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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76_프랑스와 대성당과 중세시대를 생각해보는 책_노트르담의 곱추_빅토르 위고_2013_신원문화사(200924)

by bandiburi 2020. 9. 28.

■ 저자 : 빅토르 위고(1802~1885)

프랑스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로 브장송에서 태어났다. 1822년에 처녀 시집 <오드와 잡영집>을 간행한 뒤 문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초기 작품에는 왕당파적 가톨릭적인 색채가 농후했지만 그 후 자유주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젊은 시절 위고는 아카데미 프랑세즈를 지배하고 있던 고전파와 대립하여 낭만주이 운동에 참가해 낭만파의 지도자가 되었다. 작품 활동도 왕성하여 시집으로 <가을의 나뭇잎> <황혼의 노래> <마음의 소리> <빛과 그늘> 희곡으로는 <마리옹 드 로름> <루이 블라스>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1851년에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에 반대하여 국외로 추방당해 19년에 걸친 망명 생활을 보냈다. 이 시기에 창작에 전념, 시집 <징벌> <명상 시집> <세기의 전설>, 소설 <레미제라블> <바다의 노동자> 등 그의 대표작을 집필했다. 1870년 보불 전쟁에 의한 정세 변화로 민중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파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국민적인 작가로서의 영예를 받으며 평온한 만년을 보냈다. 

■ 소감

2012년에 만들어진 영화 <레미제라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났습니다. 음악과 장면이 잘 어우러져 음악만 들어도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18세기와 19세기 서유럽의 생활환경을 이해할 수 있었지요. <레미제라블>의 저자인 빅토르 위고에 대해 궁금했고 그의 또 다른 걸작인 <노트르담의 곱추>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두꺼운 책의 부피에 미뤘던 것도 사실입니다. 

<노트르담의 곱추>의 배경은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성당 자체는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니 1163년에 초석이 얹히고 1345년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 100년 후인 1480년 전후에 이 소설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명석하고 신앙적으로도 충실하게 살고 있는 부주교 클로드 프롤로가 흉하게 생겨 누구도 데려가지 않는 아이를 데려다 키웁니다. '카지모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대성당의 종지기를 시켜 자존감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전반부에서는 부주교의 모범적인 행동을 통해 저자가 뭔가를 보여주고자 하나 기대를 가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노래하고 춤추는 아름다은 집시 처녀인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며 부주교로서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점차 스토커와 같이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처지까지 전락합니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에스메랄다의 마음은 잘생긴 바람둥이 경비대장 페뷔스에게 가있습니다. 전후 상황을 잘 아는 독자에게는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끝까지 페뷔스를 부르고 부주교의 사랑고백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카지모도가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맞고 쓰러져 물 한 모금을 구걸할 때 아무도 구원의 손길을 주지 않았지만 에스메랄다는 물을 주었고 이에 카지모도는 이 여인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주기로 결심합니다. 반대로 에스메랄다가 마녀 사냥감이 되어 교수대에서 처형되기 직전에는 카지모도가 구해서 성역인 대성당으로 데리고 가서 살려줍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도 둘 사이에는 사랑이란 감정이 일방통행을 할 뿐입니다. 

카지모도와 에스메랄다가 주인공이 되어 후반부에는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집시 처녀가 어머니를 만나고 카지모도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해피엔딩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두 번째 구원자는 없었습니다. 교수대에서 에스메랄다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부주교는 자신에게 그루밍되어 반항하지 못했던 카지모도에 의해 추락사하게 됩니다. 

부랑자 무리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15세기의 도시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이 사는 거주지역이 있고 가난하게 구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역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구걸하는 것도 조직이 있어 장애인처럼 흉내를 내서 구걸하고 때로는 집단적으로 행동을 하며 조직의 세를 과시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조금 긴 내용이지만 <노트르담의 곱추>를 통해 15세기 파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주교, 부주교, 국왕이 나옵니다.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살짝 비칩니다.

우리는 역사를 별도의 과목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문학은 시대를 반영합니다. 그래서 역사를 문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와 구글 지도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줍니다. 2020년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거둔 느낌을 받습니다. 

