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1월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인데 오랜만에 그의 또 다른 소설 <카산드라의 거울>을 즐겁게 봤습니다. 최근에 생활쓰레기 재활용에 대한 책 <잘 버리면 살아나요 지구를 구하는 분리배출 생활을 위한 50가지 질문>, 생활 속의 화학물질에 대한 책 <먹고 마시고 숨쉬는 것들의 반란>, 환경오염 물질의 위험을 알려주는 책 <침묵의 봄>을 읽었습니다. 모두가 환경과 관련된 책들입니다.
카산드라는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딸로 나옵니다. 큰 오빠가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였습니다. 아폴로의 구애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으나 나중에 아폴로의 사랑의 거절하자 아폴로는 예지능력을 취소하지는 못하고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 저주를 내렸다고 합니다.
카산드라 신드롬. 옳은 생각을 너무 일찍 하게 되는 저주. 따라서 아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 사람이 되는 저주.-1권 103페이지
쓰레기 소각기의 굴뚝은 시커먼 연기를 뿜어냈고, 그 연기는 높이 올라가 묵직한 갈색 외투처럼 인근 동네의 상공을 뒤덮었지. 지역 주민들은 콜록대기 시작했고, 암 환자와 천식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했어. -1권 48페이지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는 프랑스 파리의 쓰레기 매립장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소비를 불필요하게 하고 있고 쓰레기장으로 오게 되는지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생활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이런 쓰레기를 줄여야 합니다. 결국 우리가 통제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깨끗한 환경에서 더욱 편리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전 세대를 비난하며 열악한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사기 전에 항상 자신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해. 첫째, 이 물건이 내게 필요한가? 둘째, 내가 정말로 이 물건을 갖기를 원하는가? 셋째, 이 물건 없이는 살 수 없는가? 이렇게 질문하지 않으면, 우리가 사는 모든 것은 곧 쓰레기가 되고 말지. -1권 93페이지
주인공 카산드라가 꿈속에서 본 서기 3000년의 모습은 2000년을 살고 있는 카산드라를 재판하는 것입니다. 현재보다 나아진 미래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수많은 사람들이 쓰레기 매립장 같은 곳에서 살고 있고 미래세대를 대변하는 어린아이들이 이전 세대를 대표하는 카산드라를 심문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생각이 소설 속에 담겨있는 부분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개는 인간이 먹을 걸 주면, 인간이 자기 신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는 인간이 먹을 걸 주면, 인간이 자기 하인이라고 생각한다.-1권 82페이지
우리나라에도 출산율이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전이 되며 경제적인 여력이 생기면서 반려견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는 반려동물이 없지만 소설에 나온 위의 표현이 개와 고양이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매일 원하는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의식조차 못하고 있어. 그들은 돈과, 비를 피할 지붕과,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따뜻한 장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지.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큰 특권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그것을 잃어 봐야 해. -1권 124페이지
주인공 카산드라가 장관의 딸이면서도 13세에 부모님을 테러로 잃고 17세에 학교를 벗어나 쓰레기 매립장의 대속인들을 만나고 지하철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면서 일반인들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에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아이들이 게으름을 피우고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되면 위와 같은 얘기를 하게 됩니다. 어려운 시절을 겪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 말이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비슷한 일들이 수두룩하죠. 예를 들어 루이 14세를 한번 봐요. 근 온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군주였어요. 베르사유 궁전을 지었고, 쓸데없는 전쟁들을 일으켰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전쟁들이었지만 대부분 패배했어요. 또 백성들은 완전히 무시해 버리고 혼자서만 뻔뻔스러운 사치를 즐겼죠. 백성을 굶주렸고, 나라는 거덜 났어요. 하지만 루이 14세는 이른바 '태양왕'이라는 아주 멋들어진 군주의 이미지를 남기고 있요. 이 '태양왕'이라는 명칭은 스스로 붙인 거지만, 역사가들은 그대로 쓰고 있어요. -1권 166~167페이지
이건 자유의 개가예요. 난 그걸 치를 준비가 되어 있어요.-1권 313페이지
멍청이stupide는 라틴어 stupete에서 왔어. 아무 일에나 깜짝깜짝 놀라는 사람이지. 따라서 모든 것에 경이를 느끼는 사람. 즉 호기심과 학습 능력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1권 318페이지
카산드라는 언어에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언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stupide라는 말이 현재 멍청이라고 번역되지만 사실은 세상의 작은 일에도 호기심과 학습 능력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을 지칭한답니다. 그런 면에서는 가능하면 모두가 stupide가 돼야겠습니다.
예수가 살던 시대에, 자신이 다니엘이 예언한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유대 지방에만도 1천2백여 명을 헤아렸다는군요. 메시아 후보자가 1천2백여 명이나 됐던 거예요! 예수가 죽고 나서 한참 지나고 나서야, 일명 <성 바울로>라고도 하는 다르소의 사울이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예언자 다니엘이 언급한 그 흙의 왕국의 창건자라고 선포하게 되죠.-2권 20페이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의 삶의 방식에 변화가 왔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활동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종교활동이 특히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비대면 예배를 통해 종교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만 일부 기독교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라고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간적인 욕심과 생각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이 되고 자신의 생각이 하나님의 생각이고 자신의 욕심이 하나님의 지시인것마냥 말을 합니다. 신앙이란 것이 사람을 속이기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합니다. <뒤통수의 심리학>에 보면 종교 공동체가 종종 사기꾼의 목표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예수가 살던 시기에도 자신이 다니엘이 예언한 메시아라고 하는 사람이 천 명이 넘었다고 하니 시대가 변했지만 사기꾼은 인류가 있는 이상 어느 시대나 있는 것입니다. 사울이 예수 그리스도가 그중에 진정한 예언자라고 선포했다고 하는데 그의 결정을 올바른 것이었을까 의문이 남습니다.
로토는 가난한 사람들의 게임이죠.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내어 부자들을 살찌워 주는 게임. -2권 57페이지
집 주변에 산책을 하다보면 로토를 파는 가게에 적지 않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출입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떤 가게는 1등 당첨된 사람이 몇 번 나온 곳이라며 마치 그곳에서 로토를 사면 당첨 확률이 높은 것처럼 광고합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한 게스트가 말합니다. 보통 로토판매점의 일주일 매출이 200만 원 정도인데 1등 당첨자가 많이 나온 곳은 일주일에 1억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고 합니다. 결국 훨씬 많은 사람이 구매하니 1등 당첨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죠.
결국은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일확천금을 노리고 로토를 사지만 그 판매수익금을 위해 기부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마야인들은 자신들의 문명이 끝에 다다랐음을 의식하게 되자. 자살을 해버렸어. 나 역시 오랜 연구 끝에 동일한 결론에 이르게 되었지. -2권 168페이지
이 책은 소설이기 때문에 마야문명의 붕괴에 대해 '자살을 해버렸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 <문명의 붕괴>를 보면 마야인들이 붕괴한 것은 자살이 아니라 그들이 사는 곳의 환경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키부츠나 히피 공동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거요. 여기엔 돈도, 잠긴 문도, 여권도, 신분증도 없다오. 다만 '나의 자유는 타인의 불편이 시작되는 곳에서 멈춘다'라는 규칙을 지키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뿐. -2권 226페이지
카산드라가 자신의 비밀에 대해 파헤쳐가는 이야기,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력을 가지고 꿈속에서 본 테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매립장에서 만난 대속인 네 명과 함께 모험하는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들의 테러활동을 매번 저지시키는 대속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매립장까지 쳐들어온 테러리스트들과 용감하게 싸우는 이야기. 결국은 붙잡혀 소각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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