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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일이란 무엇인가_후배의 이직인사를 받으며(211001)

by bandiburi 2021. 10. 2.

출처 : Wikimedia Commons

10월의 첫날이면서 개천절 연휴를 앞둔 금요일 오후에 후배 K가 다음 주 수요일까지만 회사에 나온다며 인사하러 찾아왔습니다. 입사 4년 차지만 과장급 이상으로 일을 꼼꼼하게 잘하는 후배였기에 아쉬움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함께 커피를 마시며 상황을 듣고 나서는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K의 입장을 이해하며 잘 결정했다고 축하해 주었습니다.

K는 대전 출신으로 부모님이 대전에 계십니다. 아내도 대전 출신이고 현재는 세종에 살면서 충북 오창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입니다. K는 포항에서 근무하면서 주말마다 아내를 만나러 가고 있습니다. 사실 아내라고는 하지만 아직 정식 결혼식을 올리기 전입니다. 

가족과 아내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대전이나 청주 근처에 있는 직장을 구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충북 오창에 있는 배터리 업체인 L사에 지원해서 확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창에 아내와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어 매일 함께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그쪽에서도 현재와 같은 품질관리 업무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제품은 다르지만 품질관리 방법론 면에서는 동일하기에 잘할 거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앞으로의 일자리는 경력직에 대한 수시채용이 보편화될 것입니다. 후배 K와 같이 한 곳에서 배우며 경력을 쌓은 뒤에 더 좋은 조건의 근무지로 이동하는 것이 경력관리의 좋은 사례입니다.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되 개인의 미래 비전에 따라 큰 그림 안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것은 필수입니다. 

한편으론 저 자신의 삶의 궤적을 되돌아 봅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 직장에서 20년을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이란 것은 기본이 될 뿐이고 회사 내에서 배운 것들이 제2의 전공이 되었습니다. 너무 오래 있었던 것은 아닌지, 긴장감이 느슨해진 상태로 보낸 시간이 스스로의 발전에 장애물이 된 것은 아닌지 성찰을 하게 됩니다. 

베이비 부머들이 대량으로 은퇴나 퇴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력 생산가능 인구였던 그들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고령층으로 입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60세가 넘어서도 80세 전후까지는 뭔가를 계속할 수 있는 건강이 허락되는 시대로 우리에겐 일이 필요합니다. 정신적인 지식이 필요한 일, 육체적인 노하우가 필요한 일, 단순 일손 등 일자리에 따라서 다양한 요구조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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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으려면 자신만의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장점과 특징을 상대방에게 설득하고 채택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내가 사장이든 직원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든지 기능과 기술, 기본 지식을 갖춰야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에게 일이란 것은 즐거움이 되야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생존 기능보다는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능이 주가 되야겠습니다. 

K의 이직을 접하며 만 3년 가까이 주말부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봅니다. 일이 있음에 감사한 일이지만 가족, 삶의 질,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고민을 던집니다. 
반복적인 일상의 연못에 작은 돌 하나가 파장을 일으킵니다. 진지한 삶을 살라는 무언의 경고같기도 합니다. 후배 K가 새로운 환경에서 멋지게 적응하고 가족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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