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투자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있다. 기존에 읽었던 책에서 소개되거나 언급되는 도서 중에 찜해 두었던 대상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라서 책의 내용의 질이 다르고 독자에게 전해지는 느낌도 많이 차이가 난다. 이 책 <저스트 킵 바잉>은 제목에서 작가의 주장이 드러난다. 여력이 된다면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매수하고, 포트폴리오 조정도 매도와 매수를 하기보다는 매입 재조정 전략을 하라로 조언한다. 매매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파이어>에서 처음 접했던 은퇴하기 위한 적정 자산은 은퇴 후 예상되는 지출액의 25배라고 했는데 이 책에서 인용한 듯 보인다. 저자는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여주며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래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기존에 투자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금세 읽을 수 있다. 특히 투자 초보자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늘 책을 읽은 후에 느끼는 바는 어떤 책이라도 얻는 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독서는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도구이면서 삶을 풍성하게 돕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과 생각을 정리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빈곤의 덫'에 빠져 있다. 돈이 없다 보니 고소득 노동에 종사하기 위한 교육을 받거나 자본을 얻을 기회가 없다. 이것이 바로 빈곤의 덫이다. (74)
투자 초기에는 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교육을 받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저소득 노동에 종사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는 의미다. 인적자본을 가치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
최종 목적은 직접 소유가 되어야 한다. 즉 오너십, 즉 어떤 사업이나 자산을 '소유'하는 것이 돼야 한다. 그러니 여러분은 추가 소득을 이용해 수익창출자산을 계속 사들여야 한다. 자기 회사를 차려 투자하든 다른 회사에 투자하든 장기적으로 부를 축적하려면 인적자본을 금융자산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 (84)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적자본을 통해 축적한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 투자가 중요하다. 그래서 수익창출자산을 계속해서 사들여야 한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일을 하지 않아도 금융자산이 자본소득을 창출하고 생활할 수 있는 단계가 일차적인 목적지다.
만약 여러분이 계좌에 충분한 돈이 있는데도, 그러니까 정말 충분한 자금의 여유가 있는데도 한없이 주저되고 죄책감이 든다면 '2배의 규칙'을 활용할 때다. 명품 지갑과 가격만큼 수익창출자산에 투자하라. (101)
소비에 대한 욕구를 무조건 억제할 것이 아니라 소비한 만큼 수익창출자산을 구매하라는 조언이다. Just Keep Buying하라는 거다.
4퍼센트 법칙을 따르자면 여러분은 은퇴 첫해의 지출액을 예측해 그 금액의 25배에 해당하는 자산을 모아야 한다. 이만큼의 자산을 모았을 때가 은퇴할 수 있는 시기다. (178)
은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은퇴 첫해의 예상 지출액의 25배다. 사람마다 금액에 차이가 있겠지만 투자와 연금을 고려한다면 도달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부동산의 비중이 크다면 이를 어떻게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냐가 관건이다. 인플레에 대한 고려와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전제조건이다.
은퇴 후 3년이 지나자 지겨워 미칠 것 같았어요. 일은 돈 때문에만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은퇴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사실을 깨달아요. 일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해줍니다. 사람들과 사귈 수 있는 사회를 제공하고, 그 사람들과 흥미로운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심지어 더 오래 살 수 있게 해주고, 두뇌 건강에 정말, 정말 좋지요. 언제 은퇴할 거냐고요? 절대 안 합니다. (186~187)
은퇴라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상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원할 때 만날 수 있는 상태, 가고 싶은 곳을 원하는 시기에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은퇴로 우리는 출퇴근 포함 하루 8시간 이상을 일을 위해 보내야 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마주쳐야 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일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일이 사람을 정의해 준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본질적으로 투자는 여러분이 일하지 않을 때조차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돈이 여러분을 위해 계속 일하도록 함으로써 금융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투자를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이것이 가장 설득력 있고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208)
인적자본을 금융자본으로 변환해야 하는 당위성이다. 자본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우리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다. 그 일을 통해 창출된 새로운 자본은 다시 금융자본에 더해져 부의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흔히 '린디 효과 Lindy Effect'라고 알려진 개념인데, 이것은 어떤 것이 미래에 끌 인기는 과거에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그것이 우리 주변에 있었는가에 비례한다고 규정한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는 2220년에 대중이 메탈리카 Metallica의 음악보다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더 많이 들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240)
저작권에 대한 투자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린디 효과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즐겨 듣는 음악은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찾게 될 거라는 의미다.
지금까지 개별 주식투자의 정서적 재정적 실존적 비용까지 살펴봤으니 이제 내가 인덱스펀드나 ETF를 선호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 인덱스펀드는 정말 단순하기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우리 각자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262)
투자를 하는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고심하며 보내는 것이 아닌 이상 개별종목을 지향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대신에 인덱스펀드난 ETF를 권한다. 많은 사람들이 S&P 500이나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ETF를 많이 하는 이유다. 자신의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는 방법이다.
