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상황으로 폭락한 주식시장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산업화 시대의 대량 고용이 사라진 취업시장을 경험하고 있는 2030 세대에게 투자는 필수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20년 3월부터 국내 및 미국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주변 정보를 참고해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조언하고 있는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분석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그래서 분석을 통한 접근이 아닌 안정성이 검증된 큰 기업이나 ETF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책 <회계속임수Financial Shenanigans>는 회계에 대한 포렌식 접근법을 취해 회계조작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인센티브를 취하려는 경영자들의 사례를 분석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조언하고 있다. '회계'라는 용어 자체가 접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실적 부풀리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회계의 기본인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에 대한 윤곽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기업들의 실적보고서를 어떤 식으로 봐야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회계를 배운다라고 하면 지루할 수 있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 경영자가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을 이해하고 올바른 투자를 위해 손익계산서를 읽고, 현금흐름표 변화를 보고, 재무제표 현황을 보며 즐겁게 접근할 수 있다. 책에서 배운 속임수 사례를 기본으로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 한 곳에 대한 실적을 분석해 보면 실력이 늘 것이다. 특히 뭔가를 숨기고자 하는 경영자는 잘 보이지 않는 주석으로 남기려 한다는 점에서 주석까지도 관심 있게 봐야겠다.
책의 앞부분을 아내와 함께 읽으면서 사례를 토론해 봤다. 아내도 투자라는 것에 관심이 있어 하는데 기업분석 없이 카더라 정보로 주식을 구입하려 하기에 주식의 기본은 이해하고 해 보면 좋겠다고 조언해 줬다. 이 책을 토론하면서 부부가 기업분석이란 것이 왜 필요한지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다.
책의 사례 하나하나가 모두 주옥같은 내용이지만 인상 깊었거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인용한다.
이 서한에서는 중병에 걸린 환자가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직후 주치의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고 있다. 환자는 상태가 나쁘다는 진단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사에게 엑스레이 사진을 좀 좋게 고쳐주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 버핏은 이 이야기를 통해 재무제표를 고치는 수법으로 부실한 재정상태를 감추려 하는 기업에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35페이지)
사외이사를 평가할 때 투자자는 그 이사의 경향성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다시 말해 이들이 경영진의 이익을 중시하는지 아니면 투자자의 이익을 더 중시하는지 평가해야 된다. 투자자는 기업의 보수 체계를 통해 임원의 지갑을 부당하게 부풀리기 쉬운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49)
제품을 유통업체에 선적할 때 매출액을 계상할 것인지(sell-in접근법) 아니면 유통업체가 실제 사용자에게 제품을 인도할 시점에 매출액을 계상할 것인지(sell-through 접근법)를 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두 접근법 모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78)
양 당사자가 보험계약이라 표현했다고 해서 재무제표상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계상되는 것은 아니다. 회계처리상 보험으로 인정되려면 피보험자 쪽에서 보험사 쪽으로 위험이 이전돼야 한다. GAAP는 이처럼 위험이전이 없는 계약은 보험이 아닌 금융거래로 간주한다. 따라서 보험료는 은행 예금의 성격을 띠며 보험금은 원금상환으로 취급된다.(93)
이러한 부채 충당금(특히 일반 충당금)은 대부분 '기타 유동부채' 혹은 '미지급비용'이라고도 하는 이른바 '연서(soft)' 부채계정 범주에 속하게 된다. 투자자는 이러한 연성 부채 계정을 꼼꼼히 살펴서 수익과 비교해 급격히 감소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연성 부채는 주석사항으로 공시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주석사항을 흘려 넘기지 말고 개별 충당금에 관한 부분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172)
물론 상장기업도 세금을 줄이는 것에 관심은 있다. 그러나 절세보다는 투자자에게 실적의 기복 없이 예측 가능한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데 더 관심이 많다.(177)
실제로 각 활동 항목별 현금 유출입 항목의 위치와 관련한 회계규정이 상당히 모호하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한 각 기업의 경영진은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차 말하는데 회계처리에서 재량권이 많다는 것은 속임수가 개입될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221)
분기마다 공시사항의 변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각 재무재표의 주요 표시사항의 변화 부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문서작성 소프트웨어에는 대개 '단어 비교'라든가 '밑줄 긋기'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면 자료를 꼼꼼히 대조해보는 일이 생각보다 그리 번거롭지 않다. (241)
현금흐름을 계산할 때 운전자본의 변동사항을 고려하지 않으면 기업의 '현금 창출력'이 실제보다 부풀려질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량 채권, 자산감손, 제품 보증 비용 등과 관련한 비용 발생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수익성' 부분이 왜곡될 수 있다. 정확히 말해 EBITDA나 '현금 이익' 같은 지표는 절대로 좋은 성과 지표가 아니다.(309)
금융자산(대출, 투자, 유가증권 등)은 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의 주요 수익원이다. 그러므로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의 영업 성과를 예측할 때는 금융자산의 건전성 혹은 '품질'에 대한 평가가 필수적이다. (329)
인수에 기초한 성장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이 유기적 성장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보다 이익 실적이 더 좋은 이유는 성장(예: R&D)에 필요한 비용을 다른 누군가(예: 피인수 기업)가 이미 지출했으므로 그 부분을 따로 자사의 비용으로 계상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이것이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348)
<포렌식 접근법 적용하기>
1. 회의적 시각을 유지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2. 변화 부분에 주목하라. 그리고 변화의 '이유' 그리고 왜 하필 '그 시점'에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물어라.
3. 과거의 '회계 문제'를 살펴보고 영업상의 문제를 숨기고 있는지 않은지 확인하라.
4. 기업문화에 주목하고 부정한 행위가 발현될 여지가 없는지 확인하라.
5. 기업이 내놓은 수익성 측정 프레임워크를 무턱대고 수용하지 마라.
6. 인센티브 사항, 즉 경영진에 대한 보상체계에 주목하라.
7. 재무보고 자료에서도 위험신호를 찾고 또 찾아라.
8. 골프처럼 '샷' 하나라도 빠뜨리지 마라.
9. 행동 패턴에서 중요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10. 강한 호기심과 겸손함 그리고 항상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라.
독서습관383_회계속임수_하워드 슐릿 외_2018_리딩리더(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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