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녕 엔젤식스플러스 대표가 '기술혁신을 위한 기업문화'라는 제목으로 회사에서 강의를 했다. LG화학기술연구소에서 38년을 일하면서 체득했던 경험과 생각을 나눴다. 이미 알려진 이론에 대한 이론을 포함해서 강의 요지는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탑다운의 조직운영이 필요하다. 그래서 리더는 양손잡이가 돼야 하며 부지런해야 한다. 아래는 그의 강의 내용을 요약했다.
씨름에는 100가지가 넘는 기술이 있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이 들배지기다. 기업에서 들배지기 기술과 같은 것이 R&D 기술력이다. 우리는 효율 중심의 문화로 승부를 걸어왔는데 더 이상 아니다. 중국이 우리 대부분의 산업을 넘보고 있다. 이제는 남들이 못하는 것, 안 하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Fast Follower 전략으로 일등 했던 기업이 효율 중심의 문화에 취해서 나를 따르라는 멘털로는 세상을 바꾸는 문화로 나아가기 어렵다. 효율만의 조직문화로는 불가능하고 모든 구성원의 집단지성을 이용하기 위해 자율과 창의를 이끌어내는 문화가 필요하다. 자기가 가진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가 있는 조직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가 의문이다.
창의적인 교육을 못 받아 인재가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조직문화는 탑다운으로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바뀌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데 나의 행동과 태도가 적절한지 리더들이 돌이켜보는 계기가 된다면 이 강의가 성공한 것이라 본다.
LG화학기술연구원에서만 38년 2개월을 일했다. 이 시대에 제조업 연구개발 분야에서 나가야 할 조직문화 방향에 대해서 고민했다는 것을 공유하고자 한다.
Catch-up Strategy에서 Hyper-Competition으로 산업 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가 되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사례를 보면 하지 않는 산업이 거의 없다. 과거 도시바, 파나소닉과 같은 전기전자 산업이 배터리를 제조했으나 LG화학과 같은 회사가 배터리를 제조하게 되었다. 그래서 경직된 조직은 살아남기 어렵다. Agile 한 조직이 돼야 한다.
여종기 전 사장이 구본무 회장과 협의한 사례다. 리튬이온 전지가 자동차에 쓰이기에는 안전성, 에너지 밀도 등에서 어렵다고 일본은 생각했다. LG화학은 2004년부터 도전을 시작했다. 여종기 사장이 하던 것을 2005년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2009년에 대량생산에 첫 성공했다. 하이브리드용이었고 2011년에 1차 전기차용 상용화했다. 300마일(500km) 이상 가는 것은 3세대 순수 전기차용 전지로 '23년 상업화 예정이다. 배터리를 더 넣는 것이지 혁신적인 기술발전은 아니다. 결국 새로운 신산업은 최고경영자가 밀어줘야 성공 가능하다.
Flexible Battery나 'ㅏㅑㄷㅁ'형 배터리 등 혁신적인 배터리들은 젊은 연구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리더는 밀어줬다. 애플이 1조 공장을 지어줘서 공급했다.
Edger H. Schein, '외부 적응과 내부 통합의 문제를 해결하며 조직 내에 축적되고 공유된 학습'
Gary Hamel의 2009년 책 <경영의 미래>에서 제시한 혁신의 단계는 운영혁식 > 제품 혁신 > 전략혁신 > 경영혁신이다.
연구원들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97년 Financial Times를 인용한 '연구원들의 6가지 특징'이란 신문보도 내용이다.
1. 자율적 분위기를 좋아하고 관리자 감독을 싫어한다.
2. 고도의 기술개발 활동에서 자아를 성취한다.
3 자신의 성과가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뒤처진다고 느낄 때 좌절한다.
4. 회사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연구원 집단의 원칙과 윤리의식에 더 충실하다.
5. 조직의 목표에 열광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대로 방향이 잡혔다고 생각하면 무섭게 집중한다.
6. 독립심은 강하지만 지나친 경쟁 분위기는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런 특성을 가진 연구원들이 활용해서 조직의 성과를 내야 한다. 자율과 창의의 문화를 조성, 연구 몰입의 환경 조성, 최신 관심 기술 연구 장려, 원칙 중심의 조직 운영, 설득과 새로운 기회의 제공 등의 조직문화의 방향을 설정했다.
우리나라는 학벌로 평생 우려먹으려 하는 경향이 있고 그런 착각을 한다. 회사에 입사하면 학력은 리셋된다. 그다음은 성과로 평가받는다.
협업의 문화 조성을 위해서 ASK, Tech Fair 등의 이벤트를 실시했다. 협업에 어떤 부하직원이 기여하고 있는지 상사가 파악하고 평가를 해야지 협업이 장려된다. 상사가 부지런하게 부하직원의 협업활동을 파악해야 한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잘 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결과 중심이지 성과중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더는 무엇을 갖출 것인가? 아래 네 가지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 조직에서 인정받는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다.
1. 일에 대한 열정
2. 실력-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3. 끊임없는 자기 혁신의 노력이 필요
4. 다른 사람의 실력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
좋은 리더의 일반적인 리더의 조건인 실력, 충성심, 추진력 외에 필수조건 '정신적/물질적으로 밑질 줄 아는 마음'을 가진다.
좋은 학교를 가는 게 성공을 보장하냐? 서울대에서 좋은 학점으로 졸업한 학생에 조직에서 반드시 성공하느냐? 아니라는 것이다. 왜일까.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바로 정신적/물질적으로 밑질 줄 아는 마음이 없이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이런 마음이 갖춰지고 일반적인 리더의 소양을 갖췄을 때 성공한다.
추진력 있는 리더란 무엇일까. 일반적인 인식은 안 되는 일을 상황에 관계없이 밀어붙이고, 공포감을 조성해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리더다. 하지만 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 합리적이고 부드러운 일처리로도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목표에 대한 집요함이 있는 사람. 동기부여를 통해 자발적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 추진력 있는 리더다.
결국, Great Leader란 정신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통해 양쪽 극단을 오갈 수 있는 사람. 외향적-내향적, 이성적-감성적, 보수적-진보적, 엄격-관용. 단기적-장기적. 즉, Ambidextrous Leader, 양손잡이형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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