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마지막으로 35년 전후의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세 분의 정년 퇴임식에 참석했습니다. 현재의 회사는 만 60세가 퇴직연령입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일일 천 명이 넘고 있어 언택트 방식으로 회사 내 여러 회의실과 재택근무자들을 영상으로 연결해 1시간 정도 식을 진행했습니다.
은퇴자 한 분이 구체적인 세 가지 걱정을 말씀하셨는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제게 아주 현실적인 고민을 던져주었습니다.
첫째, 하루에 세 끼 중에서 한 번은 자신이 직접 준비하겠다고 아내에게 다짐했는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요리를 배워야 하는 걱정입니다.
둘째, 갑자기 주어지는 많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핳지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셋째,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사회에 봉사하면서도 어떻게 수입을 창출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은퇴하게 되면 당장 마주하게 되는 현실입니다. 경제적인 면, 시간에 대한 면, 부부간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평생직장은 허상이었음을 1997년 IMF를 겪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정년퇴직하신 분들은 평생직장을 경험한 복 받은 분들입니다. 하지만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21년부터 펼쳐질 삶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직업을 준비할 시기를 아늑한 직장에 있으며 미뤘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생직업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시대에 맞게 연령에 따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맞춰 준비해야 합니다. 첫 직업을 준비하는 20대나 30대의 젊은이들은 취업 기회가 줄어 가장 힘든 세대라고 봅니다. 그래서 인생의 목적을 살피는 것은 사치고 기왕이면 평생직장이라고 불리는 공무원을 원하는 것입니다
40대와 50대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시간과 돈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직장에 얽매인 굴레가 사라졌을 때 어떤 형태로 활용하고 자리매김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들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특출나게 잘하지도 저성과자로 평가받지도 않는 그저 그런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대에 일할 직업이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거냐며 딴생각 말고 정년까지 꼭 붙어 있으랍니다. 삶이란 것이 새로운 도전이 없고 익숙해져서 대학 졸업 후 갓 입사했을 때의 선명한 그림이 퇴색되어 밋밋한 회색빛 그림처럼 여겨집니다. 계속해서 새롭게 칠해져야 삶이란 그림이 뚜렷해지겠죠.
그래서 늘 생각합니다. 새로운 나만의 색을 찾자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인생이란 길어야 90세가 아닐까요. 40대와 50대라고 해도 아직 남은 시간이 많습니다. 은퇴라는 말은 직업을 바꾸는 시기라고 해석해야 적당합니다. 오늘 퇴임식에 사회 보는 분이 영어로 Retire라는 은퇴의 의미가 Re와 Tire로 구분할 수 있고 이는 앞으로의 후반전을 달리기 위해 타이어를 교환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풀이였습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색을 찾기 위해 도전해야 합니다. 다양한 색을 경험할수록 그리고 치열하게 그 색을 추구할수록 현재보다 훨씬 멋진 나만의 색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58년에서 1975년 사이에 태어난 1차 2차 베이비부머들이 지속적으로 조기 은퇴 혹은 정년퇴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베이비부머에게 일본과 같이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새로운 기회와 리스크가 동시에 다가옵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경제적인 수입원은 어떤 식으로 다변화 해둘 지, 그리고 부부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게 됐을 때 어떤 식으로 지낼지 준비된 분들에게는 기회가 보일 것입니다. 반면에 은퇴시까지 월급이란 마약에 취해 있다가 갑자기 발가벗겨진 채 사회에 다시 나왔을 때 그들을 맞아줄 곳이 없다면 커다란 리스크에 직면할 것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보고자 시도하는 것도 일종의 색을 찾는 과정입니다. 은퇴란 것을 얘기는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이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입니다. 기술의 발달에 맞춰 계속해서 직종은 변해왔고 이에 맞춰 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의 변화 주기가 짧아질수록 길어진 인생에서 접해야 할 직업의 종류는 늘어나는 거죠.
은퇴하는 선배들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의 조각들을 나열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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