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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577]슬기로운 좌파생활_자본주의 시대 좌파의 필요성과 세상을 보는 관점의 확장

by bandiburi 2022. 6. 6.

우석훈의 책 <슬기로운 좌파 생활>은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와 함께 읽었다. 저자인 우석훈 씨는 나꼼수라는 프로그램에서 선대인 씨와 함께 나와 얘기하는 것을 들으며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좌파'라는 용어는 드러내서 사용하지 않는데 책 제목으로 사용된 것이 흥미로웠다. 보수에서 '종북 좌파'를 운운하며 소위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을 비판할 때 붙이는 용어로 익숙하다. 그런데 저자는 자신을 좌파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다. 정치적인 성향과 의도는 제외하고 '좌파'란 무엇인고 왜 자신은 좌파인지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영화나 드라마를 인용해서 설명한다. 

이 책은 우석훈이라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고 왜 좌파라고 하며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잘 보여준다. 부와 권력을 추구할 수도 있는 위치였지만 과감히 내려놓고 50대 중반의 나이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생을 키우고 평범한 중녕의 삶을 살고 있다. 뉴스만 틀면 나오는 국민의 힘과 민주당의 서로 흠집 내기식 발언, 새롭게 대통령이 된 윤석렬과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과거 전두환을 생각나게 할 정도의 요점 없는 기사들로 넘쳐난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연이어 치르며 언론과 인터넷, SNS에서 넘쳐났던 말과 표현들에 압도된 상태에서 <슬기로운 좌파 생활>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줬다. 



첫째, '좌파'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용어가 진보와 보수다 하지만 보수우파에 대응하는 용어는 진보가 아니라 좌파가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좌파라는 말은 금기시되고 탄압받는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보수와 극우로 치닫고 있다고 한다. 자본주의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좌파가 있어야 하고 좌파적 견해가 정치적으로 실현되야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좌파는 희귀종이다. 

둘째, 평소에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게 한다. 
박근혜 탄핵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장관과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한 우석훈의 비판은 처음 듣는 이야기면서 한심했다. 당을 떠나서 접대 잘하는 사람이 기관장이 되는 시대였다. 보수당이 집권당이 되었는데 시작을 보면 더욱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한 세습 자본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젊은 층이 점점 보수화된다는 지적은 의외였다. 

좌파의 건전한 비판이 필요한 이유다. 배리나가 캐나다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는 우리의 사고의 틀을 깼다. 친구에게 '예쁘다'라고 하는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용어라는 점을 우리는 교육에서도 가르치지 않고 일상에서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스위스에서 경험했던 장 지글러와의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장 지글러가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책을 쓰고 소송에 졌지만 여전히 책을 쓰며 사는 모습이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이자 지향점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저자의 삶에 대한 공감이다.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삶을 살아라'다. 그러기 위해 여행이나 체험, 그리고 독서를 통한 시공간을 뛰어넘는 여행도 많이 권한다. 삶에서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우석훈 씨는 참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 배우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취미생활, 프랑스 유학에서 겪은 에피소드,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정치권과 언론계에 관계했던 사람들, 그가 지은 수십 권의 책들 그리고 결혼과 양육에 대한 경험 등이 이 책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은 우리의 사고를 넓히고 통찰력을 준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참 좋은 책이다. 이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최소한 중학교 2학년부터 몇 년에 걸쳐서 다지고 다져져서 만들어진 완성형 여혐으로 20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그렇게 된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그 원인은 교육 구조와 노동 시장 관리에 실패한 한국 자본주의에 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그 문제를 여자 교사와 엄마에게 찾고, 여성가족부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15~16) 그의 소설 <피그말리온>은 세계적으로 대흥행한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1964년)의 원작이다. 이 영화의 오디션에서 오드리 헵번과 줄리 앤드류스가 맞붙었다. 결국 헵번이 배역을 따갔고, 절치부심한 앤드류스는 뮤지컬 <메리 포핀스>(1964년)의 주연이 되었다. 그 성공에 힘입어 다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1965년)의 주인공이 되고, 영원히 잊히지 않는 배우로 남는다. (22)

