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중인 지인이 권해준 책이다. 저자 아니타 무르자니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암투병을 하고 악화되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신비한 임사 체험 후에 치유되는 경험을 한다. 의사도 놀랄만한 신체적인 변화였다. 30시간의 임사 체험 과정에서 그녀가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공유한다.
인도에서 주재원 경험을 했기에, 인도인 부모님의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인도의 결혼풍습, 그리고 인도와 관련된 용어들이 친숙했다. 저자의 어머니가 지혜롭게 자신의 딸을 위해 남아선호사상이나 종교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왜냐하면 자녀의 생각은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과연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부모는 어떻게 대답했을까 상상해 본다.
책의 전반부는 저자가 자신의 가족과 결혼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암진단을 받고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재미있게 몰입하게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후반부는 임사 체험 후에 그녀가 경험한 내용을 정리했는데 동어반복 같은 느낌이어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저자와 같이 생사를 오가는 체험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저자가 강조하는 바는 '지금 이 순간, 주변에 경탄할 수 있는 순수한 마음과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돈과 건강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두려움이 있다. 두려움이 돈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을 키운다. 두려움이 건강에 대한 과도한 반응을 유도한다. 건강검진, 운동, 약 등 관련 산업도 굉장하다. 자신을 바라보고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암과 싸움을 하고 있는 분들 외에도 모든 사람들이 읽고 두려움으로 인한 욕망을 내려놓고 현재를 살기를 바란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앞일을 어찌 알아요? 딸이든 아들이든 애들은 다 자기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법인 걸요." 엄마의 현명한 대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27)
명상은 우리가 물질적 자아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자각하게끔 도와준다. 어른이 되기도 전에 나는 우리가 생물학적 존재 이상이라는 걸 그렇게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었다. (38)
아가, 진실은 아무도 모른단다. 메리 수녀님도 그건 몰라요. 종교는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 지나지 않아. 종교가 진리인 건 아냐. 그건 그저 길일 뿐이지.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길을 갈 수 있단다. (41)
나는 내가 물리적 환경에서 떨어져 나와 계속해서 멀리, 더 멀리 확장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계속 넓어져서 훨씬 더 넓은 의식을 갖게 되는 것 같았다. 나는 전에 육체적 삶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112)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내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사람받아 마땅한 존재였다. (121)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란 오직 자신을 사랑함으로써만, 자기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가슴을 따름으로써만, 그리고 자기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함으로써만 얻어진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189)
나는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라고 격려받아 본 적이 없고, 실제로 자신을 소중히 여겨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은 대개 이기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것이 내 치유의 핵심이었음을 나는 임사 체험을 통해 깨달았다. (228)
사람들은 삶의 마술을 보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주변을 보며 경탄하고 열광하는 나를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주변뿐 아니라 그저 살아있다는 것 자체도 경탄과 열광의 대상이었는데 말이다. (...) 임사체험을 하기 전 바로 내 모습이었다. 모두들 뭔가를 하는 데에 사로잡혀서 그저 순간에 머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기억하지 못했다. (178)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에 글을 썼는데, 그것은 내가 이 새로운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 치유 효과가 아주 컸다. (182)
대니는 늘 자기 사업을 꾸리는 게 꿈이었는데, 나는 대니에게 바로 지금이 그때인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꿈을 삶으로 살아보라고 용기를 주었다. (185)
우리의 진정한 장엄함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 이 주제에 관하여 인간이 그토록 난감해하고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가 사후 세계와 신이라는 개념을 인간의 관점에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개념들에 우리가 가진 물리적 속성을 부여하고 우리가 취약하게 여기는 가짜 가치를 덧씌운다. 두려움, 징벌, 심판, 처벌과 같은 가짜 가치들 말이다. 그러고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에 우리의 온 힘을 투사한다. (237)
내가 날마다 하는 모든 행동들이 삶에 대한 열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나는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행동이 두려움의 결과라면 나는 '행위하는' 상태에 있다. (243)
전통 서양 의학은 암을 추적해 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대부분의 기술도 전반적인 육체의 건강과 균형을 촉진하는 쪽보다는 진단하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어요. (295)
제가 볼 때 많은 현대의 질병이 사실상 몸으로 표현된 정신적이고 영적인 병입니다. 마음과 영혼을 다루는 치유법은 단순히 신체만 다루는 접근법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거둘거예요. (296)
독서습관 741_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_아니타 무르자니_2018_샨티(230608)
■ 저자: 아니타 무르자니 Anita Moorjani
암과의 사투 끝에 죽음의 문턱을 넘어갔다 돌아온 인도인 여성이다.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뒤 줄곧 홍콩에서 살았다. 2002년 4월, 임파선암이 발견된 뒤 4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 2006년 2월 2일, 악성세포가 차지한 그의 몸은 마침내 기능을 멈추었고, 그때 그는 임사 체험 상태로 들어간다. 30시간 동안의 임사 체험을 통해 그가 가지고 있던 삶에 대한, 존재에 대한, 우주에 대한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암을 만든 건 바로 두려움과 자기 사랑의 부족이 합쳐진 결과였음을 알게 될 뿐 아니라 삶의 두려움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도 알게 된다. 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정한 장엄함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왜 우리가 사랑일 수밖에 없는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등을 깨닫는다. 그 경험 후 아니타의 몸은 씻은 듯이 나았고, 임사 체험의 경이로움과 그것을 통해 깨닫게 된 통찰을 이 책에 담았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 홍콩에서 살면서, 전 세계에서 열리는 여러 회의와 모임에 초대받아 임사 체험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나누고 있다. 또 홍콩대학교 행동과학부에서 열리는 불치병 받아들이기, 죽음에 직면하기, 영성의 심리학 등을 주제로 한 강연에 단골 강사로 초대받아 사람들에게 영감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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