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의 작품 세계에 관심이 갔다. 그의 다른 소설도 더 읽어보고 싶어 <파우스터>와 <고스트라이터즈>를 대출했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인기가 많아 예약을 해두었다.
<파우스터>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구상한 소설이라고 한다. <파우스트>를 읽어본 사람에게는 메피스토와 파우스트, 파우스터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직 <파우스트>를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괴테의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을 들 것이다.
작가는 메피스토와 파우스트의 관계에 ‘파우스터’라는 대상을 새롭게 추가했다. 메피스토는 돈 많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회춘 비즈니스를 만든다. 이 노인들은 파우스트가 되고 그들이 선택한 대상은 파우스터가 된다. 파우스트는 자신이 고른 파우스터를 성장시키며 경쟁한다. 소설이 기존의 소설을 모티브로 상상력을 가미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는 프로야구 투수인 박준석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왔다고 자부하고 있는 준석이다. 갑작스런 교통사고와 병원에서 경과의 만남이 그의 삶을 뒤흔든다. 자신의 현재의 모습이 나의 노력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개입으로 조작되었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 마리오네트와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파헤친다. 그리고 준석이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정체를 파악해 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돈과 권력을 가졌지만 노인이 되어 타인의 삶을 통해 간접적인 젊음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관계를 교묘히 이용하는 악마 같은 메피스토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살인도 불사한다. 파우스트간의 경쟁도 등장한다. 파우스트라 생각했지만 결국은 자신도 누군가의 파우스터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자존감은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다. 태근의 모습이다.
소설이지만 때로는 파우스트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성장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사회, 부모와 지인의 부와 권력이 자신의 부와 권력과 무관하지 않은 사회, 금수저와 흙수저를 가르며 빈익빈 부익부를 조장하는 사회, 일반 국민을 개와 돼지로 생각하는 위정자들이 있는 사회, 자신의 노력으로 현실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좌절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사회, 바로 대한민국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 저자: 김호연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를 집필했으며, 영화 <이중간첩>(2003), <태양을 쏴라>(2015)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2017)의 기획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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