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젊은 인구가 감소하고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이에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정부에서 많은 정책을 고민해서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출생아수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10년 뒤의 인구는 이미 정해져 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1000만 명이 되어 전체 인구의 20퍼센트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인구 5명당 1명이 노인이다.
평소에 관심이 있다보니 '저출산'이나 '인구 고령화'와 관련된 도서를 유심히 보고 있다. 이 책 <우리 손주 큰일 났네>는 제목부터 진정성이 느껴져서 빌려 읽게 되었다. 표지 사진도 손녀 사진이라고 한다. 전반부를 읽었을 때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라는 고민이 생겼다. 왜냐하면 했던 말과 유사한 도표가 반복되고 있고,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보수적인 어르신들의 의견처럼 보여 공론화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직면할 것 같기 때문이다.
책을 스킵하며 봤을 때 도표도 인용되어 있어 글자는 많지 않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우리 사회의 원로로서 진정한 걱정은 느껴지지만 주장하는 바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보여주지 않아 독자의 시간이 낭비된다는 생각이 컸다. 특히 아마존을 다녀와서 쓴 글로 보이는데 Liberty와 Freedom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독자에게 그 역할을 넘긴 것은 아내와 함께 보면서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제약회사에서 영업 마케팅 분야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사회의 원로로써 나라를 위해 진심어린 걱정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도서로서 독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짜임새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반란>을 읽었는데 상당히 대비된다. 물론 투자한 시간은 몇 배 차이가 있지만 책의 스토리를 먼저 생각하고 각각의 스토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고 논거들을 나열해 주면 독자로서 훨씬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겠다. 결론은 책을 너무 쉽게 만들었다는 생각이며 다른 분에게는 추천하지 않겠다.
정부가 주도하여 "만혼에서 조혼으로 판을 바꾸자"는 출산 장려정책 슬로건을 만들자.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자"는 정신으로 무장하자.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론을 현실화하는 데에는 정부와 민간 기업, 각종 사회단체들, 노인회, 여성단체, 재향군인회, 종교단체 등 수많은 사회의 리더 그룹들과 함께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 (40~41페이지)
저자의 의지는 알겠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만혼에서 조혼으로'라는 말에는 사회적은 시스템이 전제되야 한다. 왜 결혼 연령이 늦춰지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 주변의 젊은 조카나 후배들을 보면 그들의 삶에서 고민과 고단함이 느껴진다. 성장하는 산업사회가 아니고 노동소득보다도 자본소득으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의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부모 잘 만나서 경제적인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소수의 젊은이들이야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는 취업을 걱정해야 하고 거주할 집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조혼을 논하겠는가. 어불성설이다. 젊은이들에게 안정된 주거와 취업이 보장된다면 결혼과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부담이 완화될 것이다. 그런 전제조건을 만들어 준 후에 조혼을 얘기하는 것이 여론의 뭇매를 피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는 실적으로 말한다. 밤잠을 안 자고 열심히 일해도 실적이 없다면 성적은 빵점이다. 그러나 놀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적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우리는 프로라고 한다. 나이 70이 넘어서 나의 삶을 뒤돌아보니 다행히 나는 실적을 냈다. 그래서 오늘의 내가 있다. (67)
이처럼 결국 인구가 감소한 나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니 "저출산 문제는 총체적인 경제문제이고 저출산과 고령화를 완화하려면 근본적으로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는" 국민운동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122)
저자는 계속 총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 저자 나름의 주장을 하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일반적인 정보가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통해 내놓을 수 있는 견해가 필요했다.
모든 것에 균형이 잡혀야 한다. 너도 나도 모두 박사가 되겠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하나에 정통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때 그것은 곧 나의 경쟁력이고, 국가 경쟁력이 된다. 기후가 너무 좋아도, 그리고 먹고 살기에 불편이 없는 자원 부국들보다도, 오히려 우리처럼 사계절이 있고 추운 겨울이 있어 추위와 겨울 동안 먹고살 것들을 준비하는 삶이 오히려 활력소가 되는 자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168)
■ 저자: 고양명
ROTC 8기로 임관하여 제대 후, 1973년 7월 한독약품에 입사하여 40여 년간 회사의 성장 과정과 함께하였다. 주로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한독약품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인 룻셀코리아 영업마케팅 이사, 아벤티스파마, 사노피아벤티스 부사장을 거쳐 2005년 (주)한독약품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어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였다. (주)한독약품에서 사장 퇴임 후 JW중외제약 영업마케팅 상임고문으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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