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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509]잠중록 2권_동창 공주의 죽음과 세상의 공평성

by bandiburi 2022. 1. 12.

이서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황제 폐하가 동창 공주를 보물처럼 끔찍이 아끼셨기에 공주의 인생은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그 삶은 구멍이 숭숭 뚫린 상처투성이였다는 걸 그 누가 알겠느냐."(550)
금빛 방과 옥색 기둥 사이에 갇혀 있던 공주. 그 누구도 황폐하고 메마른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공주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부친은 더 많은 보물을 딸 앞에 쌓아주었다. 길거리에서 사 온 값싼 작은 도자기 개 하나가 오히려 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황제는 알지 못했다. (551)


<잠중록2>에서는 1권과 다른 새로운 사건이 등장한다. 1, 2권 모두 영어원제목인 비녀(Hairpin)가 살인 사건 관련 중요 증거물로 나온다. 1권은 황녀와 관련된 사건이었고, 2권은 황제의 딸인 공주와 관련된 서사다.

주인공인 황재하와 이서백, 주자진, 그리고 소왕들은 동일하게 등장하지만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은 1권에 없던 이름이다.  새로운 인물의 배경 역할이 소개되고 갈등이 부각되며 문제가 터져 나온다.

등장인물이 하는 이야기와 행동은 마지막에 황재하가 사건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논리의 근거로 사용된다. 대리사, 즉, 현재의 검찰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곳에서도 사건의 원인과 범죄자를 찾지 못한다. 하지만 황재하는 이서백의 도움을 받아 사소해 보이는 일을 꿰어 맞춰서 용의자를 골라내고 범인을 찾아낸다.

후반부에서 세 번째 공주가 피살되며 범인을 색출해 내기까지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독자로서 황재하가 어떻게 결론을 낼지 궁금해지며 깊이 몰입하게 된다. 이것이 <잠중록>의 매력이다.

사건이 종결되고 마지막에 황재하와 이서백이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세상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인용한 문장이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온몸으로 받는 공주의 위치에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는 제약이 있고 금은보화로 채울 수 없는 마음의 허전함이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소소한 장난감이 갖고 싶고, 금은보화가 아닌 사람과의 교류를 원했지만 황실에서 허용되지 않았다. 진정으로 원한 것을 갖지 못한 공주가 행복했을까. 이런 사실을 황제는 알았을까.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행복한가. 의식주면에서 과거와 달리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늘 쫓기듯이 더 많은 것을 쌓기 위해 살고 있다. 현재를 희생하며 미래에는 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소소한 행복은 지금 이 순간 가족간에 친구 간에 함께 하는 과정에 있는 것은 아닐까.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며 부러워하고 비관하는 것보다 행복할 이유를 찾는 편이 훨씬 나은 방향이다. 우리의 삶은 우리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공주가 아니어서, 재벌이 아니어서 아쉬워하지 말자. 그들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다. 우리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금은보화와 같은 물력이나 세상의 권력이 영원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만족은 일시적이지 않을까. 두서없이 생각을 적었는데 세상은 공평하다는 것이 <잠중록2>를 정리하며 드는 깨달음이며 이는 역사를 관통한다.


독서습관509_잠중록 2권_처처칭한_2019_아르테(220112)


■ 저자 : 처처칭한(Qinghan Cece)

(출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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