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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79_우리 안의 다른 자신을 보게하는 심리 서적_지킬박사와 하이드 외_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_2008_펭귄북스(200927)

by bandiburi 2020. 9. 28.

■ 저자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

1850년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토목기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주길 바라는 가족들의 기대와는 달리 에든버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그는 도시의 직업 계층이 요구하는 장로교의 관습에 거세게 저항했고, 그로 인해 부모와 갈등을 겪었으며, 그 후 체면을 내세우는 중산 계급이 가지는 잔인성과 위선을 혐오하는 자유로운 보헤미안을 자처했다. 20대 초반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걸린 후 남은 인생 내내 그로 인해 깊은 고통에 시달렸으며 그즈음 작가로서의 삶을 살겠다 결심을 굳힌다. 1879년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던 중 열 살 연상인 미국인 페이 오즈번을 만나 결혼한다. 그 후 건강에 좋은 환경을 찾아 헤매다 사모아에 정착하고, 1894년 12월 3일 그곳에서 숨을 거둔다. 
스티븐슨의 작가 이력은 처음 에세이와 여행기 작가로 시작되었으나 <보물섬>(1883)과 <납치>(1886) 출간 후 액션과 모험 소설 작가로 명성이 굳어졌다. <납치>와 그 속편 <카트리오나>(1893), <발란트래의 거장>(1889)을 비롯하여 <심술궂은 자넷>, <명랑한 사람들> 같은 단편들은 그의 과거 스코틀랜드의 문화에 대한 지식과 향수를 드러내 주는 작품들이다. 스티븐슨이 자란 칼뱅주의 성장 환경은 그에게 운명 예정설에 의한 의무와 악의 존재에 대한 매혹을 심어주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그는 인간 정신의 어두운 측면을 탐구했으며 <발란트래의 거장>의 거장 캐릭터는 '그가 악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갖춘 인물로 그려졌다. 
생애 마지막 몇 년 동안 스티븐슨의 창작 영역은 상당히 넓어져서 <팔레사 해변>은 콘래드와 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소설화된 것이었다. 죽는 순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로맨틱 역사 소설이자 그의 일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던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다룬 <허미스턴의 둑>이라는 작품을 집필 중이었다. 

■ 소감

이 책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외에도 작가의 다른 작품인 <시체 도둑>과 <오랄라>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지난주에 어린이용 영문 문고본으로 봤기에 스토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설명을 통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원작에 충실한 번역본입니다. 

지킬 박사의 의도와는 달리 점차 자신이 만들어낸 하이드라는 인물의 주가 되고 자신의 모습이 작아지게 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약품을 마시며 지킬과 하이드를 넘나들었지만 점차 하이드의 모습이 강해지지요. 세상이 원하는 규칙을 지키며 풍족하며 존경을 받는 삶이지만 내면으로 삭이고만 있는 면을 하이드를 통해 표출합니다. 그 표현이 지나쳐 살인에 이르게 됩니다. 지킬 박사 자신이 놀랍니다. 원래의 젊음에 대한 희망이 절망과 두려움으로 바뀌어갑니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드러나게 되며 마지막에는 아몬드 향을 내는 청산가리를 먹고 숨을 거둡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글을 통해 사연이 친구이자 변호사인 어터슨의 시각으로 독자에게 드러납니다. 

우리도 사회에서 공존하기 위해서 지킬 박사의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가족들과 지내다 보면 내면의 하이드의 모습을 잠시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이드를 어떻게 잘 다스리며 살아가냐가 인성으로 드러날 겁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시체 도둑>은 의사들 사이에 해부용 시체를 구하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묻지 마 살인까지 저지르고 해부용 시체로 사용하고, 장례식을 치른 곳을 방문해 시체를 파내는 행동도 합니다. 이것이 단순히 소설일까. 아니면 19세기 해부학 수업을 위해 시체를 조달하는 조직이 있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일까 궁금해집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오랄라>인데 여기에서 근친혼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유전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작가가 살던 19세기에도 이미 근친혼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구나 알게 됩니다. 오랄라의 엄마는 미모는 있지만 행동하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아둔한 모습을 보입니다. 요양을 위해 이 집을 찾은 주인공에게 그녀의 딸인 오랄라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여 사랑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오랄라는 자신의 어머니가 피를 보고 광분하는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피에 흐르는 저주는 자신의 세대로 끝내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고딕소설이라고 한다는 점도 배우게 됩니다. 

■ 책에서 발췌

8페이지) <오랄라>는 18세기 고딕소설의 전통을 이은 것이다. 고딕소설은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나 기사도 로맨스 등을 당시의 현실과 결합시킨 것으로, 주로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의 가톨릭 국가, 또는 시골 깊은 숲 속 오랜 고성이나 수도원을 배경으로 악마적인 복수, 가문의 저주 등을 다룬다. 런던이나 에든버러의 프로테스탄트 독자들은 그런 이야기가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문명의 혜택을 덜 받은 곳'에서나 일어 남직한 일로 믿고 싶었던 것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中
109) 감각이 뭔가 낯설었다. 뭔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웠고, 그 새로움 때문인지 믿을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내 육체는 더 젊어지고 더 가벼워지고 더 행복해졌다. 
<오랄라>中
187) 이 집안의 혈통은 병들었다. 아마 오랜 기간의 근친혼이 문제였을 텐데, 고고하고 폐쇄적인 가문들에서는 일반적으로 행해진 잘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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