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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건강

[건강] 딸의 뇌출혈로 삶의 우선순위를 깨달은 동료를 보며

by bandiburi 2023. 11. 28.

일상에 걱정할 일이 없고 몸이 건강하면 경제적인 욕망을 따라 살기 쉽다. 부동산이 살기 위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너도나도 기회를 잡기 위해 일터에서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고자 한다. 주식 시장도 그 욕망을 부추기는 장이다. 재산의 많고 적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다.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의 시류를 따라 흘러가고 있다. 돈이 10억이 있으면, 100억이 있으면 만족할 것 같다.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가지면 행복할 것 같다. 신기루다. 자기를 성찰하고 스스로 제어하지 않는 한 인간의 욕망은 끊임 없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세 명의 딸을 둔 직장 동료가 있다. 평온했던 동료의 가족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결혼을 앞둔 둘째가 갑자기 일하던 병원에서 쓰러졌다. 일터가 서울에 있는 작은 병원이었고 바로 대형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조치를 받을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 부부는 집과 직장이 지방이어서 연락을 받았을 때 무척 당황했다. 바로 휴가를 내고 서울로 향했다. 딸의 상태는 심각했다.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는 바로 수술하지 못하고 뇌압을 줄이는 시술을 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부모로서 동료는 수많은 생각이 오갔을 것이다. 어렵다는 직장을 가지고 1년 뒤에는 결혼할 예정이던 딸이 한순간에 쓰러졌으니 애가 탔을 것이다.



의사는 뇌출혈이 일어난 부위가 시신경과 관련되어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며칠이 지난 뒤에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서 회복을 기다렸다. 하루에 정해진 짧은 시간만 수면상태인 딸과의 면회가 가능했다. 다행히 셋째 딸이 언니 옆을 지키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중환자실에서 조금씩 회복하며 몸에 있던 호스들을 하나씩 제거했다. 그리고 2주 정도 지나자 의식이 돌아왔다. 쓰러진 기억이 없고 잠을 자고 일어난 기분이란다. 스스로 식사를 하고 가족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우려했던 신체기능이나 시력은 일상생활에는 영향이 없을 정도라서 안도할 수 있었다.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일반병실로 옮기고 둘째 딸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퇴원을 앞두고 있다. 근심에 사로잡혔던 동료도 안도의 웃음을 띠며 복귀했다. 그가 말했다. 딸의 소식을 듣고 치료 과정을 지켜보며 삶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더라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가 되었다. 돈에 대한 생각은 안 들었다고 한다. 퇴원하면 둘째 딸에게 차를 선물해 줄 거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행복의 길이다. 여기에는 시간과 관심이 필요하다. 돈에 대한 욕망이 지나치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놓칠 수 있다. 동료가 웃으며 '삶에 대한 생각이 싹 바뀌더라'는 말이 가슴이 깊이 와 박혔다. 타인의 깨달은 삶의 지혜를 내 것으로 삼고 싶다. 지금 당장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며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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