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3일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에 대해 알고 싶었다.
마침 2021년에 출간된『인간 이재명』이란 책이 있었다.
최근에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결국 국민이 합니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인간 이재명』이 '이재명'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잘 드러낸다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이재명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 그리고 그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기 때문이다.
예상이 적중했다.
이재명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언론과 유튜브로 한정된다.
이런 정보 유통망은 누군가에 의해 편집되고 편집자의 의도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책을 읽기 전에는 여배우와 소설가의 이야기, 욕설에 대한 이야기의 실체를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 검찰과 경찰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재명에 대해 끊임없이 기소와 수사를 반복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왜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꺾이지 않고 시민과 도민, 그리고 국민을 위해 돌진하는 이재명을 두려워하는지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이재명이 있기까지 그의 주변에서 필요할 때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혼자 가는 길은 외로울 수밖에 없지만, 함께 갈 때 힘을 내서 완주할 수 있다.
우리 시대에 이재명과 같은 경로를 밟아 사회를 위해 실천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경북 안동의 가난한 시골에서 시작해, 성남의 노동자의 삶을 거쳐 검정고시, 대입,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이재명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가난한 자들의 삶을 이해한다.
노동자의 고달픈 삶도 이해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국민을 위해 행정을 한다는 게 뭔지를 체감했다.
정치인들과 언론, 검찰의 억울한 탄압도 받아봤다.
그는 이제 더욱 단단해져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그가 늘 강조하듯이 5년의 임기를 마칠 것이라 믿는다.
자신이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선출되었고, 국민을 위해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라는 사명을 받았다는 점이다.
주권자에게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라는 명령을 잘 수행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별도로 소감을 적지 않아도 그의 삶의 궤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문장들이다.
"정치인들이 가장 자주 쓰는 단어가 '검토하겠다'는 말이에요. '장기적 검토'는 생각도 않겠다는 말이고, '긍정적 검토'는 생각은 해보겠지만 되기 어렵다는 말이에요. 저는 손해가 나더라도 그런 이중적 언어를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진짜 검토하고 준비할 일이면 이건 3년이 걸린다, 내 임기 안에는 어렵다, 이렇게 말해요." (82)
이 장학제도는 과외 전면금지로 가정교사를 할 수 없게 된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국보위가 내놓은 후속대책이었다. 김창구 원장이 말한 대로 '군바리들이 내놓은 화끈한 장학금' 제도였다. 전두환이 이끄는 국보위는 가난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만들도록 사립대학에 지시했다. 대신 모든 대학의 입학정원을 대폭 늘려주었다. 대학으로서는 손해날 일이 없었다. (152)
공부란 의식 없는 황소처럼 아둔하게 하는 것이다. 결코, 한 숟가락에 배부를 생각일랑 말고 한 숟가락 떠서 꼭꼭 씹어 소화시키고 천천히 내실을 가해가는 것이 현명하리라. 세상에 무슨 일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더냐.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 속에 씨는 발아하고 그것이 풍상에 흔들리며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열매는 열리는 것이다. - 이재명 일기(1984.9.15) (187)
연수생들의 태도도 그는 편치가 않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할 정도면 최고의 지적 능력과 소양을 갖춘 사람들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무엇이 더 부족한지 지연과 학연, 집안을 은근히 자랑하는 연수생이 많았다. 몇몇은 아주 노골적으로 그와 같은 무수저를 무시했다. 고시 합격생이라고 다 같은 고시 합격생이 아니었다. (214)
한 번의 타협이 결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직감한 그는 군사정권 아래서 임명장을 받고 안기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판검사를 시원하게 거부해보고 싶었다. 이재명은 타협하지 않고 직진하기로 결심했다.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시작할 것인가. 지역은 성남이었다. (...) 성남은 이재명의 피와 눈물과 땀이 스민 제2의 고향이었다. (222~223)
용감하게 현직을 포기하고도 가고 싶은 성남의 노동자들 곁으로 가지 못한 이재명을 안타깝게 여긴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조영래 변호사였다. 이재명이 눈물을 쏟으며 읽었던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란 전태일 평전을 익명으로 썼던 조영래를 이재명은 무한히 존경했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최우등으로 나온 수재였지만 노동자와 민주주의를 위해 이름을 감추고 헌신한 조영래였다. 이재명은 연수원 변호사 시보를 조영래 변호사 사무실로 나갔다. (225)
조영래 변호사가 빌려준 5백만 원의 군자금을 가지고 성남에서 진지를 물색하던 이재명에게 또 한 명의 원군이 나타났다. 돈이 없어 검정고시 준비를 포기하려고 하던 그에게 공짜로 학원에 다니게 해준 성일학원의 김창구 원장이었다. 김창구 원장은 제대로 해보라며 5백만 원을 빌려주었다. (...) 참으로 고마운 두 분이었다. (226)
스물다섯 살의 변호사 이재명은 사무실을 열면서 두 가지 결심을 했다.