■ 책에서 발췌

171페이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략) 최초의 주춧돌을 놓은 샤를 마뉴나 최후의 돌을 놓은 필립 오귀스트에 대한 경의 같은 것은 조금도 품지 않고 시간의 흐름과 사람의 힘을 합하여 이 존경할 만한 기념물에 가한 무수한 손상과 파손의 흔적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거나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된다. 
178) 즉 지금까지 말한 것을 간단하게 간추려 말씀드리면 세 종류의 황폐가 오늘의 고딕 건축을 보기 흉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 건축의 피부에 주름살이라든가 사마귀 같은 것을 만든 것은 시간의 소행이며, 이 예술에 폭행이라든가 만행을 가하여 타박상이나 골절상을 입힌 것은 루터로부터 미라보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가지 혁명이 한 것이다. 절단이나 절제 또는 수족의 탈골, 즉 수복은 위토르 위우스나 비뇰라의 전통을 이은 대가들의 희랍적, 로마적 아니면 야만적 작업의 결과인 것이다. 반달족이 창조한 훌륭한 예술을 아카데미파의 대가들이 죽여 버린 것이다. 
200) 세상에는 소르본의 사변이나 호메로스의 시구 이외의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에게는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 부드러운 감정이나 사랑이 없는 인생은 기름이 떨어져 삐걱거리는 애처로운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이러한 것들을 알게 되었다. 
203) 클로드는 주위 온 아이에게 세례를 베풀고 카지모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211) 어머니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성당 안에거 그가 무엇보다도 가장 사랑하고 있었던 것, 그의 영혼을 불러 일깨우고, 동굴 속에 비참하게도 접혀 있던 가련한 것을 펴게 하고, 때로는 그로 하여금 행복을 맛보게 해주는 것은 바로 대성당의 종이었다. 
301) 사회 속의 민중이란, 특히 중세에는 그러했는데, 마치 가족속의 어린아이와 같았다. 어린아이처럼 무지하고 도덕적으로나 지능적으로 미성년기에 있는 한 우리들은 아이들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민중에 대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나이 또래의 사람에게는 동정심이 없다."
485) 이렇게 생각한 그는 완전히 실망해 버렸고, 라 퐁텐의 <암탉에게 감쪽같이 속은 여우>처럼 크게 부끄러웠다. 
508) 사실 노트르담 경내에서는 죄수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대성당은 성역이었다. 인간의 모든 심난의 손은 이 문턱 위에서는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509) 당당히 민중 속에 뛰어들어가 인간의 재판으로부터 그 먹이를 탈취한 것이다. 소용없는 짓을 하도록 강요받은 저 호랑이들 - 경찰관, 재판관, 사형집행인, 그리고 국왕 - 의 권력을 이 최하층의 인간인 그가 신의 가호로 두들겨 부순 것이다. 
529) 유죄 선고를 받은 자가 수도원 안이나 왕궁의 계단 또는 수도권의 경작지나 교회의 현관 등에서 백발이 되도록 생애를 보내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었다. 이런 까닭으로 성역 역시 일종의 감옥이었다. 때로는 고등법원의 최종 판결이 피난의 특권을 침해하고 피고를 사형집행인의 손에 넘기는 일도 있었으나,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535) 처녀는 그를 방에 들어오게 하려 했으나 그는 문지방에 멈춰 선 채 아무리 해도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 
      "아니, 괜찮아. 부엉이는 종달새 둥지에 들어가는 게 아니야."
537) 다음 날 당신은 저 더러운 효수대에 올려진 그 사나이를 도와주었지. 한 모금의 물과 자비를 조금이나마 베풀어 주었어. 나는 생명을 내던지더라도 그 은혜를 갚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당신은 그 일을 잊어버렸는지 모르지만, 그놈은 결코 당신을 잊어버린 일이 없는 거야."
538) "이것을 받아 둬. 나한테 볼일이 있거나, 또 내가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그리고 나를 보고도 그렇게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 이것을 불어 줘. 이 소리만은 들린단 말이야." 그는 호루라기를 마룻바닥에 놓고 도망치듯 나가 버렸다. 
633) "(중략) 이렇게 국왕 주위에 개미떼처럼 몰려 있으면서도 아무 구실도 못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치 왕궁에 있는 큰 시계의 문자판을 둘러싸고 있는 네 개의 복음전도사의 조각상 같단 말이야. 이것 봐. 필립 부리유가 막 수리를 끝낸 저 시계에 있는 조각상 말이야. 저런 조각상은 금칠은 했지만 시간을 알리는 것은 아니거든. 시곗바늘은 놈들이 없어도 잘만 돌아가고 있단 말이야."
750) 고전주의가 그리스 로마 문학을 본받아 여러 문학상의 규칙을 마련하여 이성적인 작품을 만들려고 하는 문학 운동인데 비해, 낭만주의는 중세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문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주로 인간의 감정 묘사에 중점을 둔 문학상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753) 1851년 12월, 루이 나폴레옹은 전권을 독점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저항했던 위고는 국외로 추방되었고, 벨기에의 브뤼셀, 영국 해협의 저지섬, 건지섬 등을 전전하면서 19년간의 망명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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