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들어 알바에 관심이 생겨 '택배 알바'에 대해 찾아보았는데, 최대한 기피해야 하는 일이라는 후기가 많았다. 힘들어도 시급이 센 편인데, 그저 몇 시간 물건 옮기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까대기'라는 책을 읽고 택배회사의 현실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 직종에서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까대기란 '택배 상하차 작업'을 일컫는 말이다. 화물차, 한 대당 천 개 이상의 택배가 있는데, 명절 같은 경우 많으면 8대의 화물까지도 감당해야 된다고 한다. 그날 온 화물은 그날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니 당연히 일이 분주하여 고될 수밖에 없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까대기 알바가 없으면 택배기사님들이 직접 상하차 작업을 한다는 것이었다. 새벽까지 배달을 위해 운전하고, 택배 차량에 실을 수백 개의 택배들을 선별해내고, 배달 전 스캐너를 찍고, 배달 후에는 배달 완료 스캐너를 각 택배마다 찍는 그들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밥 먹을 시간조차 아껴가며 일을 해도, 택배 기사가 받는 돈은 생각보다 매우 적다. 개인 차량이지만 명의만 택배회사의 것으로 두고, 일거리를 택배회사로부터 받는 '특수 고용직' 택배기사들은 회사에서 운임료 지급을 막무가내로 미루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숨 막히게 일을 하고서 제대로 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해도 택배회사 측이 '불만 있으면 관두던지'라는 식으로 나와도 이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힘이 없는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파업인데 개개인의 생계 사정이 다르다 보니 모두가 의견을 모아 파업하기도 쉽지가 않다.
정말 부조리한 사회의 일각이 이 만화를 통해 드러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택배시장이 대형회사들에 의해 독점되며 배달비를 낮추게 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배송비가 낮아지는 만큼 각 택배에 붙는 수수료도 낮아지고 택배기사가 그 낮아진 수수료에 피해를 직격으로 맞는다. 온라인 상품을 주문하면서도 무료배송을 찾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행동이므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회 속 상대적 약자인 택배 하청 기사들이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택배회사의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저자는 '몸도 마음도 파손 주의'라는 말을 한다.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만큼 자기 자신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일을 한다. 근본적으로 모두 돈 때문이다. 돈이 있어야 집이 있고, 가족이 있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를 그리기 위해 시급 몇 천원을 위해 쉴 새 없이 일하는 알바의 이야기를 들으며, 돈을 막 썼던 나를 다시 성찰하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직종의 일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부딪쳐보면서 사회의 많은 점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이를 통해 나를 성장시킬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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