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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984]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②_바람직한 배움과 교육이란

by bandiburi 2024. 12. 15.

(출처: rawpixel.com)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2부를 포스팅한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1부에서 언급했기에 인용한 문장에 대한 소감을 기록했다. 

2부는 우리 교육의 현실과 저자가 제시하는 바람직한 교육과의 괴리를 깨닫는 시간이다. 
읽고, 쓰고, 소통하고, 성장하고,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의 리터러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4장. 잘 배우는 기계, 배우지 못하는 인간

글자는 읽을 줄 알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기호를 다루고 의미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지식 정보 기술 사회를 살아가지만 눈앞에 펼쳐진 정보와 텍스트와 미디어를 맥락화하여 정확하게 분석적으로 읽지 못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113~114)

텍스트를 읽을 수는 있지만, 시험점수를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습했지만, 맥락을 이해하고 분석해서 개인과 공동체가 발전하는데 기여하지 못하는 실질적인 문맹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많다고 생각한다. 성적과 문제풀이 중심의 성취를 강조하므로, 실질적인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배움과 고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실질적인 교육이 부족하다. 산업사회에서 디지털 정보 기술 사회로 전환된 시대다. 디지털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가 강조되는 시대다. 빠른 변화가 요구된다. 

 

5장. 읽지 못한 아이들, 놓쳐 버린 기회

이렇게 어떤 일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능력이나 자원의 격차가 그 일의 성취 격차를 갈수록 심화시키는 일종의 양극화 현상을 일컬어 '매튜 효과 Matthew effect' 또는 '마태 효과'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입니다. (...) 기초 읽기 능력을 성취한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 간의 학력 격차가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벌어지는 현상을 '읽기의 매튜 효과'로 명명했습니다. 어린 시절 읽기에 능숙했던 독자는 더욱 능숙한 독자로 성장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어린 독자는 계속해서 미숙한 독자로 남게 되면서 이들 사이의 리터러시 격차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다는 것입니다. (129~130)

우리 교육의 현실이 매튜 효과다. 조부모의 재력, 부모의 정보력이 아이의 읽기 능력, 학습 능력을 좌우한다. 이미 우리 사회에는 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현실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교육, 배움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교육은 여전히 열려 있다. 배움의 즐거움을 공동체 문제 해결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런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 조성은 정부와 정치에서 할 일이다. 

(...)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공부하고, 서로의 공부가 모두의 이익에 기여하는 배움의 기회로 가득 찬 학교입니다. 드웩의 이론에 의하면 이런 학교는 학생들이 '성장의 마음가짐 growth mindset'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습니다. 점수와 순위보다는 배우고자 하는 것의 성취와 숙달을 더 중요한 태도로 생각합니다. 남이 아닌 나, 그들이 아닌 우리 안에서 스스로의 목적을 세우고 정진하는 학습 동기는 더 견고하고 오래갑니다. (139)

바람직한 학교의 모습이다. 점수와 순위로 경쟁하지 않고, 친구들과 협력해서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하는 배움을 통해 성취와 숙달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교다. 학생들이 스스로 목적을 세우고 동기부여하는 장소다. 모든 학생들이 올바른 배움의 과정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성인이 될 수 있다. 

한 문항으로 정보 판별 능력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는 PISA 시험의 엄밀함과 신뢰성을 봤을 때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대목입니다. 평균 점수에 가려진 한국 학생들의 디지털 정보 판별 능력이 세계 수준에 비해서 많이 뒤처져 있습니다. 주어진 교과서를 읽고 정보를 찾아 문제를 푸는 기술은 좋지만, 실생활 속에서 정보를 통해 어떤 것의 실체를 파악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146)

PISA의 결과를 가지고 국가간의 학업 수준을 비교하며 우리의 교육의 성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 대비해서 성과는 초라하다. 실생활에서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부분은 우려된다. 여전히 문제풀이 중심의 학교 교육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공동체의 실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배움의 과정을 가야 한다. 

(...) 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공부는 '독립적 공부'일 것입니다. 독립적으로 읽고 쓰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 말입니다. 몇 학년 위의 교육과정을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려는 인위적인 학습보다는 해당 학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지적인 형태의 실세계 문제 상황을 분석하여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탐구 과정, 배운 것들을 개별적으로 또는 묶어서 사용하는 응용력, 몇 번 실패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지적 끈기와 몰입 등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공부 방법이야말로 일련의 지적 탐구 과정을 안내하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학습 self-regulated learning'입니다. (149~150)

대한민국의 선행학습의 맹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학년에 맞는 공부를 통해 읽고, 쓰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세계의 문제 상황을 분석한 뒤에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지적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독립적 공부다. 스스로 하는 공부다. 선행학습은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공부가 아니다. 대학 진학을 위한 것 외에 시간과 돈의 낭비에 불과하다. 사라져야 할 선행학습이다. 

