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선진국으로 기억하며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정치인 경제인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보는 미국인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한국인인 나에게 적나라한 미국 빈곤층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것이 미국에서도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생한 경험담으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의 조부모와 누나의 격려와 의사결정에서의 작은 변화가 한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밴스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인생방향을 결정할 때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소통을 잘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의. 식. 주 어느 면에서나 부족함이 없이 풍족한 생활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누리고 있으며 더구나 젊은 청소년들은 세상을 넓게 보기보다는 SKY 대학 혹은 인서울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청소년들이 잠시 짬을 내어 읽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가고자 하는 큰 도전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기성세대로서 사회를 이끌을 가고 있는 40, 50대 중년층에게도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높아진 삶에 감사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이하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포스팅한다.
도입부)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모두에게 제대로 닿지 못하는 복지 제도가 한 개인의 삶과 인격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개인에 대한 보다 따뜻한 시선을 드러낸 작품이다. (중략) 김민섭 작가 <대리사회> 저자
24) 미국인들은 이런 부류의 사람을 힐빌리 Hillbilies, 레드넥 Rednecks, 화이트 트래시 White Trash라고 부르지만, 나는 이들을 이웃, 친구, 가족이라고 부른다.
65) 바버라 코플Barbara Kopple 감독의 <할런 카운티 USA>라는 다큐멘터리로 1976년에 개봉했으며 1978년 제4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101) AK스틸은 1989년 암코스틸과 가와사키스틸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118) 내가 학교생활에 불만을 토로할 때마다 엄마는 라이언 화이트의 이야기를 꺼내며, 배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내게 일깨워줬다. 엄마는 소년의 이야기에 크게 감명을 받아서 1990년에 라이언 화이트가 세상을 떠나가 가의 어머니에게 손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
153) (중략) 신이 대답했다. "내가 차도 보내고 배도 보내고 헬리콥터도 보내지 않았느냐, 네가 죽은 건 네 잘못이니라."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것이 '할모록'이 담고 있는 지혜였다.
185) 할보가 언젠가 내게 말했던 것처럼 "자기 집안의 여성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남자를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날 집안 여성들을 온당하게 대우하지 못했던 본인의 경험에서 얻은 지혜였다.
240) 나는 사회정책과 근로 빈곤층에 관한 책을 탐독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저명한 사회학자인 윌리엄 줄리어스 윌슨William Julius Wilson의 <실로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 The Truly Disadvantaged>이라는 책의 시각이 예리했다.
277) 어떤 격려 연설이나 강연에서도 보살핌을 받기만 하다가 누군가를 보살피게 될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내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건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번 깨우치고 나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었다.
289) 내게 해병대는 통솔력이란 부하들을 쥐잡듯 잡음으로써가 아니라 그들의 존경을 받음으로써 생긴다는 사실과, 내가 어떻게 해야 그런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준 곳이다. 그리고 각기 다른 인종과 사회계층 출신의 남녀가 한 팀을 이루어 가족과 같은 유대를 맺고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곳이다.
292) 그걸 본 교관이 내게 소리쳤다. "매번 뛰고 나면 지금과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한다!" 해병대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능력은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노력 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사람들이 내게 백인 노동 계층의 어떤 점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으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자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라고 대답하는 까닭이다.
297) 그러나 이제 나는 공과금을 스스로 납부하고 주립대학교의 본 캠퍼스를 다니며, 수강하는 모든 과목에서 A를 받고 있었다. 처음으로 내 운명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시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해병으로 복무하면서 나는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얻은 게 아니라 계획을 짜고 실행할 능력도 갖추게 됐다. 나는 로스쿨에 진학하고 싶었고, 명문 로스쿨에 진학하려면 학부 성적은 물론이고 어렵기로 악명 높은 LSAT(Law School Admission Test)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317) 그의 인생은 오롯이 본인의 선택으로 이뤄낸 것이었으므로, 더 나은 선택을 해야만 인생도 나아질 것이다. 더 나은 선택을 하려거든 우선 대답하기 괴로운 질문을 퍼붓는 환경에 노출되어야 한다. 우선 백인 노동자들 사이에는 개인의 문제를 사회나 정부 탓으로 돌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도 날로 늘고 있다.
335) 달라진 내 생활이 나쁠 건 없다. 영국 여행은 내 어릴 적 꿈이었고, 당 섭취를 줄이는 것 또한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오히려 잘 된 일이다. 동시에 나는 신분 상승이 단순히 돈만 많아지는 문제가 아니라 생활방식이 달라지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343) 예일 법대라는 간판 덕분에 우리는 이미 한쪽발을 업계에 들여놓은 거나 다름없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대로 우리가 치른 면접은 성적이나 이력서 위주로 진행되지 않았다. 면접은 소속감과 자기주장, 잠재 고객과의 인맥 형성 능력 따위의 사회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344) 성공하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규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FIP 면접 주간에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이들은 어떤 고용주가 면접 볼 영광을 베풀어주길 기대하며 구직 시장에 이력서를 뿌려대지 않는다. 대신 인맥을 활용한다. 지인의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자신의 이름이 고용주의 눈에 들게 한다. (중략)
354) 사회적 자본이란 친구에게 당신을 소개해주거나 과거의 상사에게 당신의 이력서를 건네주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그에 앞서, 사회적 자본은 친구들이나 동료, 멘토에게서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으리라. 나는 그때 내 선택권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매겨야 할지 몰랐고 내게 더 나은 선택권이 있는지도 몰랐다. 이런 것들을 내게 일깨워준 게 바로 인맥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관대한 교수님 덕분이었다.
362) "지금도 한 번찍 전화를 걸어서 잘 지내는지 확인한다네. 나한테 관심을 안 보인다고 해서 잊고 살 순 없잖은가. 노력을 해야지. 그 사람도 가족이니까." (우샤의 아버지)
367) 내 경우에는, 과거를 받아들이고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괴로웠던 어린 시절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됐다. 진부한 말일 수도 있겠으나, 가장 잘 들었던 약은 나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터놓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382) "주변에 귀감으로 삼을 많나 좋은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주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은행장이어서 저도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거든요. 저 너머에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렇게 세상에 노출이 돼야 꿈을 품을 수 있어요."
406) 나도 무엇이 정답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오바마나 부시, 또는 얼굴도 모르는 기업을 향한 비난을 멈추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자문해 봄으로써 변화가 시작되리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독서습관 173_힐리빌의 노래_J.D 밴스_2017_흐름출판(191005)
■ 저자: J.D 밴스
'러스트 벨트'에 속하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가난한 애팔래치아 지역인 켄터키주 잭슨을 오가며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에서 복무했고, 이후 오하이오주립대학교를 거쳐 예일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현재 <내셔널리뷰>의 기고자로 활동하며, 실리콘밸리에서 굴지의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내 우샤,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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