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늦은 오후 서울로 향하는 버스 내에서 막냇동생에게 전화를 받았다. 매제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디까지 알려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부모님께는 알려드렸고, 언니와 오빠들에게도 알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한다.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잠시 생각해 보자고 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봤다. 회사에서의 기준도 찾아봤다. 빙부, 빙모상까지 허용하고 있다. 결혼을 통해 인간관계가 형성된 확대가족의 경우는 어떻게 할까 가 문제다. 결혼으로 맺어진 남편이나 아내의 직계 가족으로 부모까지는 통상 조의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조부모로 한 세대를 더 올라가면 상황은 좀 다르다. 사람마다 개인의 경조사 기준에 따르는 게 맞겠다.
직업 상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경우는 경조사의 범위가 넓게 가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과거와 달리 공동체의 개념이 희석되고 있다. 일종의 상부상조 형식인 조의금이나 축의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축하하고 위로하는 것이 일종의 자신의 신분의 과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다. 하지만 일인 가구나 이인 가구가 급증하는 각자도생의 시기에 경조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간소한 결혼식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알뜰하게 신혼을 시작하는 커플이 소개된다. 부부의 연을 맺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화려한 결혼식을 보여주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반면에 가족을 잃은 슬픔에는 많은 위로가 필요하다. 그러기에 직접 방문하든 유선이든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 행동은 중요하다. 조의금은 일종의 품앗이다. 돈이 오가지는 않더라도 위로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인구구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자녀들이 결혼해서 가정을 형성하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 자녀를 한 명만 기르겠다는 부부 등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형제자매가 없이 홀로 자란 세대가 증가하게 된다. 이들이 결혼할 시기에는 한 쌍의 부부를 양가 두 쌍의 부모가 바라본다. 혹은 조부모까지도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부부에게는 한 건의 결혼식 후에 두 건 이상의 장례식을 치러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결혼식장은 감소하고, 장례식장은 늘어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노령층 진입으로 노인인구는 급증하지만 젊은 층의 인구감소는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생각되던 우리의 관습도 점차 변해야 한다. 경조사도 포함된다. 동생의 전화로 시작된 경조사에 대한 단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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