진보는 적당한 경제 성장률 속에서는 이념으로 잘 작동하겠지만, 성장률이 내려가면서 한국 사회는 성과는 나지 않으면서 점점 경쟁만 많아지는 형태로 갈 것이다. 그래서 20대는 전 세대보다 가난하지만 더욱 보수적으로, 지금 10대는 그보다 더 가난하지만 더더욱 보수로 갈 확률이 높다. 그리고 수많은 보통의 남자들은 여자들만 욕하면서 젠더라는 창구가 열어낸 극우파의 길로 갈 것이다. 퇴행적이지만, 그걸 퇴행적이라고 말하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시대가 앞으로 10년간 펼쳐질 것이다. (39)

한국의 운동권에서 학벌 안 따지고, 나이 안 따지는 사람은 노회찬과 그의 동료들밖에 못 봤다. 그 사람들과는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었고, 평생을 그렇게 친구로 살았다. 노회찬이 경기고 출신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었다. 뭔 진보라는 사람들이 대학교를 그렇게 따지는지, 정말 확 질려버렸다. (45)

원래 '불온'이라는 용어는 3.1운동 등 일제의 통치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이들을 지칭하기 위해서 조선총독부에서 주로 썼던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일제가 한국을 통치하기 위해서 쓰던 장치들이 이승만을 거쳐 군사 정권에서도 그대로 통치수법으로 쓰인 것들이 많다. (55)

이후 '문체반정'이라고 불리는 대대적 사상 억압이 시작된다. 정확히는 스타일 억압이다. 폭군인 연산군을 내린 사건은 중종반정이고, 광해군은 인조반정에 의해서 내려간다. 이 정도 사건 때 쓰는 용어가 '반정'이다. 문체반정은 서학이 들어 올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전통적인 책을 보지 않고 문체, 즉 스타일이 너무 경박해졌는데, 이걸 다시 고풍스러운 스타일로 되돌리겠다는 정조의 책 길들이기 같은 것이다. (58)

프랑스가 아주 강했던 시기는 보수가 강경했던 시기가 아니었다. 보수가 충분한 관용을 갖고 있던 시기였다. (82)

좌파는 자본주의와 싸우는 것이지, 사람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과 싸우다 보니 사람이 영웅이 되고, 신성시되고, 결국 왜 싸움을 시작했는지 잊은 것 같다. (85)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로 세 가지 색깔이 상징으로 쓰였다. 파란색은 자유, 하얀색은 평등, 그리고 붉은색은 박애를 상징했다. 이 세 가지 색깔로 이루어진 삼색기가 프랑스 국가기 되었다. 이후 나폴레옹 3세가 집권하면서 프랑스에는 엄청난 위기가 찾아왔다. 1871년 프랑스는 프로이센에 전쟁을 선포했지만, 오히려 프로이센에게 역공을 당했다. 프랑스 정부는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맺었는데, 이에 반발한 파리 시민들이 봉기했다. 이 사건을 '파리 코뮌'이라고 부른다. 이때 사용된 상징 색깔이 붉은색이었다고 한다. (86)

조지 클루니가 제작한 영화 <굿 나잇 앤 굿럭>(2005년)은 CBS의 간판 시사방송이 매카시 열풍이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몰아세웠는지를 잘 보여준다. (87)

가끔 내 앞에 있었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박현채가 있었고, 정운영이 있었다. 경제학자로서 대중에게 글로 다가갔던 사람들이다.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분들의 삶은 크게 꽃 피워보지 못했던 것 같다. 시대가 어려워서였을까. 두 사람 모두 삶이 고통스러웠다. 두 사람 다 말년에 대학교수가 되었다. 교수가 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아니면 그 전의 고통스러운 삶이 너무 힘들었는지, 두 양반 모두 임용된 뒤 그렇게 오래 살지는 못했다. 박현채, 1989년 조선대학교 임용, 1995년 뇌졸중으로 사망. 정운영, 1999년 경기대학교 임용, 2005년 신장 질환으로 사망. (99)

자본주의는 영국에서 생겨났는데, 한국에서 아주 스트레스 받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아니, 퇴화라고 하는 게 맞을까? 대통령을 네 명이나 배출한 프랑스의 고등교육 기관 중 하나인 에나 ENA, 국립 행정학교는 대통령의 공약에 의해 결국 문을 닫았다. 매우 특별한 고등교육이 갖고 있는 특권을 줄이는 게 자본주의가 진화해서 가는 방향인데, 우리는 점점 어렸을 때부터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그리고 교육이 분리되는 나이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진다. 초등학교 3학년이면 너무 늦었다는 얘기, 이런 얘기를 서로 이상하지 않게 부모들이 나누는 나라, 많이 이상하다. (120)

