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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516]아들의 땅_인류의 종말 이후 그리고 인간이란

by bandiburi 2022. 1. 23.

<아들의 땅>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반야생 상태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비인간적인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장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로, 종말 이후 문명이 사라진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현존하는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카툰 아티스트 지피의 이 작품은 미국 등 여러 나라에 번역 출판되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 소개 중)

 

정약용 도서관 3층 스페인 이탈리아 소설 코너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찾다가 발견한 만화책이다. 왜 만화책이 있지? 어떤 내용이기에 이탈리아 카투니스트의 작품이 이곳에 있을까? 성인을 위한 심오한 의미를 담은 만화가 아닐까?라는 호기심에 대출했다. 일요일 정오 무렵 아내와 커피를 마시고 조금씩 읽어봤다. 읽었다기보다는 만화를 봤다. 

 

"종말을 맞게 된 원인과 이유는 역사책들 속에 전부 기록될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종말 이후 그 어떤 책도 쓰이지 않았다."라는 선언으로 책은 시작된다. 작가는 왜 이런 선언을 했을까 의문을 가지며 만화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종말이 온 인류의 삶은 다시 문명 이전 단계로 돌아간다.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의심하고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 아버지는 두 아들을 생존할 수 있도록 키우기 위해 글도 가르치지 않고 눈물과 사랑과 같은 단어와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그는 혼자 자신의 기록을 책으로 남긴다. 

 

아버지가 죽고 두 아들은 아버지의 일기장을 보지만 글을 몰라 읽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마녀라고 불리는 여인을 찾아가지만 그녀는 신도들이라는 그룹에 납치되고 만다. 그리고 로렌초와 마테오라는 머리가 큰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한 여인을 노예로 삼고 돼지보다 못한 음식과 환경을 제공한다. 종말 이후 인류의 가치는 젖과 고기를 제공하는 돼지보다 낮아진다. 이들은 글을 읽어주지만 조금만 알려준다. 이에 큰아들인 노예 여인을 통해 로렌초와 마테오의 정체를 의심하게 되고 두 아들은 이들을 살해하고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선다. 

 

 

종말 이전의 삶을 전혀 모르는 두 아들과 노예 여인은 신도들이라는 사람들에게 잡힌다. '사형집행인'이 아버지의 일기를 읽고 아들과 여인을 풀어준다. 사형집행인이 말한다. "골칫덩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널 사랑한다 하더라." 이곳에 마녀도 잡혀 있는 것을 보고 둘째 아들 리노가 아버지의 일기장과 그녀를 맞바꾼다. 아들은 사람에 대한 감정을 서서히 회복해간다. 두 아들과 노예였던 여인, 그리고 마녀라 불리는 여인이 신도들과 멀어지며 끝난다.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일까? 두 가지를 생각해본다. 

첫째, 인류의 종말이 와 물리적으로 서로를 해치는 시기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시 사람 간의 사랑이 회복된다. 그래서 종말을 가져올 수밖에 없던 환경을 극복하고 다시 인류 문명을 되찾는다. 

둘째, 수많은 우상이 세워지는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이 있다. 신도들이라는 사람들은 사이비다. 따르는 자와 반대하는 자가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 곁에 늘 있는 세상에서 인터넷은 수많은 우상을 만들어 낼 위험이 상존한다. 

만화지만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독서습관516_인류의 종말 이후 그리고 인간이란_아들의 땅_2018_북레시피(220123)

 

(출처: 위키피디아)

■ 저자: 지피 Gipi (잔 알폰조 파치노 Gian Alfonso pacinotti)

1963년 피사에서 태어나 현재 로마에서 살고 있다. 서른 살까지 출판과 광고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로 일하다가 1994년 이탈리아의 유명 정치 풍자 주간지 <쿠오레Cuore>에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단편집 <외부의 밤>으로 평단의 찬사를 받고 2004년 나폴리 만화 페스티벌에서 '미켈루치 최고 만화가 상', '2004 코믹스 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래픽과 서사에 타고난 재능이 입증되어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06년에는 <전쟁 이야기를 위한 노트>로 '르네 고시니 상'과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최고작품상-황금 야수상'을 수상하였다. 그밖에 단편영화와 독립영화를 제작한 뒤 2011년 영화제작사 판당고에서 기획한 <지구 상의 마지막 남자>를 감독해 6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가했으며, 2014년에는 이탈리아 최고의 문학상인 '스트레가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오래전부터 게임에 많은 흥미를 보여 2015년, 중세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카드게임 <야수들 Bruti>를 고안하고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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