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 제인 오스틴은 사교성이 부족하여 어려서부터 가족과 친척들 사이에서만 생활하는 아주 좁은 대인 관계를 맺으며 살았다. 여행을 한다거나 작가로서 대중에게 알려지는 일 없이 독신으로 살아갔던 것이다. 이러한 소극적인 그녀의 성격은 자신의 소설을 모두 익명으로 출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하여 그녀가 사망한 후에야 몇몇 작품들이 그녀의 저작임이 밝혀졌을 정도다.
461) 오스틴의 소설은 18세기 후반의 중류 계급에서 일어나는 일상생활 가운데 남녀의 결혼을 둘러싼 문제를 극적이고 사실적으로 서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것을 상기해야만 한다. 비록 사회 문제나 빈민 문제, 산업 혁명 이후 영국 사회가 당면한 상황 등에 대한 통찰은 없으나, 영국 사회의 지극히 작은 부분을 정확하고 밀도 있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곧 한 개인이 자신의 주위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463)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소설에서 오스틴은, 결국 두 주인공이 외양과 실체의 차이를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오만과 편견을 고집할 때 그 두 사람 사이에 반어적 현상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두 주인공의 자기 발견의 과정을 꿰뚫어 보게 한다. 이 소설에서 다양성을 소유한 두 주인공은 이러한 분별력을 행사함으로써 자기 발견이라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 신문 사설을 읽던 중 <오만과 편견>의 여주인공의 성격을 묘사한 부분이 있었다. <오만과 편견>을 전에 읽었지만, 꽤 시간이 지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읽었다. 왜 제목을 <오만과 편견>이라고 지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이야기 중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했다.
197) 다른 집안과 비교해보면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배우고 싶은 걸 못 배운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우리는 항상 책을 읽도록 자극을 받았고 필요할 때는 선생님을 모시고 있었으니까요. 물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애는 얼마든지 게으름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219) "돈에 대한 우리의 습관은 우리를 너무 의존적으로 만듭니다. 저와 같은 신분에, 돈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결혼해줄 수 있을 만한 아량 있는 여자도 많지 않을걸요."
247) 엘리자베스는 점점 부끄러워졌다. 다르시 씨든 위컴 씨든 그들을 생각하기만 하면 엘리자베스는 자기가 얼마나 우매하고 편파적이었으며 편견을 지녔었고 어리석었던가를 절감했다.
267) "그래도 난 그렇게 남을 까닭 없이 미워함으로써 눈에 띄게 영리해질 생각이었어. 그러면 사람의 천성이 자극을 받아서 지혜가 열리거든. 올바른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남을 늘 욕할 수는 있지만, 무언가 재치 있는 말을 때때로 하지 않고서 언제나 남을 비웃을 수는 없어."
280) 그러나 베넷 씨는 자기 자신의 경솔함이 초래한 실망에 대해, 불행한 사람의 어리석은 행동이나 비열한 행동을 흔히 덮어주는, 그러한 즐거움 가운데에서 위안을 구하는 따위의 기질을 지닌 사람은 아니었다. 베넷 씨는 나라와 책을 사랑했고, 이러한 취미가 그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부인의 무지와 어리석음이 그의 즐거움에 도움이 되지 못한 만큼 그가 부인의 혜택을 입은 것이라고는 거의 없었다. 이런 것은 남자가 흔히 부인의 덕으로 돌리고 싶어 하는 그런 종류의 행복은 아니었다.
284) 가디너 씨 부부는 겨우 하룻밤을 롱본에서 보내고, 이튿날 아침 엘리자베스와 함께 신비와 즐거움을 찾아 여행의 길을 떠났다. 그들에게 있어 한 가지 기쁨만은 확실했다. 즉 동반자로서 적당하다는 기쁨이었다. 이 말속에는 불편을 참는 건강한 심신과, 또는 즐거움을 더하는 명랑성과 낯선 곳에서 실망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기쁨을 줄 사람과 지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338) "리디아에게는 확실히 불행한 사건이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유익한 교훈을 이끌어낼 수가 있지. 첫째, 여자는 한 번 도덕성을 잃으면 회복할 수 없다는 것. 둘째, 처음 한 발을 잘못 디디면 이것이 그 사람을 영원한 파멸로 이끈다는 것. 셋째, 여자의 명예란 소중한 만큼 동시에 깨지기도 쉽다는 것, 넷째, 여성이란 무가치한 남성에 대해서는 몸가짐을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결코 지나친 법이 없다는 것이야. "
■ 저자: 제인 오스틴
1775년 영국 햄프셔의 스티븐턴에서 목사인 아버지와 문학적 성향이 뛰어난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다. 1796년 21세의 나이에 <첫인상> 집필 후에 <오만과 편견>으로 제목을 바꾼다. 1802년 27세의 나이에 하리스로부터 구혼 신청을 받고 승낙했으나 다음날 아침에 거절하고 언니 카산드라와 함께 일생을 독신으로 보냈다. 1813년 38세에 <첫인상>을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하여 출판한다. 1817년 병마에 시달려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7월 18일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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