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스시장인: 지로의 꿈>이라는 영화를 봤다. 해안도시인 포항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회를 일부러 찾을 정도로 좋아하진 않는다. 물론 초밥을 먹으러 일식집을 찾지도 않는다.
하지만 초밥 장인 오노 지로가 정성을 들여 초밥을 만들고 손님에게 제공하는 모습을 보며 초밥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초밥은 바로 만든 것을 막어야 초밥과 간장이 어우러져 제맛이라고 한다. 군침도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맛을 만들기 위한 정성이다.
초밥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일련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오노 지로 씨가 손님 앞에서 초밥을 만들어 내놓기 위해서는 많은 직원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신선한 재료를 선별해서 구매하고, 재료마다 맛을 내기 위해 손질하고, 숙성시키고, 삶거나 살짝 굽고, 밥을 짓는 닝이다. 이 모든 것들이 초밥으로 만들기 위한 재료로 지로 씨 앞에 준비돼야 한다.
도제식으로 최소 10년은 수련을 해야 비로소 초밥 좀 만든다고 인정을 받는다니 정성과 시간이 보통이 아니다.
둘째, 초밥의 종류를 알게 된다.
오노 지로 씨는 정해진 종류만 사용한다. 참치, 장어, 전어, 보리새우, 학꽁치, 고등어, 성게알, 계란 등이다. 어떤 것은 익히지 않고 어떤 것은 익혀서 사용한다.
일반 식당이나 이마트 등에서 기성품처럼 만들어져 판매되는 초밥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볼 수가 없고 위생적으로도 의문이 들어 손이 가질 않는다. 아이들은 좋아해서 가끔 먹더라도 일식당이 선호된다.
유럽에서 초밥으로 성공한 켈리 최가 생각났다. 기성품으로 파는 초밥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대박을 터트린 장본인이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기초가 됐다고 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 더욱 즉석에서 만든 초밥이 왜 맛에서 우위에 있는지 알게 된다.
셋째, 오노 지로 씨는 일이 즐겁다.
영화에는 그의 두 아들이 등장한다. 큰아들은 아직도 아버지의 수제자로 오너가 아니다. 지로 씨는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미슐랭 가이드에 별 3개를 계속 받는 식당으로 인정받는 맛을 유지하고 있다.
60년 이상을 초밥만 만들고 있고 매일매일이 거의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삶이다. 하지만 여전히 연휴가 지루할 만큼 식당에서 일하기를 즐긴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그런 삶이라면 우리는 현재의 행복을 늘 누릴 수 있다.
나는 지금 하는 일에 행복한가라고 스스로 물어보면 아니오라는 대답이 바로 나온다. 아마도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주역에 똑똑한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당하지 못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오노 지로 씨는 진정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다.
블로그에 일상에서 얻은 생각을 정리하고 포스팅하는 일도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이 포스팅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지고 삶이 변할 수 있다면 나의 보람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다.
초밥 장인에 관한 위대한 여정이 끝부분에서는 환경이슈로 이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초밥 열풍이 불면서 해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어족 자원이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오노 지로 씨가 젊었을 때, 10년 정도 자란 참치는 어른이 두 팔로 감싸야할 정도로 컸는데 지금은 10년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이런 남획이 걱정된다고 한다.
맛있는 초밥을 먹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친환경적인 채식을 자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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