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의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일상은 경제적, 시간적 이유로 피폐해져 간다.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문제를 드러내고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나 자신부터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으니까.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바를 몇 가지 포스팅한다.
첫째, 누구나 잠재적인 욕창 환자다.
뺑소니 사고로 갑작스럽게 반신불수가 되어 발생하는 욕창, 어느 날 낙상을 당해 거동할 수 없어 누워서 생활하며 맞이한 욕창, 병으로 평생을 누워 지낼 수밖에 없는 환자에게 찾아오는 욕창 등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이가 들거나 사고로, 혹은 갑작스러운 병으로 우리의 의지와는 달리 와상 환자가 될 수 있다. 이 점을 늘 생각하며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우리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자신의 몸조차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장시간 가해지는 압력으로 피부가 괴사 해서 욕창이 생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건강한 몸을 위해 이를 피해야 한다. 와상환자들에게 돌봄이 필요하다.
둘째, 욕창환자의 간병비와 의료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프로그램에서 경제적인 여건이 되지 않아 자신의 어머니를 간병하는 아들이 소개된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욕창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몸의 위치를 바꿔주기 위해 늘 옆에 있어야 한다. 경제 활동을 할 수도 없고, 심지어 몇 시간을 요하는 병원진료조차 받을 수 없다. 자신의 감기도 치료하지 못한 상태로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너무나 마음 아픈 모습이었다. 그에게는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환자에게 매달려야 하는 가족은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가족과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간병에 대한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연고나 의료용품의 비용이 건강보험 혜택에서 제외되어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각자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정책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늘 안고 살게 만든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가 책임져준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사회에서 국민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도 그런 복지국가로 가야 한다. 각자도생하라는 것은 가진 자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더욱 배타적이고 자기 이익을 위해 살게 되고, 못 가진 자들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다.
셋째, 욕창 환자와 가족을 위해 사회적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필요하다.
의료인의 입장에서 환자를 가려받도록 하는 시스템은 바로잡아야 한다. 의료수가는 사람이 정한다. 무엇을 기준으로 정하는 가가 중요하다. 모든 국민의 입장에서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특정한 의료 분야에 대한 편중이나, 과도한 의료쇼핑을 조장하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병원은 꼭 필요한 경우에 방문하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과도한 약처방에 대해서도 줄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책을 통해 절감된 예산을 욕창환자와 같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사용되도록 안내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자원에 대한 배분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다. 토론과 협의를 통해 최선의 길을 찾고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가는 정치를 보고 싶다.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를 보고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소비와 여가, 워라벨, 재테크 등의 건강한 사람을 중심으로 한 소식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동시에 욕창 환자들은 침대에서 꼼짝도 못 하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들의 존재를 늘 인식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지지하며 필요한 사람이 정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로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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