훗날 트리샤는 어른이 되어 파커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파커 선생님은 트리샤를 반기며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봅니다. 트리샤는 아이들 책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고 말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던 아이가 글도 잘 읽고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야기 속 주인공인 트리샤는 이 책을 지은 유명한 작가, 패트리샤 폴라코입니다. (156)

 

6장. 실질적 문맹 사회로 가는 잘못된 설계

시험에서는 수동적으로 읽어도 점수가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수동적으로 읽으면 한숨만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현실 세계의 복합적 문제 상황은 예외 없이 능동적이 창의적이며, 분석적이고 실용적인 읽기를 요구합니다. 이 점에서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학교라면, 우리의 학교는 '공교육'이라기보다는 '빈 교육'에 가깝습니다. 수고는 많이 했는데 딱히 보람은 없습니다. (...) 이런 교육을 받고도 열에 아홉은 대학에 가니 말입니다. (161)

점수를 위한 수동적 공부를 '빈 교육'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현실 세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동적, 창의적, 분석적, 실용적인 읽기와 쓰기를 하는 교육이 진정한 '공교육'이다는 의미다. 어느 나라보다 많은 시간을 학업에 쏟아붓고 있지만 보람 없는 빈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에 진학한다고 말하며 저자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읽기란 남이 쓴 텍스트와 나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여 새로운 이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일종의 정체성 형성 과정입니다. (163)

읽기, 즉, 독서는 책 속의 텍스트와 독자의 경험이 연결되어 이해를 확장하는 정체성을 견고하게 하는 과정이다는 말이 마음에 강하게 다가온다. 많은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는다. 책을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책이 인용될 때 쾌감을 느끼며 문장을 읽는다. 지속적인 독서활동의 장점이다. 

무엇이든 잘 배우려면 양질의 학습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합니다. 기회가 부족하면 배우기 어렵고, 배우기 어려우면 무엇을 성취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 어려워지면 그 일이 싫어지고, 그 일이 싫어지면 그 일을 회피하게 됩니다. 기회 결손은 학습 결손으로 이어지고, 곧 학습 동기와 학습 성취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이런 악순환의 종착점은 모두가 배움을 포기한 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모든 일이 각성 없이 돌아가는 상태입니다. (167)

우리 사회에서 양질의 학습 기회란 무엇일까 살짝 고민되는 부분이다. 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마태효과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공교육에서 양질의 학습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 이는 사교육 시장에서 얻을 수 있다. 사교육은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돈의 속성이 개입된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악순환을 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교육을 통해 양질의 학습 기회가 충분히 공급되고 학생들이 학습 성취로 이어져야 한다. 

교육 당국의 책임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시험에 매몰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교실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업의 내용과 목표가 삶에 필요한 것으로 설정되고, 교실에서 수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지식과 역량, 기술과 태도 등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면 굳이 시험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교사들이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많은 아이들을 한 건물 안에서 표준화된 내용과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 근대 학교 제도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이런 당국자들의 불안함을 보완해 주는 도구가 바로 시험입니다. (171)

우리 교육에서 늘 지적되고 있는 표준화된 시험제도에 대한 비판이다. 산업화 시대에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적합했으나 변화가 요구되는 시험제도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수업이 삶의 필요를 반영하고 이를 위한 가르침과 배움이 있다면 시험이 굳이 필요 없다. 불필요한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위해 교실에서 삶과 동떨어진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리터러시는 의사소통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읽고 쓰는 일은 제대로 말하고 듣는 일, 즉, 제대로 대화하는 문화적 참여를 통해서 심화 확장됩니다. (...) 이런 점에서 대화가 결핍된 사회는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리터러시가 깊고 풍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원천 차단합니다. (...)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그럴듯한지 허술한지, 쓸 만한지 무모한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172)

우리 교육 현장에서의 리터러시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의사소통을 통해 생각의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고, 논리를 세우고, 서로 윈윈 하는 방향으로 가는 리터러시 교육이 돼야 한다. 하지만 대화가 결핍된 사회요. 대화가 결핍된 교육이다. 읽고 쓰고 대화해야 한다. 이런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개개인의 생각의 심화와 확장이 일어나야 한다. 

배움이란 자신의 배움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지는 경험을 쌓는 일입니다. 그것을 다른 사람이 조율하는 배움의 과정을 내가 조율할 수 있을 때까지 훈련하고 연습하고 적용하는 경험입니다. 다양한 책임을 요구하는 학습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타자조절적 학습자other-regulated learner'에서 '자기조절적 학습자'로 발전적 성장을 거듭합니다. (181)

배움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스스로 자신의 학습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임을 요구하는 학습 경험을 반복해서 훈련해야 한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여전히 대부분의 학생들은 '타자조절적 학습자'로 남는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자기조절적 학습자가 되지 못한 상태로 남는다. 국가적 손실이다. 

리터러시를 중시하는 사회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리터러시에 대한 일정한 책임을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사회입니다. 여기서 책임이란 강요된 의무가 아닙니다. 오히려 공동체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서 스스로 그것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배움에 책임지는 사회는 자신의 리터러시 행위가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분석할 수 있는 지혜와 함께, 그것이 불러올 수 있는 예기치 않은 결과들에 대해서 미리 조사할 수 있는 성실함과 치밀함을 구성원에게 요구합니다. (182)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지향점을 보여준다. 배움에 책임지는 사회다.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리터러시 활동을 하는 사회다. 기여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부작용도 사전에 분석하고 조사할 수 있는 능력을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사회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점과 부족한 점을 함께 고찰하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어쩌면 국가의 자원을 올바르게 배분하는 정치의 영역일 수도 있다. 

7장. 뉴미디어 시대, 변화하는 리터러시

8장. 디지털 시대, 좋은 독자의 역량

9장. 읽는 인간이 되기 위한 디지털 읽기 전략

10장. 변화된 사회, 새로운 학교

11장. 학교를 바꾼 리터러시 교육

12장. 세상을 바꾸는 리터러시 실천


독서습관 984_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_조병영_2022_샘앤파커스(241215)


■ 저자: 조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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