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매제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중에 하나로 기록될 순간이었다. 2008년 초겨울에 결혼한 이후 꼭 10년만에 득남한 것이다. 그 동안 아이를 갖기 위해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그 녀석이 이제서야 세상에 등장했다.
매제는 얼마나 기쁜지 태어난 아이의 작은 몸짓에도 감탄하는 모습을 카톡으로 공유한다. 아주 작은 생명이 가족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었다.
제왕절개로 태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산모와 아이가 모두 건강하다고 하니 다행이다.
태어나자마자 얼굴 형태가 제법 드러나는 모습이 귀엽다.
이 감격을 <탄생>이란 시로 마무리한다.
흰 눈의 원무를 거느리고
하늘로부터 내려올 때
지상엔 기쁨으로 충만케 하소서.
어느 응달, 어느 그늘에도
간직하여 받들고 온
풍요한 생명의 빛이 스미게.
한 아비의, 한 어미의
아들이면서
우리를 지탱하여 키워 온
山, 흙덩이마다의
바다, 물방울마다의
또한 아들이게.
탄생의 기쁨은
그 할머니, 그 어미에게만이 아니라
이렇게 눈을 맞고 있는
모든 사람의 머리에까지
와서 닿게 하소서.
(문효치·시인,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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