 세계로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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