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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영화

[드라마] 넷플릭스 <지옥>에 대한 아쉬움 세 가지(211127)

by bandiburi 2021. 11. 28.

큰아들의 넷플릭스 계정을 이용해서 <오징어 게임> 이후 인기가 있다는 <지옥>을 봤다. 일주일 전에 1, 2편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 도중에 포기했다. 그런데 주중에 회사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지옥>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다. 한 직원은 6편까지 모두 봤는데 4편부터가 더욱 재밌다며 보라고 설득한다. 또 다른 직원은 나와 같이 초반에 재미가 없어 포기했다고 한다. 

 

결국 주말에 나머지 <지옥> 편을 봤다. 4편부터는 새로운 교주가 등장하며 계시를 통해 자신들의 교세를 확장하고 화살촉을 이용하는 것이 등장한다. 하지만 전반부에서 받았던 부정적인 인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옥>을 보며 느낀 소감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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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현실감이 부족하다. 웹툰을 보는 것은 나름 독자의 상상력을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구현된 장면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기에 수동적인 입장에서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이 기대된다. <지옥>은 그런 면에서 아쉽다. 세 괴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등장과 퇴장은 극적이다. 지옥으로 보내기 위한 인간의 힘의 범위를 벗어난 절대적인 파워를 가진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이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시연이 된다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면서 오점이다. 절대자가 피조물인 인간에 의해 이용되고 사이비 종교단체의 세력 확장에 활용된다. 

 

둘째, 공간의 배치도 아쉽다. 지옥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시연을 하는데 경찰이 배치되고 시민들이 구경을 하고, 가면을 쓴 사람들이 코앞에서 구경을 한다. 웹툰을 보지 않아 충분한 이해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사람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방송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자신에게도 언제 계시가 올지 모르는 두려운 상황에서 그런 끔찍한 것을 보고 싶어 할까? 경찰이 총을 들고 배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맞은편에 사람들이 구경하며 있을 수 있나 등이 아쉬웠다. 기왕이면 실제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두려움이나 공포가 호기심보다 더 크게 드러났다면 좋았겠다. 

 

 

셋째, 계시를 받고도 살아남은 아기는 뭘 의미하나. 1편부터 6편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마지막에 갑자기 아기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젊은 부부의 애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승화되어 아기의 죽음을 대신한다. 아기를 지옥으로 보내려는 존재에 대항해서 엄마는 뛰어든다. 아빠도 뛰어든다. 아기를 감싸고 절대적 존재에 대항한다. 절대자들은 두 부부의 사랑을 이해한듯 계시받지 않은 두 부부의 죽음을 대신 거두고 아기는 살려둔다. 이야기의 전개가 갑자기 바뀐다. 무엇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창작의 과정이다. 웹툰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은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오징어 게임>은 단계가 정해져 있고 다음 게임은 어떤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흥미롭게 봤다. 게임 자체에 집중을 요하고 탈락자에 관심을 가지고 봤기에 현실성은 논외였다. 하지만 <지옥>은 배경이 우리가 살고 있는 미래의 이곳이기에 현실적인가에 집중하게 됐다. 

 

만들지 않고 즐기는 자의 입장에서 느낀 바를 정리했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 이하 여러 관련자들께 감사드리며 한국의 많은 관련 종사자들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을 높여가길 바란다.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은 한글이란 언어의 제약으로 막혀 있던 한국 창작물의 글로벌 진출을 용이하게 한다.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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