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되었다. 아내는 막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이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살았다. 아이들도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더 이상 부모가 주도적으로 해줄 일은 없다. 아내에게 여유가 생겼다.
전업주부로써 자녀양육의 경험 24년을 살려서 뭔가를 해볼까 고민하는 듯하다. 당근마켓에서 알바자리를 찾아본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알바자리를 찾았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퇴근할 때까지 주중에 아이를 몇 시간 돌봐주는 거란다.
며칠을 고민하더니 결심하고 지원했다고 가족들에게 공지를 한다. 아내는 지원하면 바로 부부로부터 연락을 받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 아내는 많이 실망한 눈치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아이들 세 명을 길러본 경력이 있는데 연락이 없다니'라며. 아마도 아파트 단지 내 그런 알바를 하려는 아주머니가 많은가보다라며 위로했다.
그리고 열흘 정도가 지났다. 처갓집에 가있는 아내에게서 '부부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연락이 왔다. 12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장모님이 병원에 입원하셔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을 했음에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살짝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던 아내가 활짝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돌봄 알바를 뽑는 부부들께 부탁드린다. 지원한 분들은 큰 마음 먹고 결심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뽑든 안 뽑든 빠른 시간에 연락을 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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