- 돈을 변호하지 않고 사람을 변호하겠다.
- 이익을 변호하지 않고 정의를 변호하겠다. (226~227)
이재명은 변호사 사무실을 성남의 법원 앞으로 옮기면서 부설 노동상담소를 열었다. 대학 동기인 이영진에게 노동상담소장을 부탁했다. 운동권 동아리에 들어가자는 이영진의 제안을 거절하며 변호사가 되어 함께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재명은 7년 만에 지킨 것이다. (231)
민원인을 피할 궁리를 할 게 아니고 민원이 생기지 않게 할 궁리를 하는 게 머슴의 일이었다. 민원인을 막을 시스템이 필요한 게 아니고 민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시장실은 규모를 대폭 줄여 2층으로 옮기고, 9층은 시민과 직원들에게 돌려주었다. (272)
"난 잃을 게 없는 무수저예요. 지금 얻은 것이 과분하고, 다 잃어도 아까울 것이 없어요. 지킬 기득권이 없으면 잃을까 봐 두려워할 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언제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최상에 도전합니다. 내가 진실의 편에서 최선을 다해 싸운다면 아무리 강한 적도 이길 수 있고, 설사 이 싸움에서 진다고 해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어요. 음해와 공작이 진실을 이기겠습니까?" (294~295)
새누리당 정권이 온갖 야비한 방법을 동원해 그토록 집요하게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던 이유는 그가 부패한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의 원죄는 그가 '성남'의 시장이라는 사실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성남시는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었다. 성남을 빼앗기면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인 강남 3구는 완전히 고립되었다. 수도권으로 점점 인구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강남 3구'에 갇히면 전국 정당으로서의 구색조차 갖추기 어려웠다. 당연히 재집권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었다. 강남 3구와 분당으로 이어지는 '강남벨트'를 지키지 못하면 새누리당은 TK(대구 경북)를 기반으로 한 지역 정당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315)
아무리 해도 죽지 않는 이재명을 죽이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죽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들은 죄가 성립되지 않는 줄 잘 알면서도 사흘에 한 번씩 압수수색과 수사, 소환을 되풀이하면서 이재명이 일할 시간을 빼앗고 음해성 기사와 중상모략으로 이재명을 지치게 만들었다. 한 번 불려가면 영혼이 탈탈 털린다는 검찰 조사는 시도 때도 없었다. (316)
"절박하지 않으면 시간을 쪼갤 필요가 없고, 절실하지 않으면 집중할 이유가 없죠. 절박하고 절실한 사람만이 그렇게 하는 거죠.(...)" (319)
주인이 잠시 맡겨준 권한으로 상전 행세를 하며 주인 위에 군림하려 드는 박근혜 정권의 행태가 역겨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337)
이 여배우와 관련된 음해는 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계속되었다. 한 유명 소설가까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그녀의 주장을 믿고 이재명 공격에 가세했다. 인권을 얘기하는 그 소설가는 유리수족관 안의 물고기처럼 경찰과 정보기관에 사찰당하며 수시로 끌려다니는 이재명을 배우를 겁박할 수 있는 권력자로 착각하고 이재명을 공격했다. 그런 근거 없는 공격으로 한 가족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다. 마침내는 그 배우와 소설가가 주고받은 녹음파일이 SNS에서 마구 확산되었다. (359)
막강한 권력을 가진 거대 언론이 미디어 프레이밍을 유튜브 채널과 SNS의 집단지성이 이겨낸 것이다. 더욱 광대해진 온라인 제국의 이재명 동맹군은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신나게 유통시켰다. 거대 언론이 배제한 이재명의 성과와 비전, 가치를 조명하고 전달했다. 기득권 집단의 미디어 프레이밍에 따라 조작된 허위사실들을 검증해냈다. (367)
독서습관1064_인간 이재명_김민정 & 김현정_2021_아시아(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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