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아우와 함께 고향에 내려가 2025년 모내기를 마쳤다.
과거보다 5월 초 차가운 날씨를 고려해 모가 충분히 자란 후에 하기 위해 평년보다 1주일을 늦췄다.
고령화와 농업 인구 감소에 따라 농기계도 발전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모내기를 마치고 출근한 월요일 아침 팀원들과 회의를 하는 자리였다.
한 동료가 얼굴이 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주말에 시골에서 모내기를 하면서 햇빛에 노출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때 바로 옆에 있던 40대 중반의 직원의 한 마디에 놀랐다.
'모내기'라는 말을 잘 모르는 듯했다.
'벼'라는 말도 잘 몰랐다.
어린 시절 서울 아이 중에는 '벼나무에서 쌀이 난다'라고 알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고 농담 삼아 얘기했다.
그런 서울 친구가 바로 옆에 있었다.
그녀는 서울 강남에서 자라고 성인이 된 회사원이었던 거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연과 농업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온 사람!
태어나면서부터 인공적인 환경 속에서 가공되거나 손질된 식재료만 봤던 사람!
어쩌면 전자의 사례는 감소하고 후자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게 현실일 수도 있다.
그녀에게 모내기는 '작은 벼'를 심는 과정이고,
그 '작은 벼'가 자라서 '볍씨'를 열매로 만들어 주고,
그 '볍씨'를 도정해서 '현미'도 '백미'도 만든다고 설명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직접 체험해보지 않은 과정, 중요하지 않은 절차에 대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도시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환경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세상이다.
자연이 제공하는 농산물의 생산 과정을 몰라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발전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과 자연, 물질문명의 조화가 중요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당황했던 순간을 포스팅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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