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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534_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 제시_공감은 지능이다_자밀 자키_2021_푸른숲(220226)

by bandiburi 2022. 2. 28.

<공감은 지능이다>의 저자 자밀 자키의 사진을 보니 이전에 그의 TED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경쟁을 조장하는 분위기에서 살고 있는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에게 '공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개인과 조직 간의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살려서 협업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는 이제 스마트폰으로 공개되고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개인의 창의와 다양한 생각이 융합되어 성과를 내야 하는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공감도 지능이라며 한글제목을 붙였습니다. 원제목은 THE WAR FOR KINDNESS로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책을 완독 후에 다시 관심 있던 부분을 정리하고 무엇을 얻었나 생각해보면 늘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의 한계의 벽에 부딪힙니다. 책에서 얻은 것을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합니다.

첫째, 정서적인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요양사, 의사, 간호사와 같이 상대방을 육체적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공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사람들은 일과 개인의 삶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상담을 주로 하는 정신과 의사의 경우 마지막 진료시간은 개인을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버퍼 역할의 시간을 가진다는 사례가 나옵니다. 어떤 의사는 환자에게 의도적으로 공감하지 않으려고도 합니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삶이 직업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과거 세월호 사고로 인해 온 국민이 슬퍼했던 2014년이 떠올랐습니다. 대부분이 정부와 정치권에 분노하고 시스템에 실망하고, 부모들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엄청난 사회적 공감이었습니다.

둘째, 문학과 연극과 같은 서사예술을 통해 재소자들을 교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본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법정에 서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들의 의지와는 달리 부모와 조부모의 양육환경이 열악했습니다. 그들이 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해줄 어른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재소자들도 그런 영향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문학과 연극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간접 체험하고 토론하는 가운데 교화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몰랐지만 자신의 어려움이 유일한 것이 아니고 국적을 불문하고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어려울 때 그 문학작품의 주인공을 기억하고 힘을 냅니다.

셋째, 구글 글래스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자폐를 가진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폐아이를 둔 부모가 한국에서는 감당할 수가 없어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내하면서도 아이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나라가 미국이었던 것입니다. 자폐를 가진 아이가 사춘기가 왔을 때 덩치도 커지고 부모가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기기를 통해 자폐아가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기기를 통해 상대방의 표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훨씬 아이가 비장애인가 교류하기가 쉽다는 것이죠. AR이나 VR이 이렇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공감은 지능이다>를 통해 다른 분들도 여러 각도에서 공감과 친절을 실천하는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이하 내용은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상투적인 생각으로 '피해자'란 트라우마 때문에 나약해진 존재일 것 같지만, 트라우마 이후 더 강하고 충만한 사람이 된 이들도 많다. 더 깊어진 정신, 더 굳건해진 관계, 새롭게 다지게 된 목적의식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외상 후 성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만큼 흔하다. 트라우마 생존자 중 공감이 더 깊어졌다고 느끼고 공감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 트라우마 이후에 성장했다고 밝힐 가능성이 가장 크다. (65)

 

론 하비브Ron Haviv와 에드 카시 Ed Kashi는 고통을 목격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회피하려는 대상에 끌립니다." 카시의 말이다. 포토저널리스트인 두 사람은 수십 년 동안 장례식과 폭동,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모든 것을 기록해왔다. 두 사람은 각자 피사체의 가장 힘든 순간을 담아낸다. 거러나 그들이 일에 접근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79)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진술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그렇게 함으로써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레빈은 "탄탄한 이론만큼 실용적인 것은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물의 흐름을 기술하는 것은 학술 활동이지만, 작물에 물을 대기 위해 물의 흐름을 돌리는 것은 기술 혁명이다. 마찬가지로 정신의 줄다리기 양쪽에 자리한 힘들을 이해 한다면 우리는 그 균형을 한쪽으로 기울일 수 있다. (95)

 

역작 <편견 The Nature of Prejudice>에서 올포트는 극단적인 인종적 편견은 그 인종에 아는 사람이 없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추론했다. 극단적 편견에 대한 해독제 역시 그만큼 단순하다. 사람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자신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성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도 비슷한 생각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행은 선입견, 극단적 편견, 편협함에 치명적이며, 바로 이 때문에 이 나라의 많은 사람에게 여행이 절실히 필요하다." 심리학에서 이 개념은 '접촉이론 contact theory'이라는 용어로 정리되며 널리 알려졌다. (135)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래의 자신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더 현명하게 행동한다고 한다.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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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빈둥거리며 앉아 있는 것은 우리가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손이 한가하면 말썽거리를 찾아내기 마련이지만, 한가한 뇌는 자유롭게 몽상한다. 계획을 세우고, 회상하고, 상상하는 것이다. 이 수수께끼 같은 뇌 영역들은 시간에서 풀려나기의 조종 시스템이다. 외부 세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과거와 미래로, 심지어 대안적 현실로 쏘아 보내는 것이다. (166)