자본주의가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보일 때에는 부모에게 따로 자산을 물려받지 않아도 한 세상 살아가는 데 별 문제가 없거나 혹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느낄 때다. (149~150)

한국 진보의 태생이 그렇다 보니 자본주의에는 관심 없고 맨날 사법개혁을 한다고 그런다. 오죽하면 변호사와 검사, 판사들끼리 맨날 치고받다가 결국에는 그 안에서 검사가 유력 대선 후보 1위가 되었겠는가? 오래된 얘기라서 별로 쓰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마르크스는 <경제학 비판>이라는 책 서문에서 토대와 상부구조를 얘기했다. 법률과 정치를 딱 짚어서 이게 '상부구조'라고 말했다. 한국의 진보에게 이제 개혁이란 상부구조에 집중된 것이며, 이 밑에 있는 토대 혹은 하부구조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다. 사람들의 일상적 삶과 관련된 것을 묶어서 '민생'이라고 부른다. 자본주의 문제는 어느덧 한국 진보에게는 "그건 민생이지요"라는 좁은 단어에 갇혔다. (166)

20세기 정신문명의 절반은 좌파가 만들었다. 우리는 그 절반의 전통을 '옛날 것'이라고 내던져버렸거나, 그들도 진보라고 우긴다. 많은 곳에서 청소년 필독도서를 정하는데, 그중 절반은 좌파 전통이나 좌파적 문제의식 속에서 나온 책이다. 많은 청소년 추천 도서 목록에서 좀처럼 빠지지 않는 책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책 100권에 들어가 있다. 지금 레닌을 배우기 위해 읽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게 지나온 역사이고, 인류 문명의 중요한 전환점이었기 때문에 사회주의가 사실사 문을 닫은 지금도 읽는 것이다. (168)



정부의 농업 정책을 보면서 좌파 청년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근본적 좌파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노조가 아니라 가톨릭 농민회였다. 흔히 '카농'이라고 불렸던 곳, 사제였다가 한국 농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된 강기갑이 카농 출신이다. (174~175)

한국 자본주의의 약점은 너무 단기적 이익에만 몰두하다 보니 시스템의 재생산은 물론이고 그것을 움직이는 경제 주체의 재생산에 실패했다. 이런 경제 시스템에서는 재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195)

청년 좌파가 실종될수록 한국 자본주의는 견제할 사람이 없는 점점 이상한 곳이 되어간다. 메탈의 시대가 힙합의 시대로 바뀌어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아무 문제없지만, 좌파는 대체할 것이 없다. 좌파가 은밀하게 혹은 수줍게만 존재하고,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자본주의는 교정 능력을 잃게 되고,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강화적인 아주 이상한 모습으로 퇴행하게 된다. 토건 강화에 의한 아파트 열풍, 수도권과 지방의 분리, 분식회계를 하고도 회사가 멀쩡하고 당사자는 모범수로 출소하는 나라, 한국 자본주의의 퇴행의 대표적 모습이다. (197~198)

한국에 살며 이런 삶을 비슷하게 사는 사람을 딱 한 명 보았다. 사회적 기업 '점프'는 저소득 계층 자녀의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하는 회사다. 대학생과 학생들을 연결시키는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꽤 유명하다. 이 회사의 대표 이의헌은 하버드 케네디스쿨 출신이다. 좋은 일을 하는 건 알겠는데, 그가 어떻게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일주일에 이틀은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며 가정 경제를 꾸려나간다고 했다. (201~202)

최근 용어로는 이런 사람들을 '프레카리아트'라고 부른다. '불안정하다'는 의미의 precarious와 재산이 없는 '무산자'인 프롤레타리아의 합성어다. 저소득으로 인해 삶이 불안한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혹은 플랫폼 노동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생산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경제적으로 이 범주에 들어간다. 가슴 아픈 일이다. 좋아서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게 바로 문제의 출발점이다. 좋아서 한다고 해서 춥고 배고프고 고통스러워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면 국가라는 존재는 왜 필요한가? (237)

