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1박 2일로 삼봉휴양림을 다녀왔습니다. 근처에 있는 가칠봉까지 등반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오후 3시경 내려와 철분이 많다는 물도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과 할리갈리 놀이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샤워를 하다 옆구리에서 이상한 것이 안 떨어진다며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나무가지가 박혔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곤충입니다. 깜짝 놀라서 손으로 억지로 빼내려 하니 좀처럼 빠지지 않았습니다. 무리해서 힘을 줬더니 위의 사진처럼 몸통만 끊어지고 머리는 옆구리에 박혀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혹시 유사한 상황이면 억지로 하지 말고 119 등에 문의하세요)
그래서 바로 휴양림 관리실에 물어봤습니다. 진드기냐고 묻는데 야생진드기의 무서움을 잘 모르고 있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녀석인지 잘 몰라서 곤충 같다고만 했습니다. 핀셋과 소독약을 빌려와 다시 머리 부분을 뽑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입니다.
뭔지 궁금해서 네이버에서 사진을 찍어 정체를 확인해보니 야생진드기였습니다. 야생진드기로 인해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혹시라도 박혀있는 머리 부분이 아내의 건강에 해를 끼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
어느새 8시가 가까운 밤이되어 당장 병원에 가야 하나 망설여졌습니다. 119에 전화했습니다. 바로 근처 병원으로 가라고 합니다. 휴양소에서 가장 가까운 강릉의 응급실 세 곳을 알려줍니다.
그중에서 강릉의료원 응급실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바로 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당초 맛있는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한 것을 뒤로하고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강릉의료원으로 서둘러 갔습니다.
9시 30분경 강릉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지방도시라서 응급실은 한산했습니다. 노인환자 두 분과 보호자만 있었습니다. 당직의사 한 분, 그리고 간호사 두 분이 조용한 응급실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의사가 부위를 보더니 잠시 고민하더니 국소마취를 하고 머리 부분과 함께 일부를 절제하기로 합니다. 10분 정도의 간단한 시술이었습니다. 시술 후에 응급실 앞에 있는 포스터를 보여주며 야생진드기는 종류가 다양하고 치명적인 녀석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일러줍니다.
제거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3일분 약을 처방받아 삼봉휴양림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미 밤 11시 30분이 넘었습니다. 세 아이들은 엄마 걱정을 하며 용케 배고픔을 참고 기다려주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늦은 저녁식사는 야식이 되어 새벽 1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야생진드기를 체험하면서 모자와 온몸을 가릴 수 있는 옷차림으로 산에 가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야생진드기가 위험한 시기인 가을철에는 단풍시기와 겹쳐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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