 

에이드리언 브로디 Adrien Brody는 <피아니스트>에서 홀로코스트 기간에 수년간 바르샤바의 게토에 숨어 지내며, 굶주림과 외로움을 견디고 예술에서 위안을 구한 연주자이자 작곡가 브와디스와프 슈필만 Wladyslaw Szpilman을 연기했다. 그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브로디는 연인과 관계를 끊고, 전화를 해지하고 유럽으로 갔다. 여러 달을 홀로 지내며 매일 몇 시간씩 피아니를 연주하고 음식을 적게 먹어 체중을 18킬로그램이나 줄였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외로움과 상실을 북돋웠다."(171~172)

 

팔럭은 <새로운 새벽>을 '복용'하는 것이 르완다인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완화할 수 있을 거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곧 그 약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새로운 새벽>은 르완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라디오 드라마가 되어 바이스를 놀라게 했다. 어느 시점에 이르자 매회 전 국민의 90퍼센트가 그 방송을 들었다. (187)

 

예술, 그중에서도 특히 문학과 연극 같은 서사예술은 우리가 현재에서 '풀려나도록' 도와준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조차 공감하는 것을 더 안전하고 즐거운 일로 만들어준다.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오래된 여가활동 중 하나지만, 알고 보니 필수적인 여가활동이기도 했다. (200)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해야 할 책임뿐 아니라, 친절이 예상되고 보상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책임도 있다. 학교, 경찰서, 가족, 회사, 심지어 정부도 이런 접근법을 취하면 구성원들이 더 쉽게 공감하게 만들 수 있다. (302)

 

악플러들은 고통의 씨앗을 뿌리는 일에 엄청난 양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썼다 벗을 수 있는 가면처럼 익명성은 사람들에게 잔인한 행동을 시도해 보도록 유혹한다. 그렇게 해도 자신은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으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잔인성은 그들이 표적으로 삼은 이들이 희생을 치르게 한다. (중략)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때는, 그들이 세상에 제시하는 인물이 실제 아날로그 세상의 자아와 다를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뽀얗게 보정한 모습으로 보여주라고 꼬드긴다. 이는 페이스북에서 시간을 보내면 더 우울해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314)

 

 

<앵무새 죽이기>에서 애티커스 핀치는 딸 스카우트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네가 매사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 전까지는, (...) 그의 몸속에 들어가 직접 그 몸으로 걸어보기 전까지는 결코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단다." 가상현실이 점점 더 흔한 것이 되어가고 있으니 수백만의 사람들이 바로 그런 일을 해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327)

 

그렇게 된다면 자폐장애의 치료에 대한 새로운 비전도 나타날 것이다. 자폐장애 글래스는 아이에게 감정을 알아차리는 방법을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들, 양육자에게 함께 감정을 다루고 관리하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338)

 

아리는 이런 점이 장기적 사고를 구축하는 데 핵심임을 깨달았다. 아리의 워크숍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추도문을 쓴다. "당신 자신의 인생을 옆으로 좀 밀어두려고 해보세요." 최근의 연설에서 그가 한 말이다. "그럴 수 있다면, 당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큰일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362)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고, 우리가 한 선택들의 총합이 미래를 창조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363)

 

(출처: 스탠포드대학교)

■ 저자: 자밀 자키 Jamil Zaki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 교수로 스탠퍼드 사회신경과학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보스턴대학교에서 인지신경과학 학사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이용하여 공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공감하는 법을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 연구한다. 학문적 연구 외에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뉴요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공감, 친절, 관대함에 관한 심리학 칼럼을 쓰며 과학의 홍보 및 대중 커뮤니케이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자키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쓴 칼럼에서 코로나19가 친절함의 세계적 유행을 불러왔다는 신선한 주장을 펼쳤다. 사람들이 재난 상황에서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대신 취약한 사람들을 돕고 친절을 베푸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친절의 토대가 되는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감을 현대의 뉴노멀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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