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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886]포트노이의 불평_유대인 변호사의 청소년기 이야기

by bandiburi 2024. 5. 11.

'24년 4월에 필립 로스의 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목가>를 읽었다. 미국의 색깔을 잘 드러내는 그의 문체가 마음에 들어 그의 다른 도서를 보고 싶어 <포트노이의 불평>을 골랐다. 하지만 이 책은 <미국의 목가>와는 완전히 다른 책이다.

자위행위나 여자와 남자의 신체 그리고 성관계에 대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자주 등장해 독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주인공 포트노이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정신과 의사에게 얘기하는 과정이다. 의사만 들었으면 좋을 경험담을 독자에게 드러내는 모양이라서 당황스럽다.

또한 소설의 흐름이 독자가 따라가기 쉽지 않다. 시공간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우리말에도 담기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는 소설이다. 번역자도 영어표현을 한국식으로 바꾸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필립 로스가 이런 책도 썼구나 정도면 충분하겠다.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해서 포스팅하면 다음과 같다.


30대 유대인 변호사 포트노이가 정신과 의사에게 하는 이야기다.

<포트노이의 불평>의 주인공은 유대인 변호사 알랙잰더 포트노이다. 그가 슈필포겔이라는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우리도 일상에서 대화할 때 주제가 시공간을 뛰어넘듯이 포트노이의 이야기도 파편적인 기억을 따라 두서없이 이어진다. 

선생님, 이스라엘국에서는 나의 그게 서지 않았어요! 보세요, 그건 상징으로 볼 때 어떤 거죠? 어디 누가 이보다 대단한 걸 보여주나봅시다. (...) '약속의 땅'에서 발기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다니! (377)

 

자위행위 등 성에 집착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이 사춘기 시절 얼마나 자위행위에 중독 되었는지 묘사한다. 건강한 청소년기에 누구가 경험하는 과정이지만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이야기다. 상세한 묘사는 독자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다. 

 

● 유대인 이미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이 드러난다.

주인공 포트노이는 보험업에 종사하며 변비에 시달리는 아버지, 청결에 대한 결벽증에 가까운 성격의 어머니, 그리고 누나와 함께 사는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다. 유대인 이민자 자녀로서 느껴야 하는 부담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어른으로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드러낸다. 또한 유대교 율법에 따라 행해야 하는 절차를 벗어나고자 한다. 어쩌면 그를 둘러싼 유대인 사회에 대한 불평일 게다. 

그러니 열네 살에 다시는 회당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하는 아이를 두고 울지 말고, 자기 만족의 이야기에 등을 돌린 아이 때문에 흐느끼지 말고, 종교라는 그 신포도를 계속 빨고 있는 당신의 한심한 자아를 생각해 울라고요. (113)
새벽이 되자 나는 내가 "디아스포라 문화"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면의 전형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고향 없이 보낸 그 수백 년에 걸친 세월이 나 같은 불쾌한 인간을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 겁 많고, 방어적이고, 자기 비하나 하고, 이방인 세계의 삶에 의해 거세되고 부패한 인간을요. 박해자들에 대항해 손 한 번 들어올리지 못하고, 어리석기 때문에 피로써 자신의 목숨을 방어하지도 못하고 가스실로 간 수백만 명이 바로 나 같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라는 겁니다. (387~388)

 

책의 내용 중에 '퀴즈 스캔들'로 유명해진 찰스 밴 도런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바로 지난 주에 읽었던 <지식의 역사>의 저자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책이 서로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 꾸준한 독서의 힘이다. 

전국적 규모의 상업적 기만, 순진한 공중의 착취, 정교한 기업적 책략 - 간단히 말해서 이 퀴즈 스캔들은 유서 깊은 자본주의적 탐욕의 예였습니다. 그리고 물론 '협잡꾼' 밴 도런이라는 추가 보너스가 있었죠. (340)

https://bandiburi-life.tistory.com/2321#google_vignette

 

[884]지식의 역사 ①_고대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

정약용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해 책 를 받았다. 보통 책의 세 배 이상의 부피를 가진 900페이지의 도서다. 뒤로 미루다 5월 초 연휴를 맞아 작정하고 읽었다. 완독하고 나니 제목이 내용

bandiburi-life.tistory.com

 

그러나 <포트노이의 불평>에는 그 차가움에 맞서는 것이 있으니, 바로 배를 잡고 구르게 만드는 유머다. <포트노이의 불평>은 많은 사람들이 정말 할말이 많은 소설이겠지만, 옮긴이에게는 바로 이 차가움과 유머의 공존이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406)

책의 내용이 적나라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의사에게 말하는 식이라서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독자에게도 그런데 번역자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번역자는 이 책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번역자의 글은 별 내용이 없었다. 내용에 차가움과 유머의 공존이 어느 부분을 얘기하는지 의문이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옮긴이의 글을 적었다면 머리정리가 되지 않은 독자에게 도움이 되었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독서습관 886_포트노이의 불평_필립 로스_2014_문학동네(240511)


■ 저자: 필립 로스

필립 로스는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국가예술훈장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더스패서스, 윌리엄 포크너, 솔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노린 음모 The Plot Against America>로 미국 역사가협회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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