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습관268_이성과 감성_제인 오스틴_2019_민음사(200823)

■ 저자: 제인 오스틴 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주 스티븐틴에서 교구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에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다. 1796년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 훗날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서간체 소설 <첫인상>을 집필했다. 그러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다시 꾸준히 작품을 집필하고 개작했다. 18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어머니와 함께 형제, 친척,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 다시 초턴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이 기간에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등을 출판했다. 이 책들은 출간 즉시 큰 호응을 얻었고 그녀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1817년 <샌디턴> 집필을 시작한 뒤 건강이 악화되어 집필을 중단했고, 마흔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노생거 사원>과 <설득>은 사후 1818년에 출판되었고, 후에 그녀의 습작과 편지 들, 교정 전 원고와 미완성 원고가 출판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소감

딸이 빌려온 책인데 재미가 없다며 방치된 것을 아빠가 궁금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소설은 역시 이야기속으로 빠져드는 순간 끝까지 읽지 않고는 결말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19세기 초의 영국 사회에서 연애와 결혼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엘리나와 메리앤 두 자매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제목이 왜 <이성과 감성>인지 책의 끝에 있는 해설을 통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성적인 면이 강한 엘리나와 감성적인 면이 강한 메리앤이 연애를 하고 갈등을 경험하며 대응하는 모습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상황을 분별해서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엘리나와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메리앤은 이성과 감성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흥미로운 점은 결혼에 대해서는 현재와 과거가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사랑도 좋지만 경제적인 면이 개입됩니다. 집안은 돈이 얼마나 있냐, 수입은 얼마나되냐, 유산에 대한 예측은 어떻게 되는지, 집에 마차는 몇 대가 있고 하인은 어떻고 등등입니다. 현대로 바꾼다면 직업은 어떻고 부모는 뭘 하며, 어디에 살고, 어떤 차를 몇 대나 가지고 있냐 등이 되겠습니다. 자식들의 결혼도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되었기에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사랑만으로 결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경제적인 기대치가 상대적인 것이기에 최소한 기준을 만족하는 선에서 결혼을 해야 두 사람이 도전하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들 것입니다. 

 

코로나가 다시 광화문 집회와 교회발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새 여름도 막바지고 가을을 맞이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모든 것을 잊고 잠시 소설 속으로 빠져들어가서 19세기의 영국을 살가왔습니다. 

 

■ 책에서 발췌

348페이지) "메리앤, 사랑은 일편단심이라는 생각이 매력적이긴 해도, 행복이 어떤 특정한 사람한테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말은 일리가 있긴 해도, 꼭 그래야만 한다는 건, 글쎄, 맞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아. 에드워드는 루시하고 결혼할 거야. 그인 인물로나 이해력에서나 그래도 절반 수준은 넘는 여성하고 결혼하는 셈인데, 세월이 가고 그럭저럭 살다 보면 그 여자보다 뛰어난 사람을 좋아했다는 것도 슬슬 잊어버리게 되겠지."

 

508) 그녀의 소설은 대중에게는 연애소설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 연애와 결혼의 과정에 대한 묘사에는 당시의 사회상과 풍습과 사고 습관이 깊이 있게 담겨 있기 때문에, 자연히 풍속극(comedy of manners)의 성격을 띤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 독자는 주인공들의 연애의 전말을 따라가면서 당시의 일상생활과 사회상을 실감 나게 경험하게 된다. 연애와 결혼이라는 사건은 단순히 젊은이들 사이의 낭만적 사랑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심지어 경제적인 면화 떨어져서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애와 결혼이 낭만적 사랑과 경제적 필요라는 두 가지 차원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음은 그 당시의 상황일뿐더러 지금도 지속되는 상황이기도 한 것이다. 오스틴의 작품이 이 시대에도 보편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