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이 군생활 중에 있다. 2022년 7월이면 병장이 된다. 둘째 아들은 2023년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는 의무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18개월의 시간은 단절이고 낭비라는 생각이 강하다.
도서관의 신간코너에서 우연히 발견한 흥미로운 제목의 책 <군대, 18개월 돌려받기>다. 저자는 큰아들과 나이가 같고 코로나 영향 속에서 대학생활을 해야 하는 여건도 유사하다. 책을 읽고 보니 두 아들에게 공유할 만한 내용으로 보여 소감을 포스팅한다.
첫째, 군입대를 앞둔 청년들이나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과거에 군생활을 했던 어른들은 현재의 군생활을 잘 모른다. 그래서 부모로서 군생활에 대한 조언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따끈따끈한 최근 군생활 정보를 담고 있어 입대를 앞두고 군생활이 궁금한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
3장에서 군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서 저자가 잘 설명했듯이 이전부터 관행처럼 행해지는 군대문화가 있다.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군생활을 지치게 만드는 것들이라고 해서 2장에서 언급한 부분은 사회생활과는 달리 군대생활에서 요구되는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2장과 3장이 입대를 앞둔 장병들에게 도움이 될 최근에 군생활을 했던 저자의 경험이다.
둘째, 청년들에게 군복무 시간을 기회로 만드는 습관을 소개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군생활은 국방의 의무이기에 해야 하는 것이고 시간이 어서 흐르기만 바라는 지루한 기간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의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18개월의 기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세운다. 책을 출판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물론 부대에서 해야할 일과 자신의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종한다.
군대라는 곳이 자유를 빼앗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장소가 아니라 주체성을 되찾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전환을 주문한다. 군생활 중 노래방, 인터넷 게임, 휴대폰을 하며 하루 3시간 개인정비 시간을 보내기 쉽다. 하지만 개인적인 목표를 위해 30분만 휴대폰을 했다는 부분이 저자의 실천 노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밤 10시 취침시간 이후에 허락을 받고 책을 봤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군대라는 곳을 수동적으로 생활하다 시간되면 전역한다는 생각보다 저자는 능동적인 행동을 강조한다. 군대에서 하는 일도 개선을 하려고 능동적으로 찾아보면 문제점이 보인다. 저자가 개선했던 사례도 소개된다. 군대에서 이 정도로 열심히 보냈다면 전역 후에도 대학에서, 사회에서 자신의 인생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군생활을 담은 책을 낸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저자는 20대 초반이지만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리드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좌충우돌 많은 경험을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배우고 방향을 수정하며 자신의 목표에 다가갈 것이다.
군대생활을 앞 둔 사람들에게 군대는 필해야 할 과제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군대 시절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군생활 18개월이 후회되지 않는 기회가 되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특히 18개월의 군생활을 담아 책을 출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 책을 만들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현재의 군생활이 걱정도 되고, 궁금하다. 이 책은 짧지만 지루하지 않고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어 아들에게 선물해주도 좋겠다. 또한 군생활을 아직 많이 남겨둔 장병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동일하지만 그 결과물을 사람마다 다르다. 이유는 뭘까. 군생활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윌링크를 인터뷰한 팀 페리스는 "자유의지를 드높이고 성과를 끌어올리려면 일관된 규칙이 필요하다. 단순하면서 규칙적인 계획이 더 많은 자유와 성취를 안겨준다. 규칙과 통제가 있어야 주체성과 자유가 더 크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24)
하지만 입대 전으로 돌아간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군 면제 혜택을 주겠다는 조건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군 생활은 나에게 새로운 마인드를 갖게 되는 기회를 제공했고 여러 가지 깨달음 그리고 꾸준함의 힘에 대해 알려 주었다. 나는 입대를 하지 않고서도 이 모든 것들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다. (35)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무용가인 트와일라 타프는 자신의 습관을 매일 꾸준히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는 평생 한 가지 의식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운동복을 입고, 레그워머를 착용하고, 스웨트 셔츠와 모자를 걸치죠. 그러고 나서 맨해튼에 있는 집에서 나와 택시를 부르고, 운전기사에게 91번가의 1번 길에 있는 펌핑 아이런 체육관에 가자고 말하고, 그곳에서 두 시간 동안 연습을 해요. 내가 말하는 의식은 체육관에서 매일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신체적인 것이 아니에요. 바로 택시 잡기죠. 간단한 행동이지만 매일 아침 똑같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었어요. 계속 반복해서 하기 쉽게 만든 것이에요. 이는 그 행동을 건너뛰거나 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를 줄여 줍니다. 일상적인 무기가 하나 더 늘어날수록 생각할 것이 더 줄어드는 거죠." (173~174)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으로 인해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린 것이다."라고 말하며 "온라인 세상에 들어갈 때 우리는 겉핧기식 읽기, 허둥지둥하고 산만한 생각 그리고 피상적인 학습을 종용하는 환경 속으로 입장하는 셈이다."라고 적었다. (...) 실험실의 생쥐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를 잃은 수동적인 인간에 대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200)
무의식적인 클릭이 우리의 비판적 사고와 추론 능력 등을 자동화한다는 것은 우리의 첫 번째 문제점인 주체성의 상실과도 관계된다. 따라서 니콜라스 카와 짐 퀵 모두 핸드폰과 인터넷이 우리들의 주체성을 빼앗고 우리를 수동적인 생쥐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02)
나는 이러한 '마비'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침장을 하는 싯다르타와 고빈다 그리고 취할 때까지 막걸리를 마시는 소몰이꾼으로부터 컴퓨터 게임과 텔레비전 그리고 핸드폰을 통해 마비 상태에 이르려는 우리가 보인다. 깨어 있는 맑은 정신보다는 취한 정신상태를 선호하며 실제 세상에서의 활동보다 게임 속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을 더 선호하고, 내 상황에 주목하기보다 핸드폰으로 시청하는 동영상 속 상황에 주목하기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종종 고통을 잊기 위한 일종의 현실 도피일 때가 있다. (204)
■ 저자: 전선재
200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경제학부에 논술전형 수석으로 입학하였다.
이후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자 1학년 1학기 만을 마친 상태에서 입대를 결정하였으며,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만연한 군대 내 부조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했으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으로서 18개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고 그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자 노력해왔다.
728x90
반응형
'독서습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585]당신을 이어 말한다_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산다 (0) | 2022.06.23 |
---|---|
[584]서준식의 옥중서한(1971~1988)①_억울한 사연 (0) | 2022.06.19 |
독서습관582_여러 가난한 나라의 삶에 대한 사진에세이_내 작은 방_박노해_2022_느린걸음(220617) (0) | 2022.06.18 |
[581]소년의 눈물_재일교포의 정체성 고민과 책을 통한 성장 이야기 (0) | 2022.06.16 |
[580]이갈리아의 딸들_여성 해방과 성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 (0) | 2022.06.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