뮤지컬 영화 <메리 포핀스>에 나오는 아빠의 이름은 '뱅크스'다. 그가 돈만 사랑하는 은행가에서 자녀를 사랑하는 온화한 아빠의 본성으로 들어오는 것이 클라이맥스다. (240)

공연을 앞둔 연극인과 연주자, 전시회 날짜가 잡힌 화가, 새 책의 출간을 앞둔 소설가... 모두 자신들의 작품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서문에서 이것을 '위험한 도약'이라고 불렀다. 상품을 생산해서 세상에 내보낼 때 그것이 소비자로부터 구매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만들고 시장에 내보낸다는 의미다. (241)

운명의 장난인가? 아주 보수적인 크리스천 디오르의 눈에 띈 젊은 디자이너가 바로 이브 생 로랑이었다. 디오르가 52세의 나이에 급작스럽게 사망했을 때, 그를 계승한 인물이 바로 21세의 이브 생 로랑이었다. 로랑은 여성 인권을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했고, 미니스커트를 비롯해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슈트에서 트렌치코트까지, 활동성 좋은 옷을 여성에게 개방했다. 그래서인지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유독 많이 따라다녔다. (260)

배리나의 책에서 내가 충격 받은 에피소드는 따로 있다. 캐나다 시절에 친한 친구에게 "예쁘다"고 말했다가 그 친구는 자신을 판단했다며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여서 곤란한 상황에 빠진 에피소드는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270)



MB아 박근혜가 너무 싫어서 문재인을 열심히 돕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증오에 의해 세상을 사는 방식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세상을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한다.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다음 세상을 준비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누군가를 지지하고, 그에게 표를 보내는 것이 내가 태어난 이유는 아니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기 시작했다. (281)

그는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스위스 은행의 자금 세탁에 대해 책을 썼는데, 그로 인해 수많은 소송을 당했다. 그 소송에서 그는 졌고, 파산했다. 그리고 아내의 집에 살게 되었고, 교수 월급은 차압되었다. 그렇게 삶이 팍팍해져도 그는 계속해서 책을 썼고, 그중 하나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이다. 그의 계좌는 파산으로 막혀 있어서 책에서 나오는 인세는 노마 Noma라는 질병에 걸린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상티넬이라는 아동 지원 기관으로 간다. 노마는 기아로 인한 면역력 결핍으로 얼굴 피부가 괴사 하는 질환이다. 지글러가 세계에 알리면서 이제는 잘 알려진 질환이 되었다. (306)

나폴레옹을 너무 사랑했던 병사 니콜라 쇼뱅Nicholas Chauvin에서 유래한 단어 '쇼비니즘'은 여러 종류의 근원주의 혹은 지나친 환원주의에 응용되는 단어다. 나폴레옹 사후에 다시 왕정으로 복귀하려는 시도가 '보나파르티즘'이라는 복고풍 용어를 낳았고, 결국 병사 쇼뱅의 과도한 나폴레옹 사랑이 쇼비니즘이라는 단어로 풍자 연극의 대상이 되었다. (323)

메일쇼비니즘male chauvinism은 남성적 시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남성 근본주의로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여성들만의 특징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건 피메일 쇼비니즘 female chauvinism이라고 부른다. 지금 한국의 일부 남성들이 발언하는 '여성 특혜' 대한 주장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그건 '전도된 메일 쇼비니즘'이라고 부를 수 있다. (324)

정부 기관은 대체적으로 보수적이다. 특히 나이 많은 간부들은 더욱 그렇다. 그 속에서 뭔가 하려면 정말로 인선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은 정말 아니다"라고 말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떼로 몰려가 기관장을 하는 것을 보고 정이 떨어졌다. 줄 잘 서고 사람 접대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들이 이념과 상관없이 존재한다. (334)


독서습관577_슬기로운 좌파생활_우석훈_2022_오픈하우스(220604)


■ 저자: 우석훈

경제학자. 두 아이의 아빠
성격은 못됐고 말은 까칠하다.
늘 명랑하고 싶어 하지만 그마저도 잘 안 된다.
욕심과 의무감 대신 재미와 즐거움,
그리고 보람으로 살아가는 경제를 기다린다.
저서로 <88만원 세대> <당인리> <팬데믹 제2국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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