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저자 박종훈이 설명하는 경제 관련 기사를 들었다. 경제의 흐름을 쉽게 설명하면서도 핵심을 잘 잡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의 책 <자이언트 임팩트>가 회사 인트라넷에서 요약되어 소개된 것을 봤다. 인플레이션, 금리, 전쟁, 에너지라는 네 개의 화두를 던지고 저자의 생각을 담은 책이었다. 바로 도서관 대출을 이용해 봤다.
저자가 관련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주제별로 내용을 쉽게 썼다. 그래서 한 번 손에 잡으면 술술 읽힌다. 특히 언론을 통해 저자의 취향을 아는 독자들에게는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세계화,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효율성보다는 자국 우선주의가 경제대국들을 중심으로 앞서는 시대에 우리나라가 대응해야 할 방향과 개개인이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좋은 지침이 되는 책이다.
1부. 인플레이션
당시 영국은 자국 식민지의 공업화를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그래서 식민지 국가에는 가급적 제조업 설비를 두지 않고 농업 국가로 남도록 유도했습니다. 노예노동을 통한 플랜테이션 농장과 삼각무역(양자 간 무역에 제3자를 개입시켜 불균형을 상쇄하는 무역 방법)이 영국의 대표적인 세계화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영국은 20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대영제국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이 주도했던 세계화는 1914년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이 승리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제1차 세계대전으로 촉발된 세계 질서의 변화 때문에 식민지에 대한 통제력을 상당 부분 잃어버리고, 영국이 통제해 왔던 글로벌 공급망에도 심각한 균열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40)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영국이 어떻게 식민지 국가를 대우했는지 잘 볼 수 있다.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식민지 국가들은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도도한 문명의 흐름은 전쟁을 통해 식민지의 독립이라는 환경을 만들었다. 영국의 주도권은 급격히 사라졌다. 오늘의 영국은 점차 쇠퇴해 가는 변방의 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시나리오 1로 진행되는 경우, 인간의 심리상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산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전천후 포트폴리오를 미리 설계해 두고 준칙에 따라 투자를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제가 전작인 <부의 시그널>에서 소개했던 레이 달리오의 사계절 포트폴리오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89)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태로 투자를 해야 한다. 저자는 레이 달리오의 사계절 포트폴리오와 같이 어떤 환경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부의 시그널>을 참고해서 나의 포트폴리오를 사계절형으로 변경하고 마음편하게 경제의 변화를 받아들여야겠다.
2부. 금리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대표적인 후행지표입니다. 경기 침체가 소득과 고용에 영향을 미쳐 가계의 대출 여력까지 낮추기 때문에, 경기 침체가 완전히 끝난 뒤에도 한동안 부동산 가격이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의 경우에는 증시가 확실하게 반등한 이후에 투자를 고민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153)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국내의 부동산 가격이 과도한 상승을 멈추고 하락세에 있다. 은행의 대출을 이용해 부동산을 구매하고 전세로 빌려라고 부추기는 대한민국이다. 국민들이 가용할 수 있는 돈의 범위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지 빚을 내도록 권고하는 정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 세대들이 부동산으로 인해 절망하고 결혼과 출산을 뒤로 미루는 사회다. 결국 정해진 미래에 국가에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부동산은 후행지표로 증시가 충분히 반등한 후에 투자를 고민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저자의 의견이 중요하다. 지금도 건설사가 소유한 언론들은 부동산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사를 뿌리고 있다. 누구를 위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금 가격이 오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데, 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면 달러 패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 연준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던 2020년에는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정부 대신 앞장서서 선물 증거금을 단기간에 네 차례나 인상했습니다. 사실 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는 금 가격 상승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왔습니다. (186)
미국이 금 가격을 달러 패권과 연계해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금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정 부분 가져가라고 하지만 한계점도 있는 것이다. 미국의 달러 패권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라는 부분이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대체할 수 있는 화폐가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이 과거 영국과 같이 특정한 환경으로 인해 패권을 잃어버리는 순간 달러와 금의 패권 다툼은 금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3부. 전쟁
이 같은 중국의 WTO 가입에는 미국의 테크 기업들과 월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는데, 당시 클린턴을 후원했던 테크 기업들은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중국 시장 진출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당장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눈앞의 수익만 극대화하는 데 급급했던 미국 테크 기업과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갈망했던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213)
미국은 과거에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성장하는 일본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장기 불황으로 몰라갔다. 러시아도 후퇴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지지한 WTO 가입 이후 급성장을 계속하고 급기야 미국의 GDP를 능가할 날이 멀지 않았다. 경제규모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및 국방력 측면에서도 미국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미국은 커다란 위협으로 생각하기에 2018년 트럼프 행정부부터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국 시장을 노렸지만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현재의 거대한 중국을 만들었다.
만일 이렇게 급변하는 국제 정세의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어렵다면, 포트폴리오를 잘 짜서 대응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원화 표시 자산에만 머무르지 말고 전 세계를 무대로 철저히 분산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이전에 출간했던 책들에서 누누이 강조해 온 것처럼 달러를 위시해 외화 표시 자산을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렇게 잘 짜인 포트폴리오는 패권 전쟁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270)
4부. 에너지
특히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는 조만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인재가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된 이상 우리나라는 노동 자원 부족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333)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글로벌 트렌드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화석연료나 원자력에만 의존하기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요구를 부응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할 리스크가 있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그에 맞춰 점진적으로 국가의 자원을 준비해야 한다. 정치에 경제가 휘둘리면 안 된다.
특히 인구 구성이 기형적으로 가분수가 되어가고 있다. 노동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측되는 미래다. 경제규모의 감소도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 자원 부족을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방안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다. 인구 시계는 단시간에 변하지 않는다. 변하기도 어렵지만 쉽게 예측할 수 있기에 준비를 할 수 있다. 면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지방 소멸과 수도권 집중은 가속화될 것이다. 내수기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독서습관690_자이언트 임팩트_박종훈_2022_웅진지식하우스(230205)
■ 저자: 박종훈
지난 25년간 국내외의 굵직한 경제 이슈와 경제사의 현장 속에서 함께 뛰어온, 경제학 박사 출신의 대한민국 대표 경제전문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 동대학원 경제학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지냈다. 한국은행에 입행했다가 1998년 KBS에 입사하여 대표적인 경제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립과 함께 긴박하게 진행됐던 외환위기 극복 과정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요 경제 이슈들을 담당해 왔다.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제 금융 관련 탐사 보도와 기획 보도를 통해 2007년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올해의 보도기자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기자협회 등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다. 현재 KBS1TV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과 KBS2TV <해 볼만한 아침>에 출연 중이며, 2018~2019년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를 통해 보다 쉽고 재미있는 경제 지식을 전달했다. 특히 최근 구독자 30만 명을 돌파한 KBS 공식 유튜브 <박종훈의 경제한방> 채널을 통해 깊이 있는 통찰과 분석으로 대중이 가장 신뢰하는 경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했다.
대표 저서로 '부의 3부작'이라 불리는 <부의 시그널>, <부의 골든타임>, <2020 부의 지각변동>이 있으며, 그 외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등과 이코노미스트 홍춘욱과 공저한 <밀레니얼 이코노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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