당장 가진 돈 전부를 투자할 것이냐, 아니면 시간을 두고 조금씩 투자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문제라면 나의 대답은 명확하다. 거의 언제나 지금 당장 전부를 투자하는 게 옳다. (290)
현금을 저축하면서 때를 보아 적기에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제발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 신조차도 평균단가분할매입법식 투자보다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순 없다! (311)
가장 좋은 투자 시기는 지금이다. 타이밍을 봐서 투자하는 것이 어렵고 결국은 평균단가분할매수에 비해 수익이 못하다고 한다. 주식시장이 궁극적으로 우상향 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믿고 우리는 지수에 투자한다.
제러미 시겔은 이런 근사한 말을 했다. "인간의 행동은 역사적 근거보다는 오히려 두려움을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364)
주가하락의 공포 상황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다. 하지만 2020년 3월 코로나 대폭락 시기에 우리는 공포로 휩싸였다. 당시에 공포를 극복하고 투자한 사람들은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포트폴리오를 달마다, 분기마다, 혹은 해마다 등등 어떤 빈도로 재조정하든 간에 수익률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재조정이 잦을수록 그에 따른 비용은 상당히 증가했다. (378)
매입 재조정 전략은 폭락장이 닥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보전해준다. 특히 시간을 두고 포트폴리오에 자산을 계속 추가하는 방법은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 (381)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배운 점이다. 포트폴리오 조정이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지만 잦은 매매는 비용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저자는 비율 조정을 위해 매도하기보다는 비용을 추가해서 매입해서 비율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까지의 통념에 따르면 채권을 비롯해 이익 배당이 잦은 자산은 비과세 계좌에, 그리고 주식을 비롯한 다른 고수익 자산은 과세 계좌에 넣어야 한다. 이는 채권투자로 올리는 수익(이자소득)이 주식투자로 올리는 수익(배당금)보다 많다면 그 수익을 세금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다. (417)
배당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므로 배당주는 ISA나 IRP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에 두고, 성장주와 같이 주식 자체의 가격이 오르는 자산은 일반 과세 계좌에 두라는 조언이다. 이 부분도 실천하고 있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의 혜택도 만만찮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고 (물론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도 있다), 건강 보험료 산정 시 다른 소득과 합산해 보험료를 내야 한다. 반면에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계좌는 모두 연금소득세만 내면 세금 문제가 종결되고,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건강 보험료 산정 대상에서도 빠진다. (427)
은퇴나 퇴직한 분들에게 큰 부담이 바로 의료보험료라고 한다. 부동산과 차량, 소득에 따라 부과되는데 지역가입자로 온전히 100퍼센트 개인이 지불해야 한다. 몇 십만 원이라는 금액이 소득이 없는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그래서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하라는 조언이다. IRP나 DC형 퇴직연금 계좌와 연금저축 계좌는 연말정산 혜택도 있어 최대한 불입해서 활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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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다음 날부터 만지히는 망치와 정만을 이용해 산을 파내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만지히를 만류하거나 조롱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 후 22년이라는 기간 동안 만지히는 혼자서 조금씩 산을 파헤치며 길을 만들었다. (...) 마침내 길이 110미터, 너비 9.1미터, 높이 7.6미터의 길이 만들어졌다. (...) 이 길 덕분에 가까운 마을까지의 거리가 55킬로미터에서 15킬로미터로 줄었다. 여러분도 구글 지도에서 '다쉬라트만지히 터널 Dashrath Manjhi Passthrough'을 검색해보면 그가 20년 동안 만든 최종 결과물을 거리뷰로 볼 수 있다. (449)
만지히의 사례는 시간의 힘을 보여준다. 우공이산이란 고사가 떠오른다.
내가 실수를 저지른 이유는 시간보다 돈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바보 같은 믿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돈이야 언제든 벌 수 있지만 시간은 무엇으로도 살 수 없다. (453)
독서습관 857_저스트 킵 바잉 Just Keep Buying_닉 매기울리_2022_서삼독(240324)
■ 저자: 닉 매기울리
데이터 과학자이자 자산 관리 전문가.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Ritholtz Wealth Management)의 최고 운영 책임자로서 전사적인 운영을 총괄하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블로그(OfDollarsAndData.com)와 트위터(@dollarsanddata)를 운영하며 저축과 투자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 더불어 데이터와 개인 금융의 교차점에 초점을 맞춘 칼럼을 쓰고 있는데 그의 글은 <월스트리트 저널>, <CNBC>,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등에 게재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2022년 출간된 닉 매기울리의 첫 책 <저스트 킵 바잉>은 출간하자마자 아마존 분야 1위에 올라서며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다. 연봉과 보너스에서 얼마를 소비하고 얼마를 저축하고 얼마를 투자해야 적절한가, 투자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가, 어느 정도 준비해야 은퇴할 수 있는가, 약세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가장 균형 잡히고 행복한 투자의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 등등, 저축과 투자에 관심 있는 개인들의 질문에 단순명쾌하면서도 인상적인 해답을 제시하여 "지난 5년간 읽은 100권의 책 중 가장 훌륭한 책이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재정 이를테면 저축, 부채, 투자 등에 대해 알려진 잘못된 신화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믿음과 추측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하게 데이터와 증거를 활용하여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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