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의 추천으로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을 봤다. 2018년 10월 '타다'라는 새로운 운송서비스가 출시되었고 이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언론에 등장했던 때가 기억난다. 직접 사용해본 적은 없고 구체적인 갈등의 쟁점을 모르는 상태였지만 외국의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것이 대세인데 우리나라만 반대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 2020년 3월 국회의원들은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타다 베이지' 서비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영화를 보며 '타다금지법'이 생기기 전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스타트업은 얼마나 고통을 겪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박재욱을 비롯한 직원들의 기쁨과 절망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에게 절망감을 느낀 것은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당리당략에 따라 졸속으로 법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국토부에 질의를 통해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수개월의 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몇 개월에 걸쳐 고객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으로 급성장했다. 우리 사회에 택시라는 정체되어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해 근시안적으로 법을 통과시켰다. 찬반 의견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통해 국가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결론을 얻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 심지어 스타트업은 법원 판결에서 자신들이 이겼다는 데 기뻐했는데 국회에서 예상치 못한 법이 통과되면서 기업 자체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재욱과 그의 동료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며 한편으로는 '타다금지법'을 졸속으로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에게 분노를 느낀다.
현재의 택시 운송 비즈니스에 승차거부, 단거리 거부 등 문제점이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구현이다. 법적으로 규제를 만들어서 대응하려는 파지티브 규제보다는 혁신을 먼저 하고 따라가는 네거티브 규제로 가야하는 이유다. 혁신가들에게 자유를 줄 필요가 있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살리려는 국회의원들의 노력과 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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